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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X-File] 구조조정 직격탄…위기의 조선·해운 현장을 찾다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정부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픈 부위를 도려내지 않으면 우리 경제에 더 큰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당장 수술대에 올려서 메스를 들이대고 있는 곳이 조선업과 해운업입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생생한 화면과 목소리를 통해 이번 사안의 심각성과 해결책을 고민해 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위정호, 곽준영 두 기자가 지난 한 주 동안 조선사들이 위치한 거제시와 울산시에서 현장 취재를 진행했는데요. 현장에서 지켜본 조선사 협력업체들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요? ▶ <위정호 / 기자>  네, 현장에서 직접 바라본 조선업계 분위기는 매우 침울했습니다. 우선, 조선업체 관계자들은 수주절벽에 따라 언제까지 일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했습니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대해서도 크게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특히, 조선사로부터 작업 물량을 받아 일하는 협력업체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 <곽준영 / 기자>  네, 제가 협력업체들의 상황이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 거제시에 위치한 오비 산업단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조선경기 악화를 실감할 수 있을 만큼 이 곳의 분위기는 썰렁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한 협력업체가 눈에 띄었습니다. 선박부품을 제조하는 이 업체에는 지난해까지 500여명이 노동자가 근무하며 이 곳의 대표적인 우량협력사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은 가동을 멈춘 상태였고, 조업이 한창이어야 할 작업장도 텅 비어있었습니다. 조선사들로부터 일감 확보가 어려워진 이 협력업체는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는데 현재 대표는 연락이 두절된 상황입니다. [협력업체 관계자 : 지금 연락이 안돼요. 그냥 뭐 문을 닫아놓고 있으니깐 딸 네 집으로 어디로 다니시니깐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삼성하고 대우 것을 위주로 했었는데, 뭐 서로 이제 단가가 안 맞아서 물건을 안 주다 보니깐 그냥 도산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위정호 / 기자>  비단 이런 상황은 조선소 안에 있는 사내 협력업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한 협력업체 사장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거제에서도 지난해 대비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올해 말이면 수주절벽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대재 /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장 : 작년에 적자를 많이 봐서 우리 동료인 대표 한 분이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적자 폭이 커서…. 우리 사내 협력업체가 249개 업체가 있는데 전년도 57개 업체가 폐업하고 올해 4월달 현재 10개 업체가 폐업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폐업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돼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계속된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해당 지역 상권도 직격탄을 맞고 있을텐데요. 취재 현장에서 직접 느낀 지역 상권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 <곽준영 / 기자>  네, 제가 현대중공업 사업장 근처 식당 몇몇 곳을 가봤는데요. 얼마 전까지 현대중공업과 협력사 직원들이 자주 찾았다는 한 해물탕 집은 한창 손님으로 북적일 평일 점심시간이었지만 손님이 단 한 테이블 밖에 없었습니다. 또, 같은 날 저녁 한 고깃집을 찾았지만 그 곳도 휑하기는 마찬가지였고, 저녁 모임과 약속 등으로 활기를 띠어야 할 밤거리도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구유정 / 해물탕집 운영 : 회사부터 어수선하니깐 나오기도 힘들고 눈치도 보이니까 밥 먹으러 점심에 나오는 것도 어렵게 생각하고….] [이두성 / 고깃집 운영 : 회식도 일주일에 두세번 씩 했는데 저희가 (현대)중공업 일 때문에 회식도 거의 없고….] ▶ <위정호 / 기자>  상가 뿐만이 아닙니다.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저는 대우조선해양 바로 뒤에 있는 원룸촌을 한번 찾아가보았습니다. 뒤편에 대우조선해양 크레인이 보일 정도로 매우 가까운 곳인데요. 최근 물량팀이라고 불리는 재하청업체 근로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곳곳에 임대팻말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이런 현상은 전통시장까지 퍼져 있었습니다. [원일식 / 옥포시장 상가번영회 : 상당히 지금 시장이 어려워졌어요. 매출은 지금 작년 재작년 대비해서 한 3분의 2로 줄었습니다. 손님도 뭐 그 정도로 봐야 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지난 달 국내 조선 3사 수주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수주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건데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큰데요? ▶ <곽준영 / 기자>  네, 실제로 제가 만나본 사람들의 경우, 지금보다 앞으로의 상황이 더 암울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현재까지는 기존에 수주된 물량을 처리하느라 그런대로 인력을 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수주가 안 된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황원준 / 삼성중공업 차장 : 17년 2분기 부터는 물량이 대폭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어서 협력사 인력의 구조조정이 빠르면 16년 말부터 늦어도 17년 1~2/4 분기에는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한마디로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나서서 대책마련에 나섰는데요. 어떤 얘기가 오고 갔습니까? ▶ <위정호 / 기자>  경상남도는 조선업계와 관계기관 담당자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지난 4월 26일에 발표한 금융위원회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계획 외에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자는 자리였습니다. 일단 경상남도는 총 245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을 통해 협력업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줄 계획입니다. 지방세도 최대 1년까지 납부를 유예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예산규모가 작은 지자체 특성상 지원 범위와 규모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최만림 / 경상남도 미래산업본부장 : 기업체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당장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미미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지금까지 보셨듯이 조선사가 살지 못하면 협력업체도 지역경제도 모두 살아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조선 빅3 CEO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한편에선 채권단의 거센 구조조정 압박이, 다른 한편에선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사장, 지난해 취임하면서 노조에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까? 가능한 얘기인가요? ▶ <김선경 / 기자>  정성립 사장, 지금까지는 대주주와 노조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왔지만 앞으로 고비가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정성립 사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노조를 찾아갔습니다. 대규모의 무리한 인력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테니 회사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얘기하기 위해섭니다. 그러면서 정성립 사장은 2019년까지 본사인력을 3천명정도 줄이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사실상 정년퇴직으로 인한 감소인력 등 자연적으로 줄어드는 인력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금융위는 현재 계획보다 더 많은 인력 감축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가 녹록치 않을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은데요. ▶ <위정호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정성립 사장 뿐만 아니라 수십명의 임원을 임명한 것도 다 산업은행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산은은 ‘투자기업의 가치제고를 위해 내려보낸다’는 명분으로 낙하산을 내려 보냈지만 지난 16년간 부실은 늘어났고 주인도 찾아주지 못했습니다. 저가수주는 늘어났고, 산은이 검증없이 수주해오면 또 자금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부채는 늘어만 갔습니다. 뒤늦게 적자로 밝혀진 2013~4년에는 268억원의 현금배당을 받기도 했습니다. [반대식 / 거제시의회장 : 지금까지 산업은행은 뭐했느냐는거죠. 이를테면 조선 경기 좋을때 이익배당금 다 받아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사장, 재무감독 등 경영진도 산업은행에서 파견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조선 불황이 터졌는데 산업은행 책임은 들을 수 없고,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그런 뒤떨어진 행태를 보면서 저희들은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오죽했으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나서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노조가 상경투쟁도 불사하고 있는데 채권단에선 연이어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압박을 가하는데, 한마디로 진퇴양난인데요? ▶ <김선경 / 기자>  네, 그렇습니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달 사내에서 돌던 3천명 인력 감축설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아니다, 구조조정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임원만 25%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서울에 올라와 이른바 상경투쟁까지 벌이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권오갑 사장을 불러서 자구책을 제시하라고 나서서 강조했습니다. 금융위가 지난달 조선산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채권은행들에게 선제적으로 자구계획을 관리하라고 지시한 영향입니다. 결국 권사장은 밑으로는 노조에 치이고, 위로는 채권단에게 치이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나마 상황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던 삼성중공업도 예외도 아닌데요. 특히, 산업은행이 삼성중공업에 대해서 자구안을 요구했는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박대영 사장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적자를 내면서 높은 연봉을 챙겼다는 질책이 나오고 있죠. ▶ <곽준영 / 기자>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현재 자구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상황을 보고하는 차원에서 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앞으로 약 2200억원의 자산을 추가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인력도 1500여명을 더 감축할 계획인데요. 문제는 박사장의 급여입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기록했던 2014년 당시보다 더 오른 10억 5천만원을 받은 겁니다. 반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무보수 경영을, 정성립 사장은 연봉을 20% 반납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조선 3사 CEO에게 또 다른 공통 숙제는 바로 수주입니다. 지난달이죠. 3사 수주가 제로, 말 그대로 수주절벽인데요. 조선 3사 수주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위정호 / 기자>   조선 3사 대표들이 이번주 모두 수주활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상태입니다.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 기자재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빅3가 수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이유가 다름 아닌 해양플랜트지만, 수주절벽에 처한 올해 행사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정성립 사장의 경우 올해 초부터 이란, 그리스 등을 돌며 물량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노르웨이와 인도 총리 등과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대영 사장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과 함께 호주 LNG선 국제전시회를 방문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조선업에 이어 상황이 가장 급박한 해운업부터 살펴보죠. 현재 국면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두 기업 중 채권단이 내준 숙제를 먼저 해결하는 쪽이 살아남을 확률이 큰 일종의 생존게임 양상입니다. 우선 정부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두 기업에 가장 먼저 해결하라고 한 게 선주와의 용선료 인하입니다. 이유가 뭔가요? ▶ <김선경 / 기자>  정부가 용선료 조정이 안 되면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법정관리 뿐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용선료 협상 결과에 구조조정의 모든 성패가 달렸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왜냐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지난해 용선료만으로 각각 1조원 안팍의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선주에게 배를 빌리는 비용이 이렇게 든다는 건데, 더구나 2026년까지는 협상에 따르면 시세보다 5배 가량 많은 5조~10조원 가량을 선주에게 지불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즉 용선료 협상이 선결되지 않으면 어떤 자구안을 이행해도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황인 것이라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정부는 이달 중순을 용선료 인하 협상의 최종 시한으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 <위정호 / 기자>  그리고 선주들에게도 배를 빌려준 채권자인만큼 채권은행처럼 같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며 선주들을 압박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선주들 일부는 용선료 낮춰줄테니 그 부분만큼은 정부에 지급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해서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못 박았습니다. 용선료 협상 상황을 보면 현대상선은 최근까지 대상자인 22개 선주들과 세부 논의를 진행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대상선의 협상 결과가 결국 한진해운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이 용선료 협상은 해운업계 전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앞서 살펴봤듯 용선료 협상에 성공한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고 시작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정부가 내세운 채권단, 또 다른 선결 조건이 바로 사채권자와의 채무조정입니다. 용선료 인하와 마찬가지로 이게 해결 안 되면 채권단 지원이 무의미해진다는 거죠? ▶ <김선경 / 기자>  맞습니다. 채권단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게 앞서 말한 용선료 인하와 은행채무를 제외한 사채권의 채무조정입니다. 그러니까, 이 두 회사의 회사채를 보유한 사채권자와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 채무 조정을 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추가 지원해도 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사채권자의 조정, 이것도 이해관계가 복잡한데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두 회사가 처한 상황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요?  ▶ <김선경 / 기자>  준비한 표를 보면서 설명드리죠.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1500%로 한진해운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경우 복잡한 부채구조가 변수입니다. 한진해운의 경우 은행권 대출은 전체의 12%인 7천억 원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회사채 등 이른바 비은행권 채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 말은 회사채 투자자가 채권단 협약을 따르지 않고 원금과 이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위정호 / 기자>  게다가 배를 담보로 빌린 선박금융이 한진해운 부채의 절반이 넘는데, 이건 아예 채무조정이 불가능합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올해 안에 각각 3600억 원과 5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옵니다. 이에 양사 모두 이 달내로 사채권자 집회를 준비 중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조정 둘 다 어려운 난제인데요. 어떻게 보면 이것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과제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해운동맹 잔류문제입니다. 이게 해결 안 되면 앞서 언급한 정부와 해운사, 채권단의 모두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다보니 정부도 이 문제만큼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죠? ▶ <김선경 / 기자>  맞습니다. 해운동맹이란 각국의 해운사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선박을 공유하는 일종의 업무적인 연합군입니다. 해운업의 특성상,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한 기업은 사실 생존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운동맹에서 퇴출될 경우 지금껏 말했던 용선료 인하 협상 등 지금까지 구조조정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되겠죠. 현재 세계적으로 4곳의 해운동맹이 존재하는데, 최근 양대 동맹으로 재편되는 과정입니다. 아무래도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대형 해운사들이 소외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도 우리 기업의 해운동맹 잔류를 위한 각종 지원에 나선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재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회사가 해운동맹에 잔류하기 위한 물밑협상이 필요한 텐데요. 어떤 상황입니까? ▶ <곽준영 / 기자>  양대 해운동맹이 덴마크 머스크-스위스의 msc가 맺은 '2M'과 이에 대항하기 위한 중국계-프랑스 선사를 중심으로 한 '오션 얼라이언스'로 구축되고 있는데요. 여기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끼어들기엔 이미 늦었기 때문에 이제 나머지 해운사들과 함께 제3동맹 구성을 위해 협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선경 / 기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모두 독일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를 파트너로 삼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상선은 하팍로이드와 기존에 같은 동맹이었던 친구같은 관계라는 점에서 유리하고 한진해운도 물밑협상이 어느정도 진전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러다보니까 CEO의 책임론도 나옵니다. 특히, 현정은 현대상선 회장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두 명의 닮은꼴 여성 CEO에 대한 얘기인데요. 다소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경영인때문에 현재의 위기가 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 <김선경 / 기자>  두 사람의 출발은 비슷합니다. 현 회장과 최 전 회장 모두 남편의 사망으로 기업 경영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깊은 불황의 파고를 넘지는 못했다는 점이 공통점인데요. 현 회장도 지난 2월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포기한 데 이어 3월에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두 사람의 대처는 달랐습니다. 현 회장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 전, 300억원의 사재출연과 함께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 <곽준영 / 기자>  최 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한 경영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2013년 11월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대한항공에 한진해운의 대주주 자리를 넘겼습니다. 아울러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의 사명을 유수홀딩스로 변경하고 IT(정보기술)와 프랜차이즈 외식 사업을 중심으로 한 홀로서기에 나선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제수씨인 최 전 회장에게 2년 전 경영권을 이어받은 조양호 한진해운에 대한 책임론도 더불어 나오고 있죠. 최근 사재출연 논란이 계속 불거지는 것도 이런 맥락일텐데요. ▶ <김선경 / 기자>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개시된 상태입니다. 자율협약이 받아들여지면 한진해운은 5조6000억원 규모의 채무 가운데 일부를 감면받게됩니다. 경영부실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대출 감면 등 세금 지원을 받을 상황에 처했으니 한진그룹을 이끄는 조 회장도 사재출연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현대상선은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전 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조 회장이 부실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재출연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곽준영 / 기자>  반면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은 한진해운 보유지분이 없지만 한진해운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대한항공을 통해 지금까지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한진해운에 투입하는 등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며 사재출연은 과하다는 입장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런 가운데, 또 하나, CEO에 대한 비판론을 키우고 있는 것이 한진해운의 전 오너인 최은영 전 회장의 주식 매각 논란입니다. 회사가 어려워지기 전 주식을 팔아 손실을 줄였다는 것이 비판의 목소리의 목소리 중점에 있는 내용인데요. ▶ <김선경 / 기자>  최 전 회장은 사재출연은 커녕 오히려 자율협약 신청 공시 직전 갖고 있던 한진해운 보유주식 전량을 처분해 먹튀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최 전 회장과 두 딸이 보유 중이던 주식은 96만여주로 약 31억원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선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는지 즉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 전 회장은 "남편인에게 물려받은 한진해운 주식에 대한 상속세를 내려고 대출을 받았는데 대출금을 갚으려고 남은 주식을 팔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최 전 회장이 주식을 판 돈을 계획대로 대출금을 갚는데 썼는지 아니면 내부 정보로 주식을 팔아서 손실을 피한건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미 여론은 먹튀논란 쪽으로 악화된 상태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CEO들의 경영행보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현정은 회장과 조양호 회장, 최근 이란 방문 경제사절단에서 빠졌습니다.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도 전격 사퇴했습니다. 최근 해운업 구조조정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선경 / 기자>  조양호 평창 조직위원장이 전격 사퇴를 결심한 가장 큰 배경은 역시 한진해운 사태 때문입니다. 그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국가적 대사인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까지 병행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건데요. 한진그룹에서도 "조 회장이 한진해운 등 그룹 내 현안을 총력을 다해 수습하고자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이유로 조양호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에도 빠졌는데요. 한진그룹의 경우는 조 회장을 대신해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대이란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위정호 / 기자>  현 회장도 조회장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용선료 협상과 채권자 집회 등에서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앞서 조선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재원조달 방식, 그리고 실업대책 같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정부와 정치권 역할이 큰 데, 현황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 <위정호 / 기자>  현재 정부는 기재부, 금융위, 한은, 산은, 수은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자본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하려면 국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재원을 만드는거나 산업은행에 출자를 하려면 이 또한 국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현재 금융위는 평소에는 채권처럼 사고 팔 수 있지만, 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지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코코본드라는 신종증권 발행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업대책으로는 일단 거제지역을 고용위기 지역으로 선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의 고용대책에 상당한 사각지대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탁상공론이라는 겁니다. [조용한 / 성동조선해양 팀장 :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인력들 자체가 고용보험이 가입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고용유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에 들지 않습니다. 업체 대표들이 설명을 다 듣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제도를 활용할 수 없다는 맹점이 생기는 겁니다. 고용보험 가입부터 하고 얘기를 해야 한다는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물량팀 인력 구성 대부분은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부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의 사각지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구조조정은 기업과 채권단, 임직원 등 이해당사자 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희생까지 강요되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임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잘못을 정확히 따져서 합당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실질적 주인인 대주주의 책임이 어디까지냐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대주주의 모럴헤저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무조건적인 마녀사냥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다음주 CEO 취재파일 시간에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주주의 책임의 과연 어디까지인지 따져보겠습니다. (CEO 취재파일,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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