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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빚으로 빚 막는' 저소득층, 신용 위기에 빠지다

SBSCNBC 입력 : 2013-08-20 15:44수정 : 2013-08-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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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머니속 경제 - 김지희 에듀머니 금융복지상담사       

올해 들어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저신용층이 가파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고신용층의 신용상태는 개선되는 등 신용양극화가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19일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5월말 현재 신용등급 10등급(최하위)의 불량률은 40.98%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말 10등급의 불량률은 35.47%였다. 반년 새 무려 5%포인트나 확대한 것이다. 불량률이란 측정 시점 전 1년 동안 90일 이상 연체해 채무 불이행자가 된 비율을 의미한다. 즉 10등급 중 40%가량이 빚을 제대로 못 갚았단 얘기다.

◇ 저소득층 신용상태, 더욱 나빠지는 원인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이미 천조를 넘었다. 그 뇌관의 중심이 중산층이냐 저신용자냐 다중채무자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가계부채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중 저신용자의 연체율 증가가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계부채의 액수가 아니라 가계부채의 질, 즉 가계부채의 악성화가 심각하다는 데에 있다.

◇ 저소득층 신용등급, 고소득층 대비 얼마나 심각?

8월 19일 NICE의 발표에 의하면 저신용등급인 10등급의 불량률이 5월 말 현재 40.98%로 집계됐다. 불량률이란 측정 시점 전 1년 동안 90일 이상 연체해 채무 불이행자가 된 비율을 말하는데, 자료에 따르면 이 10등급 중 40% 가량이 빚을 제대로 못 갚았다는 의미가 된다. 작년 11월 말 10등급의 불량률이 35.47%였다고 하니까 작년보다 5%포인트나 증가한 수치이다.

전체 평균 불량률이 2.33%인 것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17배나 차이가 나고, 최고 신용등급인 1등급의 경우 불량률은 0.07%이니까 1등급에 비해서는 585배나 불량률이 높다. 따라서 채무불이행자 수도 크게 늘었을 것이라는 예상된다. 작년 12월 말 기준 10등급 계층은 44만7000명인데 여기에 한 달 전 불량률(35.47%)을 곱하면 채무불이행자는 15만8000명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어제 발표한 불량률로 계산하면 6월 기준의 10등급이 43만9000명으로 다소 줄었다고하더라도 채무불이행자 수는 약 17만9000명으로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 저소득층 채무 증가, 구조적 문제도 있을텐데…

시중에 돈은 넘쳐나는 것 같지만 금리는 사장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돈 가뭄은 여전하다. 그래서 빚이 많은 채무자들은 고금리 대출만 취급하는 비은행권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다. 은행이 신용위험관리를 강화하면서 취약계층은 주로 고금리 대출만 취급하는 비은행권이나 대부업체로 이동했기 때문에 저신용·저소득층의 이자비용 부담을 가중시킨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9.9%, 등록 대부업체는 38.1%로 시중은행 평균(6.9%)에 견주면 5배를 넘지만, 은행의 신용차별을 받는 계층이 생계형 자금을 마련하려면 대부업체 등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 '빚으로 빚 막는' 다중채무 증가 추세

4월 30일 한국은행에서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채무자 가운데서도 여러 금융권을 전전하며 빚을 일명 돌려막기하는 다중채무자의 부채구조가 질적으로 더 나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다중채무자 수와 부채 총액은 1년 전보다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대부업체를 낀 다중채무는 금액과 채무자 수가 모두 증가했다는 것이다. 두 곳 이상의 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25.3%가 새로 대부업체에 손을 벌린 것으로 조사됐고, 두 곳 이상의 대부업체로부터 빚을 진 이들도 같은 기간 59만명에서 8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대부업 전체 대출 가운데 신용등급 7등급 이하 계층의 대출 비중이 14.6%에서 20.2%로 급증했다. 또 다중채무자의 대출 연체율은 금융권 전체로 평균 3.3%에서 4.6%로 높아졌다.

에듀머니에서는 서울시와 함께 가계부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실제로 거리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이 보통은 2~3개의 빚을 갖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요즘 세상에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빚을 갚고 싶은데 갚을 수가 없어요. 아이들은 자꾸 커가고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가 않아요. 집값은 또 어떻고요" 국민행복기금이 발족하면서 많은 언론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빚을 갚지 않고 빚 탕감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모럴헤저드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말을 많이 쏟아냈다. 그러나 실제 국민행복기금을 받은 숫자는 많지 않고, 평균 채무액은 1300만원으로 매우 적다.

◇ 부채문제, 우리경제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빚은 진 사람들은 빚을 갚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빚을 갚는데 모든 소득을 쓰느라 제대로 된 생활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8월 12일에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가계수지 적자가구의 경제행태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2008년 이후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조차 밑돌게 된 배경과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소득대비 가계수지 비율은 2008년 19.8%에서 2010년 18.5%까지 떨어졌다가 2011년 18.9%, 2012년 21.1%로 개선되는 추세인데, 전체 가구에서 적자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3~2011년에는 평균 26.1%이다가 2012년에는 23.7%로 줄었다.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가구의 빚 상환 노력이 민간소비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계의 부채축소가 계속 진행되면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 부진을 심화시키고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3-08-20 15:44 ㅣ 수정 : 2013-08-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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