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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짐…'하우스푸어' 족쇄 풀 열쇠 없나?

부동산 프리미엄


<앵커>
하우스푸어의 가계 부채문제가 한국경제의 위험요소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사는 바람에 가난해진 중산층을 뜻하던 하우스푸어.

그 숫자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고 상황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하우스푸어의 유형도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건설사와 금융권 부실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우스 푸어의 현황과 해결책에 대해서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최서우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에 아파트 '집단대출 연체율'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문제 역시 일종의 하우스푸어 문제로 볼 수 있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존의 하우스푸어는 일단 빚을 내서 집을 샀고, 그 빚을 갚느라 생활이 빈곤해졌다는 의미가 컸는데, 아파트 집단대출의 경우는 일종의 예비 하우스푸어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수도권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시작한 상당수의 아파트 단지에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모두 3천 3백여 세대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인데, 실제 입주한 세대는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이 아파트 입주 예정자 천여 세대는 입주를 거부한 채 건설사와 은행을 상대로 계약 해지와 대출 무효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대규모 입주 거부 사태와 장기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건설사는 건설사대로 은행은 은행대로 상황이 곤란해졌습니다.

[건설사 채권은행 관계자:회수할 자원은 결국 아파트 준공된 부분을 피분양자들이 입주해서 입주 잔금을 내면 그 돈으로 상환하는 구조인데 입주를 안 하고 있으니까 (문제죠.)]

모두 2만 4천여세대가 들어서는 경기도 남양주의 별내신도시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 곳의 입주 예정자들 역시 시공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중입니다.

표면적으론 기반 시설 미비 등이 분쟁의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론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집값이 문제입니다.

이처럼 계약 해지 소송 등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단지는 50여 곳에 달합니다.

분쟁이 늘면서 은행에서 일괄적으로 받은 집단대출 연체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아파트 집단 대출 연체율은 지난 해 말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집단 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과의 격차를 점점 키우고 있습니다.

아파트 집단대출이 가계대출 취약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이 정도되면 하우스 푸어가 개인의 빚 문제가 아니라 건설사나 금융권 우리 경제 전체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앞서 본 입주자와 건설사의 소송은 누가 이겨도 부작용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본 일산의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 1차심에서 법원이 입주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직 상소심이 남았지만, 수분양자들이 1심대로 승소를 이어간다면 건설사는 대규모 계약 해지 사태가 피할 수 없습니다.

계약이 해지되면 계약자들이 은행에서 받은 집단대출도 무효가 되니 일단 수분양자들은 하우스푸어를 모면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건설사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계약금을 돌려줘야 되는 건 당연하고 계약자 명의로 은행에서 빌렸던 집단 대출금을 고스란히 건설사가 대신 갚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해당 건설사의 경우 이미 워크아웃에 들어간 상태인데,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되면 돈을 빌려준 은행도 위험해질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은행의 위험부담은 건설사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은행은 집단대출을 해줄 땐 사업부지 또는 준공될 아파트를 담보로 확보합니다.

아파트 집단 대출은 대부분 중도금 대출인데, 중도금 비율은 단지마다 대부분 분양가의 60%를 차지합니다.

지금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 LTV가 60%선인데요.

은행 입장에선 최소한 담보가치만큼은 채권을 회수 할 수 있다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대출 비중이 60%를 넘는 경우에는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값이 분양가보다 아래로 현저히 떨어진 경우 은행의 채권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은행이 땅이나 아파트를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금으로 유동화하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10억 짜리 강남 아파트가 시장에서 6억에 낙찰되고 있으므로 부동산으로 채권 회수가 되더라도 현금으로 유동화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거나 예상했던 가치보다 회수율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앵커>
반대로 계약자들이 소송에서 지게 될 경우도 상황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죠?

<기자>
집단 소송에 참여한 계약자들이 지게 될 경우 어마 어마한 입주 지연 연체료를 떠안게 됩니다.

입주 시기가 지났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입주를 하지 않게되면 분양계약서상 통상 연 24% 가량의 연체 이자료를 내야되는데, 집값은 떨어지고 있으므로 신규 단지 아파트마다 엄청난 숫자의 신불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하우스 푸어 더 이상 방치하면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서 삶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우스 푸어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보셨죠?

<기자>
제가 만나 본 하우스푸어,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들의 고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걷잡을 수 없이 무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결혼 9개월차인 새 신랑 회사원 김 모씨.

김 씨는 결혼과 동시에 집을 샀습니다.

집값의 절반이 넘는 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야 했지만, 집값이 바닥이란 생각이 들었고, 맞벌이를 하면 충분히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집 마련을 서둘렀습니다.

내집 마련의 기쁨과 신혼의 단꿈도 잠깐.

매달 어김없이 날아오는 은행의 이자 독촉 메시지를 볼 때마다 현실의 무게감과 뒤늦은 후회가 밀려옵니다.

김 씨가 잃은 건 경제적 여유만이 아닙니다.

[김석명 (가명):애기 욕심이 많아서 아이를 많이 낳고 싶은데…꿈을 접은 지 오랩니다.]

부모님들은 한시라도 빨리 손주를 기다리시는 눈치지만, 갚아나갈 대출금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김씨는 남보다 조금 빨리 마련한 내집 탓에 2세를 만나는 일이 언제까지 늦어질 지 걱정입니다.

[김석명 (가명): 애기를 가지게 되거나 그럴 경우에는, 만에 하나 애를 갖게되면 전세를 놓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죠. 저한텐 집이 집이 아니라 짐이 된 느낌이 들더라구요.….]

결혼 8년차의 직장인 이 모씨는 본의 아니게 집이 두 채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결혼 초 마련한 첫 아파트는 비좁아졌고 지난 해 고민 끝에 집을 또 샀습니다.

[이동형(가명) / 37세:전세금 폭등시기였거든요. 기존 전세를 살고 있었는데 동일한 평형으로 옮기더라도 (집을 사는 만큼의) 대출을 받아야 했거든요.]

혼이후 여지껏 기존 집이 아직 안 팔리다보니 집 두채로 인한 대출금이 2억 4천만원입니다.

지출을 아무리 줄여도, 마이너스 통장을 쓰지 않곤 생활이 힘든 상태입니다.
그래도 내 집이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고 있지만, 집이 가장 큰 고민거리인 건 이 씨도 마찬가집니다.

[이동형(가명) / 37세:지금 시점에서 팔 지 경기가 회복되는 걸 기다릴 지…분명한 사실은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대출)이자를 납부해야한다는 거죠. 오늘도 고민하고 내일도 고민하는거죠.]

<앵커>
내집 마련도 행복하자고 하는 건데, 과연 대한민국의 하우스푸어들 얼마나 행복한 지 의문이 생기네요.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기자>
쉽지 않은 부분이겠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거래 시장의 회복과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통한 여건 조성에 주력했는데, 지금과 같이 하우스푸어가 사회와 경제의 전반적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는 가운데 앞으론 정부가 주택의 수요와 공급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임기흥 /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정부에서 50%를 내고 국내 금융기관에서 50%를 투자해서 시중가보다 5~10% 낮은 가격에 매입해서 장기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전에 풍년이 들어 쌀가격이 너무 내려가면 정부가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적정 가격으로 쌀을 사주고, 흉년일 때 미리 사 둔 쌀을 싼 가격에 풀기도 하잖아요.

일종의 그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집이라는 게 쌀에 비해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 정부의 재원 확보가 정책 성공의 관건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최종편집 : 2012-07-16 11:30


최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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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전 한국경제TV 기자,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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