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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백브리핑] 민주노총 "통상임금 판결, 기업 편들어 준 것"

이형진 기자 입력 : 2013-12-20 14:15수정 : 2013-12-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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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대법원의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 대해 어제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실장을 통해 재계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재계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임금과 퇴직금 충당에 13조 8천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아울러 임금체계가 현재 연공 위주에서 직무급 중심으로 전환되고 복잡한 수당을 단순하게 정리해야 된다는 입장인데요.  

오늘은 노동계 입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 전화연결되어 있습니다.

먼저, 대법원이 통상임금에 상여금은 포함하지만 복리후생비는 제외하기로 한 판결을 노측 입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이번에 대법원이 얼핏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업주 편을 들어준 것이라고 봅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것을 제외하면 기존 판례보다 후퇴했습니다. 예를 들어 복리후생비가 제외됐다거나 소급 적용을 상당히 어렵게 한 점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판결입니다.

<앵커>
오히려 이번 판결이 노측에는 더 불리하게 내려졌다는 이런 얘기신가요?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그렇습니다. 형식적으로 보면 노동계 주장을 인정한 것 같지만 이게 첫 판례가 아닙니다.

20년 동안 사법부에서는 일관되게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판결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20년 동안 유지되던 기존 판례를 교묘하게 뒤집었다고 봅니다.

특히 현재 160군데 정도 소송을 하고 있는데, 재판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상당히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재계, 그러니까 사용자 입장이죠. 이번 판결로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13조 8천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엄살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산근거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왜곡된 임금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라고 봅니다.

<앵커>
재계는 이번 판결로 임금 부담이 늘어 신규채용은 언감생심 꿈도 못꿀 지경이라고 합니다. 언뜻 들으면 재계측 입장이 맞는 것도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현재의 임금체계 혹은 노사관계, 노동조건 등이 정당하고 발전적이라면 바꿀 이유가 없겠지요. 그런데 계속 비용 탓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이라는 게 있습니다. 기업에서 생산된 가치를 기업과 노동자들이 어떻게 나누냐는 것인데, OECD 국가들은 70% 내외 정도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60%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만큼 기업주들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더 나눠야 되고 나눌 수 있습니다.

통상임금 범위를 넓히자는 것은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개선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노동시간도 단축되고 일자리도 나눌 수 있습니다. 

<앵커>
대법원이 기업 경영 상황을 고려해 소급적용을 제한한 판결은 추가 소송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건 무슨 소리입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신의칙(信義則)'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법률용어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지금 임금채권은 3년 동안 소급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소송을 해야 하고요.

'신의칙' 이라는 것을 들게되면, 체불임금은 명백한데 이를 소송을 해서 받아내기는 어렵게 판결을 한 거고요. 이것이 이번 판결의 가장 큰 문제이고요

이에 대한 근원을 따져보면 올 상반기 대통령께서 미국에 가서 GM CEO 에게 통상임금 관련 약속을 하셨죠.

외국자본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 노동자 권익을 박탈하겠다는 것이었고 어떤 형태로든 이번 판결에 관철된 것 같아 대단히 씁쓸합니다.

<앵커>
받을 것을 못받아서 노동자가 받겠다는 것인데 이번 판결로 더이상 그런 주장을 못하게 됐다는 얘기신가요?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주장은 할 수 있겠죠. 소송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별 상황들을 다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160개 정도 되는 소송들을 살펴보면 이번 판결에서 강조된 신의칙 해석을 대단히 주관적으로 할 수 있게 해놔 일단 소송에서는 노동자들이 불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통상임금 확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간 임금 양극화를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지금까지의 관행, 즉 장시간 저임금 노동구조와 재벌 중심으로 수직하청계열화돼 있는 것을 계속 고집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들립니다.

초과노동은 엄격하게 제한해야 하고 기본급 비중을 높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시간제 일자리 같은 나쁜 일자리를 양산해서 통계 수치나 높이자는 방식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합니다.  

<앵커>
그런데 잠시 생각을 해보면, 이번 판결을 정확히 지킬 곳은 대기업말고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 정말 재계가 말한대로 통상임금으로 임금인상이 되는 혜택은 대기업 종사자한테만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중소기업이 확실히 이번 판결을 따라서 근로자들 임금을 보전해주고 올려줄까요? 전 아니라고 보는데요.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올려줘야죠. 노동자들에게 상당히 불리한 판결이 난 것인데, 그 판결조차 못 지키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거듭 말하지만 결국 경제 민주화의 문제이고요. 지금과 같은 재벌 중심 체제를 그대로 두고서는 사실 공염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민주화를 해야 되고요. 발상도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반드시 낮아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앵커>
일단 알겠습니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계기로 연공서열 위주의 임금체계 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향후 우리 현실에 맞는 바람직한 임금체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일단 저희가 굉장히 우려하는 부분이 이 지점인데, 임금 체계가 개선되기는 커녕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판결에서 정기적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켰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들에서는 이것을 피해가기 위해 정기적인 상여금을 성과에 따른 상여금으로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통상임금에서 빠질 수도 있죠, 이렇게 되면 임금체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급 비중을 일단 높여야 됩니다. 임금체계는 단순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여쭤보죠. 이번 판결로 임금부담이 늘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고, 극심한 해외경쟁에서 뒤질 것이라는 재계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호희 대변인 / 민주노총>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입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장시간 저임금 노동으로 버틸 수 있겠습니까? 받을 것을 받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결국 기업들이 줄 것을 안 줬다는 얘기죠. 떼인 돈은 당연히 받아야 되고, 줘야 됩니다.

이 당연한 것을 경제 핑계를 대면서 계속 넘어가다 보니까 악순환이 계속돼 왔습니다. 이번 기회에 선순환 구조로 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정호희 대변인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입력 : 2013-12-20 14:15 ㅣ 수정 : 2013-12-20 14:30

이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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