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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현존하는 최고 난이도 '양학선 기술' 그게 뭐예요?


박종훈의 체조교실

우리나라 체조계에 양학선이라는 예쁘고 사랑스런 괴물이 나타났다. 양학선 선수가 ‘괴물’인 이유는 세계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구사할 수 있고, 인간한계를 가늠할 수 없게 하는 ‘양학선 기술’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학선 기술이란 도마를 짚고 앞돌아 뛰어 오른 후 몸 펴 앞 공중 돌며 세 바퀴를 비트는 동작을 말한다. 양학선 선수는 이 기술로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국제체조연맹으로부터 7.4점이라는 최고의 난도점수와 양학선이라는 기술명을 부여 받았다.

양학선 기술은 손 짚고 앞돌기(Front Handspring) 계통의 기술로서,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박종훈 선수가 손 짚고 앞돌아 몸 펴 앞 공중 돌며 한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로 한국체조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고,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서 여홍철 선수가 손 짚고 앞돌아 몸 펴 앞 공중 돌며 두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여2)로 은메달을 획득했던 기술들과 동일한 유형(요소그룹)이다.

이렇듯 양학선 기술은 선배들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스포츠 과학이 적용되었고, 탄성과 손 짚기가 보다 용이하도록 변형된 도마 기구의 영향을 받아 발전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학선 선수의 남다른 신체조건, 차분한 성격과 대담함, 노력과 집념이 합쳐져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양학선 선수는 팔·다리가 짧아 도마를 짚을 때 신체를 곧고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탄성을 낼 수 있고, 작고 다부진 몸매는 공중 비틀기의 회전 관성을 작게 해 비틀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양학선 기술을 가능케 한 것은 신체조건을 적극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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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을 소유하고 런던올림픽에 임하는 양학선 선수에게도 분명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도마라는 종목은 기계체조의 타 종목에 비해 마지막 착지 성공률이 매우 낮으며, 이부분에서 양학선 선수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도마운동은 선수가 도마를 이륙한 후 공중돌기 동안 신체는 수평운동 중심의 비행을 한다. 도마 운동은 상하운동 중심의 비행에 의해 내리기 착지가 이루어지는 링이나 평행봉 종목과는 달리 공중 비행 후 착지 시 발이 매트에 접촉하는 순간에도 신체는 관성에 의해 운동방향(전방)으로 계속 진행된다. 따라서 착지 시 신체의 이동을 멈추게 하려면 전방 진행속도와 공중회전 속도에 비례하여 신체를 후방으로 기울여 줘야만 한다.

착지 시 신체의 기울기각(예각)이 나타나는 이때, 도마를 등지고 운동진행 방향을 향하게 되는 정방향 착지와 도마를 향하면서 착지하는 후방향 착지로 나뉜다. 예각을 이루면서 정방향 착지를 하게 되면 신체가 뒤로 누워진 채로 뒤꿈치부터 매트에 접촉하게 되어 발목 관절운동에 의한 충격 완화와 신체 제어기능을 상실하게 되며, 착지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빨라져 뒷걸음 치게 될 경우 뒤로 넘어질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반면 예각을 이루면서 후방향 착지가 이루어질 때는 매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시각적 영향에 의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트 접촉 후 앞걸음을 치더라도 신체를 정지하기가 수월하게 되며, 발의 앞부분부터 매트에 접촉함으로써 발목 관절운동에 의한 충격완화와 신체제어가 용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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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경기는 각기 다른 기술 유형으로 두 번의 도약이 이루어지고 평균하여 등위를 가린다.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 선수의 1차 시기 도약은 손 짚고 옆 돌아 뒤 공중 돌며 세 바퀴 비틀기(로페즈, 7.0점) 동작으로서 후방향 착지를 이룬다. 반면 2차시기 도약은 손 짚고 앞돌아 앞 공중 돌며 세 바퀴 비틀기(양학선, 7.4점) 동작으로서 정방향 착지를 이룬다. 1차 시기의 로페즈 기술은 동작의 수월한 점도 있겠지만 후방향 착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그러나 양학선 기술은 평소의 훈련 상황에서 4번 도약하면 3번 정도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안심할 수는 없다.

도마경기의 채점은 난도점수와 실행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난도점수는 기술의 어려운 정도에 따라 부여되는 점수고, 실행점수는 10점에서 연기 실시에 대한 감점을 하고 남은 점수를 말한다. 도마경기는 착지할 때 한발 움직였을 경우 소실수(0.1점) 감점, 좀 더 크게 움직였을 때 중실수(0.3점) 감점, 매우 불안하면서 크게 움직였을 때 대실수(0.5점) 감점, 그리고 완전히 넘어졌을 때 1.0점이 감점된다.

따라서 양학선 선수가 구사하는 양학선 기술은 다른 경쟁선수들에 비해 0.4점이나 높은 난도점수이기 때문에 경쟁선수들이 완벽한 동작을 구사하더라도 착지 시 중실수 정도만 해도, 즉 매트에 손만 짚지 않아도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이제 양학선 선수는 양학선 기술 수행을 위한 더 높은 도약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로지 착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착지 타이밍을 잘 맞추는데 집중해야 하고, 그래서 착지가 성공할 때의 신체이동 궤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도 또 너무 나빠도 공중비행의 신체이동 궤적에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강력한 경쟁선수였던 프랑스의 토마스 부헤일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 선수는 자기 자신이 가장 큰 경쟁자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양학선 선수는 충분한 연습을 했고,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나 역시 한국체조의 숙원인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양학선 선수가 실현시켜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컬럼:박종훈 런던 올림픽 SBS 해설위원)

▲박종훈

1988서울올림픽 동메달
2002 아시안게임 ~ 2008베이징올림픽 SBS해설
현 관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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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12-08-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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