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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X-File] 폭염보다 무서운 누진제, 해법은 어디에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지난 달에 쓴 전기료 고지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라다못해 화가 난 분들 많으실 겁니다. 평소보다 전기요금이 배 이상 많이 나왔다는 분들이 제 주위에도 많습니다. 요금 폭탄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폭염으로 불거진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 뭐가 문제고 대안은 뭔지 취재기자들과 얘기 나눠봅니다.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면서 누진제 논란도 뜨겁게 달아올랐는데요. 먼저, 전기요금 체계가 어떤지 부터 짚고 넘어가죠? ▶ <위정호 / 기자>  일단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는 쓴 만큼 전기료를 내는데요. 일단 6~8월을 기준으로 보면 산업용은 1kWh(킬로와트시)당 81원, 상업용은 105원입니다. 두 전기요금은 사용한 전력량에 단위요금을 곱하면 기본요금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반면, 6단계의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가정용 전기는 100kW씩 단계가 오를 때 마다 전기료가 뛰는데요. 가장 낮은 단계와 가장 높은 단계의 요금 차이가 무려 11.7배나 납니다. 그래서 올 여름같은 찜통 더위엔 전기요금 폭탄을 맞기 쉽죠. ▷ <최서우 / 진행자>  네, 그런데 주형환 장관이 전기요금 인하를 두고 말 바꾸기를 해서 비판 여론이 높았다고 하던데 무슨 얘깁니까? ▶ <곽준영 / 기자>  네, 먼저 지난 2월이었죠.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여름에도 가정용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누진제 구간 4단계와 3단계를 합쳐서 요금을 깎아줬었는데 올 여름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죠. 그런데, 지난달 14일, 산업부가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 브리핑 석상에서 갑자기 이 말을 뒤집었습니다. 이유는 누진제를 완화하게 되면 주형환 장관이 취임 후 추진했던 프로슈머 정책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 <최서우 / 진행자> 그런데 ‘프로슈머 정책’이 뭔가요? ▶ <위정호 / 기자> 전기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태양광 시설 등으로 전기를 생산해 이웃에 파는 생산형 소비자를 ‘프로슈머’라고 부르는데요. 지원을 통해 이런 에너지 프로슈머를 육성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을 키우고 전기 절약도 유도하겠다는 차원에서 주형환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사업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프로슈머 정책의 1차 대상자로 누진제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쓰고 요금을 많이 내는 가정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면 그만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민을 할것이고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진제를 완화하게 되면 전기 요금을 많이 내는 가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대통령에게까지 보고한 프로슈머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책의 일관성 차원에서 누진제 완화 입장을 철회한 것이죠. ▷ <최서우 / 진행자> 그런데 한 달 만에 또 말을 바꿔서 올 여름에도 전기요금을 인하하겠다고 했죠? ▶ <위정호 / 기자> 네, 누진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지난 11일 대통령이 전기요금을 내리라고 주문했고요. 정부는 그날 오후 부랴부랴 한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겠다고 밝혔는데요. 주 장관은 지난 18일, 누진제 개편 테스크포스 출범식에서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주형환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많은 국민들께서 누진제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 걱정에 힘든 여름을 보내고 계셔서 주무장관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네, 그런데 이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에 대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강하다고요? ▶ <곽준영 / 기자> 7월부터 9월까지 석달동안 누진제를 인하해도 실제 요금할인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인데요. 6단계로 나눠진 누진제 구간마다 전력 사용량을 50kW씩을 늘려준 겁니다. 정부는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전력사용량이 223kWh여서 전국의 2200만 가구가 한 달 전기요금을 약 6000원정도 할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에어컨을 틀면 요금폭탄을 맞는다는데 6000원 정도 할인이라면 정말 피부에 와 닿지 않는데요?   ▶ <위정호 / 기자> 맞습니다. 앞서 사례는 지난해 평균 값인 것이고요. 실제로 에어컨을 안틀고 버티기 힘든 요즘같은 날씨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가령 아파트에서 한달 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가 사용전력이 1.8kW인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12 시간을 틀 경우 전력 사용량은 1000kWh로 훌쩍 뛰게 되는데요. 종전 요금이 54만원인데, 한시적인 할인을 해도 50만 3천원으로 요금폭탄을 맞게 되죠. 임산부나 노약자,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에어컨 가동시간이 길 수 밖에 없어 몇 만원 할인은 그야말로 생색내기에 불과한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또 하나, 전기 검침일이 들쑥날쑥이여서 똑같은 양의 전기를 써도 지역에 따라 요금 차이가 커서 불만이 높다고요? ▶ <곽준영 / 기자> 네, 한전의 전기검침은 7번에 걸쳐서 이뤄지는데요. 수도요금이나 가스요금과 달리 전기는 검침일을 기준으로 요금이 부과됩니다. 가령 매월 1일이 검침일인 집과 15일인 집을 비교해 보면요, 올해같이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폭염이 기승을 부린 기간에 사용한 전기요금을 뚝 떼서 누진제를 적용하면 4~6단계의 고배율 구간에 걸리게 됩니다. 이 경우가 검침일이 15일인 경웁니다. 반면 매월 1일에 검침을 받게 되면 평년기온을 유지했던 기간 절반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 기간 절반 정도가 섞이면서 누진제 구간이 상대적으로 낮아집니다. 즉 똑같은 전기를 쓰고도 사용량이 어떻게 쏠리느냐에 따라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검침일이 “유리한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하나”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검침일은 한전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거든요. ▶ <위정호 / 기자> 이 뿐만이 아닙니다. 심지어 여러 가구가 몰려 사는 다가구 주택의 경우 검침기가 한 대만 설치돼 있는데요. 그래서 여러 가구가 쓴 전기 사용량을 합해서 평균을 내기 때문에 적게 써도 전기요금을 더 많이 내야하는 경우도 생기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검침일에 따라서 전기요금이 달라진다면 분통이 터질 일인데 한전은 어떤 입장인가요? ▶ <곽준영 / 기자> 한전은 늘 검침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답변입니다. 검침원을 늘려서 검침일수를 줄이면 인건비가 추가돼서 전기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지은지 5년이 안된 신축 아파트는 디지털로 하루나 한달 전기 사용량을 점검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관리사무소로부터 검침데이터를 전송받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아직 시스템 정비가 안됐다는 이유로 활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당장 실현 가능한 것도 안하는 건 답답한데요. 냉방과 난방 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철엔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는데 왜 지금까지 바뀌지 않은건지 짚어보죠.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누진제 개선 요구가 많았고 정부와 한전의 수장들도 동의를 한다고 했다고 하죠? 먼저, 한전 수장은 어떤가요? ▶ <위정호 / 기자> 네, 한전이 누진제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사실 한전, 조환익 사장은 누진제를 개편해야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습니다. 먼저 지난 2013년 국정감사 때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했었고요. 또 2014년 국감 때도 “내년엔 누진제를 개선해서 위원님들이 고심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죠. 지난해 국감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한전도 누진제 단계 줄여야 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는데도 정부가 반대해서 못했다는 입장이고요. 지금도 한전 홈페이지엔 개선 필요성에 대한 문구가 올라와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한전은 정부 탓을 하는데 그럼, 주무부처인 산업부 수장들은 실제로 어땠나요? ▶ <곽준영 / 기자> 에너지 정책의 수장인 산업부 장관들도 누진제 개선 필요성은 공감한다고 말만 했을 뿐 실행하진 않았습니다. 지금 새누리당 의원인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은 2013년, 2015년 국감에서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막상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누진제 개선을 위해서는 부자감세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한 국민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서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누진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 된 것이죠. 하지만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랴부랴 TF를 만든것을 보면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보다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게 더 정확해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서 겉으론 누진제 개편을 얘기했지만 속내는 다른듯 합니다. 먼저, 정부가 누진제를 없애면 전기 사용량이 폭증해서 대정전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데, 과연 그런가요? ▶ <곽준영 / 기자>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누진제 도입 취지 가운데 하나가 전기소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맞습니다. 하지만, 전체 전력소비량 가운데 가정용은 13.7%에 불과하고 산업용과 상업용이 7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는 피크타임에 맞춰 발전설비를 갖춰야 하는데요. 여름철 피크 소비타임은 오후 2시에서 5시인데 가정용은 밤 9시 경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우리나라 1인당 가정용 전기소비량은 1278kwh로 OECD 평균인 2335KWh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걸 보면 누진제를 없애면 대정전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건 기우에 불과한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정부가 누진제 개선에 소극적인 또 다른 이유는 뭔가요? ▶ <위정호 / 기자> 정부와 한전은 우리나라 가정의 평균 전기요금 단가가 MWh당 109.3달러로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 OECD국가들보다 저렴하다고 주장합니다. 영국 일본은 배 이상, 독일은 세배이상 비싼데요. 하지만 에너지 업계에서는 왜곡된 통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구당 전력 소비량은 전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6위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1인당 주거용 전력소비량은 1274kWh로 OECD평균 2334kWh의 절반 수준에 그쳐서 즉 덜 쓰기 때문에 요금을 덜 낸다는 겁니다. 사용량이 작아서 누진제 낮은 구간에서 전기요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싼 것일 뿐 만약에 올해처럼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늘어나면 누진제 높은 구간이 적용되면서 외국과 비교해 비싼 전기요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러니까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싸다는 정부 주장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 <곽준영 / 기자> 네,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굳이 따져보자면 누진제 1~2 구간인 한 달에 200kWh를 사용하면 OECD국가 가운데 가장 저렴하긴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파악한 4인 가족의 봄 가을, 월 평균 전력사용량은 342kWh입니다.  이미 누진제 첫 번째 구간보다 전기요금이 네 배 이상 비싼 구간에 해당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냉난방을 덜 하는 봄 가을에도 한 달 전기요금이 약 5만3천원입니다. 문제는 전 세계에서 누진제가 있는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누진 비율이 10배가 넘는 곳이 없다는 겁니다. 주택용 전기 누진제 적용 국가들의 최저, 최고 요금배율을 살펴보면 미국은 1.1배, 일본은 1.4배 대만은 2.4배에 불과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또, 정부가 누진제 개편을 반대하는 이유가 저 소득층 지원보다 오히려 부자들이 감세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그런가요? ▶ <위정호 / 기자>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별로 설득력이 없는 얘깁니다. 요즘 저소득층도 냉장고와 세탁기, 전기밥솥은 필수 가전제품이고, 전 가정 에어컨 보급률도 80%에 달합니다. 실제로 소득 분위별로 저소득층에 속하는 1-4분위 가정의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200KWH 넘어, 이미 누진제 3단계에 해당합니다. 도리어 가족 구성원 숫자가 많을수록 전기기구 사용빈도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기요금은 소득보다 가족 구성원 숫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 지금 누진제의 최대 수혜자는 전기 소비가 많은 1인 가구와 맞벌이가구, 반대로 가장 큰 피해자는 식구가 많은 저소득층이 된다는 얘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러니까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변수라는 얘긴데 이걸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있나요? ▶ <곽준영 / 기자> 네, 2013년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를 보면 가계소득이 최저생계비보다 낮은 5인 가구의 전기요금 단가는 kWh당 평균 165원이었는데요. 반면 최저생계비의 5배 이상을 버는 1인 고소득 가구의 전기요금단가는 111원으로 저소득층이 오히려 비싼 전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오래돼서 전기소비 효율이 낮은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탓에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서 누진제 구간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의 누진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도 정부가 안 하는 진짜 속내는 뭘까요? ▶ <위정호 / 기자> 일단 줄어들게 될 세수부담이 한 요인입니다.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면 전기요금에 부가가치세 10%와 전력산업기반기금 3.7%가 추가됩니다. 이 세금들도 전기 사용요금에 비례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비쌀수록 세수도 커집니다. 다시 말해 누진 구간이 높아지면 전기요금도 늘어나고 세수도 늘어난다는 겁니다. 누진제를 폐지하게 되면 그만큼 세수가 줄어든다는 거죠. ▶ <곽준영 / 기자> 부가가치세와 함께 걷히는 전력기금도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력기금 여유자금은 2조 4천억원에 달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한시적인 누진제 완화에 들어가는 재원 4200억원의 6배에 해당하죠.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한전 수익을 키워 배당을 많이 받으려고 누진제를 폐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한전의 주주는 기재부 18%, 산은 33% 외국인 33%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난해 저유가로 발전단가가 낮아지면서 한전의 배당금 2조원 가운데 정부와 산업은행이 약 1조원을 가져갔습니다. 세수를 늘리려는 정부나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은 입장에선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올해 여름, 폭염 주의보가 작년보다 두 달 빨리 발령될 정도로 무더웠는데 전기요금 폭탄 겁나서 많은 국민들이 ‘에어컨’ 구경만 할 때, 한전의 영업 실적은 대박이 났다고요? 왜 그런가요? ▶ <곽준영 / 기자>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은 11조원을 넘어섰고 올 상반기는 지난해보다 46%가 늘어난 6조원을 넘어 섰는데요. 특히, 영업이익률은 21.8%인데 이는 상장기업 평균인 5%의 4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런 호실적의 배경에는 삼성동 한전 부지를 판 자금과 저유가로 발전단가가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발전 단가가 낮아진 것이 실적에 한몫을 했다는데 어느 정돈가요? ▶ <위정호 / 기자> 한전이 전기를 사오는 도매가격은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기요금은 2011년 이후, 매년 4~5%씩 올랐습니다. 결국, 전기는 싸게 사오는데 전기요금은 올랐으니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게다가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부와 산은, 외국인 주주들이 배당금 잔치를 벌일 때 한전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등 눈총을 샀다고요?    ▶ <곽준영 / 기자> 네, 지난해 한전은 임직원들의 성과급 3600억원을 지급했습니다. 조환익 사장은 1억원, 임직원 1명당 평균 1700만원을 받았는데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올 여름 1인당 900만원, 총 9억원을 들여서 직원 100명을 미국 단기 해외연수를 보냈습니다. 전기료 폭탄으로 거둬들인 돈으로 외유성 호화 연수를 보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현재는 연수가 중단된 상태인데요.  단적인 예로 한전 직원들은 연수 과정에서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IT기업 등을 견학했는데요. 입장료가 대부분 무료인 이곳의 섭외비로만 8천만원이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들은 전기요금 폭탄을 피하려고 찜통더위와 전쟁을 치를 때 해외에서 돈을 펑펑 쓰고 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죠. ▷ <최서우 / 진행자>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가정용 전기 누진제 근본대책을 세우라는 여론에 떠밀려서 마침내 수술대에 올랐는데요. 어떻게 손질하면 좋을지 짚어보죠. 먼저, 누진제 테스크포스팀 발족하고 연말까지 개선안 마련에 들어갔죠? ▶ <위정호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치권은 정부, 시민단체, 학계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누진제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체계 전반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발족식 현장을 다녀왔는데요. 이번만큼은 누진제를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누진제는 법 개정사항이 아닌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개선 의지만 있다면 빠른 시일에 바꿀 수 있는데요. 주형환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주형환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무엇보다도 국민의 시각에서 시대 변화에 맞지 않거나 불합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누진제는 물론 누진제 집행과정에서의 문제점, 더 나아가 교육용, 산업용 등 용도별 요금체계의 적정성과 형평성에 이르기까지 전기요금체계 전반에 대하여 보다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여야 정치권도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먼저 주요 내용은 뭔가요?       ▶ <곽준영 / 기자> 새누리당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발의했는데요. 두 의원 모두 현재 누진구간을 6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하고 최저와 최고 누진단계의 누진율도 각각 1.4배, 2배로 줄이자는 내용인데요. 박주민 의원의 개정안 취지를 들어보시죠.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가 내놓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현행 누진단계인 6단계를 3단계로 완화화고, 누진배율은 11.7배에서 2배로 줄이는 걸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주택용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전기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 폭탄을 맞는 걸 피할 수 있는 그런 제도 개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위정호 / 기자> 이 밖에 더불어민주당은 누진제를 완화하면서 생길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해서 메운다는 입장입니다. 국민의당은 별도의 법안을 발의하진 않았지만 누진단계를 4단계로 줄이자는 입장입니다. 현재 1~2단계를 통합해서 1단계 요금을, 3~4단계를 통합해서 3단계 요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한 상탠데요. 이렇게 누진제 구간을 바꾸면 연간 전기요금이 8천억원~1조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런데 누진 단계와 누진율을 조정하다보면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보완점은 뭔가요? ▶ <위정호 / 기자>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1~2 누진구간에서는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매우 저렴합니다. 누진구간을 지금 논의대로 3단계로 높이거나 누진율을 조정하다보면 지금보다 전기를 조금 써도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본요금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저소득층은 전기요금 부담이 늘고 고소득자들이 혜택을 받는 진짜  ‘부자감세’ 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금처럼 누진제 구간을 전력 사용만 갖고 설정하기 보다는 가구 수나 기상상황을 고려해서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홍준희 /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 주택 기준으로 누진제를 시행할 게 아니라 주택에 몇 사람이 사느냐에 따라서 누진제 구간의 폭을 다르게 가져가는 게 좋죠. 가령 1인 가구일 경우 구간폭을 50, 100, 150 이런식으로 정하게 하고 4인 가구일 경우엔 200, 400, 600 이런 식으로 요금 제도를 정하면 기본적으로 현재 공평성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해결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폭염이 왔을때는 온도가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겨울에 한파로 일정 기준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게 되면 그런 상황에선 특별하게 한시적 할인제를 운영할 수 있는거죠.] ▷ <최서우 / 진행자> 마지막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가정용 전기 누진제개편을 비롯해 전면적인 전기요금체계 수술이 잘 되려면 어떤 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 <위정호 / 기자> 정부와 정치권의 강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개편하겠다는 말만 계속 됐을 뿐 실제로 개편된 적이 없었거든요. 또한 현재 우리나라 가계 구조나 기후상황 등 실정을 잘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에 국민안전처가 연일 폭염경보를 내면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요. 에어컨을 틀더라도 요금폭탄 우려까진 하지 않을 정도로 누진제가 조율돼야 무더위와 전기요금 이중고에 지친 국민들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산업용 전기에 대한 손질도 필요하다는 박주민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특히 최근에 미국같은 경우엔 우리나라 철강 산업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겠다고 하면서 지나치게 값이 싼 전기를 공급받는 걸 이유로 들고 있어요. 이런 게 부당하고 불법한 보조금이라는 것이죠. 지나치게 혜택을 줬던 부분을 좀 줄이고 거기에서 생기는 여유를 주택용 전기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돌리는 방식으로, 전체적인 전기요금 사용의 형평성을 높이는 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고….] ▷ <최서우 / 진행자> 전기란 재화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전혀 없습니다. 정해진 사업자가 정해진 가격으로 독점 공급합니다. 이게 꼭 잘못된 구조라는 걸 지적하는 건 아닙니다. 전기사업자 역시, 공급량과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현 누진제는 국민들이 전기를 꼭 필요로 할 때 가장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라고 합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이번 여름, 우리는 평소보다 많은 전기가 필요했지만 그것을 감당하기엔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현재의 전기요금체계 과연 최선일까라는 의구심이 커진 이유입니다.  날씨가 아직도 많이 덥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이번 논란도 수그러들까요? 매년 반복되는 더위에 결과도 없는 소모적 논쟁만을 반복하는 건 올해가 마지막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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