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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으로 탈바꿈한 추상 조각가의 혼

<앵커> 한 주간의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현장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전시회와 오페라, 연극을 준비해봤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얘기 나눠보죠. 신우섭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첫 소식은 전시회인데요. 추상조각가의 혼이 담겨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지난주 이 시간에 1세대 추상미술작가인 김병기 화백의 작품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1세대 추상조각가, 엄태정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일단 작품 먼저 감상해보시죠.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곳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엄미술관입니다. 엄태정 조각가가 30여년간 혼을 담아 조각을 준비했던 작업실이 미술관으로 탈바꿈한건데요. 미술관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미술관 바로 옆에 자리잡은 엄태정 조각가의 집 주변에 이르기까지 철과 구리 등 금속으로 된 수많은 조각작품들이 한적한 정원을 수놓고 있습니다. <앵커> 작가의 작업실을 미술관으로 바꿨다고 하니까 왠지 정말로 작가의 혼이 담겨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미술관 안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기자> 네, 미술관 2층으로 가보면요. 두 개의 커다란 금속이 합쳐진 조각작품이 눈에 띕니다. 뭔가 아귀가 딱 맞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화합을 상징하는 조각이고요. 동양에 오랜 자연관인 삼재사상 의미를 담은 천지인이라는 드로잉 작품과 그 작품 바로 앞에는 바다소리라는 소라를 형상화한 조각까지 엄 조각가의 숨결이 깃듯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취재 차 엄 조각가를 만났을때 강조했던 부분이 작업이 곧 나를 짓는 일이라고 말한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왜 추상조각에 빠졌는지도 궁금해서 질문을 했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엄태정 / 추상조각가 : (1960년대 말부터) 앵포르멜(비정형미술) 운동이 (국내에) 상당히 거세게 바람이 불었습니다. 단일주제로 단순한 주제보다는 추상이라는 작업세계는 훨씬 더 표현이나 생각이 자유롭기때문에 자유로운 작업들을 선호했고…] <앵커> "나를 짓는 일이다"라는 말씀이 확 다가오는데요.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들을 보니까 자유로움 같은 것들이 느껴지는데 그렇다면 작가의 작품세계는 이런 비정형을 추구하는 건가요? <기자> 네, 엄태정 조각가는 선진국의 미술경향이 국내에 들어와 막 정착할 때인 60년대 말에 대학원을 다니며 청년작가로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추상에 빠진 엄태정 조각가는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인 국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기성작가로 데뷔했고요. 이후 대법원 앞에 가보시면 검은색 조각이 있지 않습니까? 법과 정의의 상이라는 건데, 이것이 엄태정 작가가 직접 만든 작품입니다. 독일 국무총리실이 갖고 있는 유일한 한국 작품인 '통일 1997'이라는 조각품까지, 금속으로 세상과 소통을 이어오고 있고요. 엄 조각가는 이번에 개관한 미술관을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도 했는데요. 이 부분도 직접 들어보시죠. [엄태정 / 추상조각가 : (요즘은) 책을 읽는 것 같은 사고의 시간이 대단히 부족한 것 같습니다. 추상의 시대에 작업했던 작가들의 예술문화가 우리 삶에 어떤 진지한 태도를 갖고 있었나를 (미술관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보여주는것도 좋지 않을까…] <앵커> 사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1세대 예술인들의 작품세계는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다음 소식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수많은 명곡을 남기고 떠난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과 관련된 전시회인데요. 전시는 故김광석의 생전 일상생활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영상 먼저 함께 보시죠. 생전에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다 뭉클해지는데요. 명곡은 언제들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육성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전시가 구성된 건가요? <기자> 네, 김광석을 만나다 듣다 그리다라는 이번 전시는 총 8개로 구분돼 있는데요. 몇몇 섹션에서는 故김광석이 노래에 대해서 설명하는 육성도 들을 수 있습니다. 생전 1000회 콘서트 당시 녹음됐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볼 수 있는 건데요. 사랑했지만 이라는 노래에 대해서 관객들과 얘기한 부분, 함께 들어보시죠. [故김광석 : 사랑했지만 이 노래 별로 안좋아했었어요. 가사 때문에. 사랑하는데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이러고 보고.] 이렇게 노래에 대한 설명은 물론 작곡을 하며 고민했던 흔적이나 사랑하는 딸에 대해 쓴 일기가 담긴 개인노트, 또 손때 묻은 메모장과 직접 쓴 악보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품들도 공개되는데요. 거짓말처럼 대학로에 다시 돌아온 김광석 전시회는 오는 6월 26일까지 홍익대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앵커> 개인적으로 유재하, 김광석의 노래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명곡들을 들어보니까 노래들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뮤지컬인데요. 체코판 인어공주 스토리라고 하는데 어떤 뮤지컬인가요? <기자> 네, 국립오페라단에서 준비한 루살카라는 오페라공연인데요.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 드보르작의 작품입니다. 초연은 1901년 체코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이뤄졌고 국내에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공연은 독일 작가 푸케의 운디네를 토대로 신비로운 물의 정령 루살카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안개 자욱한 보헤미안 숲에 살고 있는 루살카는 인간을 사랑했는데요. 하지만 버림을 받았고 후회하며 돌아온 남자를 죽음의 키스로 죽이며 물 속에 갇혀 외롭게 살아갑니다. 이 와중에 루살카가 달빛에게 짝사랑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달에게 바치는 노래가 이 공연의 일품인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출연진 역시 국내 정상급으로 꾸려졌는데요. 루살카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윤아는 뉴욕 시티오페라단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무대를 오가며 실력을 인정받은 소프라노입니다. 실력파 성악가들이 펼쳐내는 환상적인 하모니의 향연은 다음 달 19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립니다. <앵커>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서 전율이 느껴지는데요. 하지만 슬픈 여운도 감도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소식은 연극이라고요. <기자> 네, 현대 영미희곡의 정수로 평가받는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연극인데요. 끝없는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연극입니다. 미국 현대 드라마의 거장 아서 밀러의 작품인데요. 아서밀러는 1915년 태어나 굴곡진 세계사와 함께 했는데 세계 경제대공황, 그리고 유대인 학살 사건 등이 그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주요 근간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연민을 품고 평범한 미국인들의 가슴 속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학부때 연기를 전공해서 개인적으로 친숙하게 다가오는 작품인데요. 세일즈맨의 죽음은 아서 밀러 작품에서도 대작으로 손꼽히는데 특히 주인공들의 독백으로 유명하기도 하죠. 어떤 내용인지 전해주시죠. <기자> 극중 윌리 로먼이 나오는데 윌리 로먼은 미국에 대공황이 오기 전 번쩍이는 새차, 새 집이 있었고 세일즈맨으로 실적도 좋은 데다가 전도유망한 아들 비프와 해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황이 윌리의 입지를 잠식해오고 가혹한 현실에 내몰리면서 평생 헌신해 온 회사에서 무자비하게 해고당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입니다. 급격한 사회변화로 실직하고 목숨까지 잃게 되는 윌리 로먼을 통해 부조리한 현대 미국사회에한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았습니다. 연극을 보면 국내에 IMF 한파가 밀려왔었을 때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1929년 대공황이 일어나며 갈등이 깊어진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어딘가 오늘을 사는 우리들과 닮았다는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윌리 로먼 (아버지) : 아니야 난 싸구려 인생이 아니야. 난 윌리로 먼이야. 넌 비프 로먼이고.] [비프 로먼(아들) : 난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열심히 일해봤자 쓸모없으면 버려지는 신세잖아요.] 초연되자마자 하나의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며 연극계 3대 상을 휩쓴 이번 연극은 다음달 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합니다. <앵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한 주가 될 것 같은데요. 다음 주에는 또 어떤 문화계 소식이 있을지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신우섭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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