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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땅콩회항' 외신보도…속내는 한국기업 때리기?

김영교 기자 입력 : 2014-12-16 10:47수정 : 2014-12-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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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식이 회사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항공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사건이 최초 보도된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쉽게 잠잠해질 것 같진 않습니다.

특이하게도 외신들이 해당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얘기, 외신팀 김영교 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외신들이 처음에 이 '땅콩 회항' 사건을 해외 토픽 식의 흥미성 위주의 기사로 내보내길래 다루다 금새 말겠거니 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렇죠?

<기자>
네, 앵커께서 말씀하신데로 처음에는 워낙 소재가 특이하다보니까 외신들이 앞다퉈 보도를 했죠.

땅콩 때문에 항공사의 경영자가 자사 비행기를 회항시킨 일이 전례 없는 일인데다가 영어로 '땅콩'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중적인 뜻이 있다보니.

<앵커>
'넛'이라는 말이 좀 안좋은 뜻이 있긴 있죠?

<기자>
네, 그러다보니 경쟁적으로 이목을 끄는 제목을 달면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이 사건의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라 무슨 얘기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자>
미국의 주요 정론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금요일 "왜 한국은 땅콩 때문에 이렇게까지 들썩이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이 사건이 단순히 개인의 거만함을 보여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벌에 의한 기업 경영이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논쟁거리가 되는 한국에서는 그 의미가 큰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우리나라 재벌을 둘러싼 사건, 사고 뭐 어제, 오늘 일도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외신들이, 왜 이렇게 관심이 크냐는 거죠?

외국 언론들, 북핵이나 시위현장 말고 우리나라 얘기에 관심이 가는 사람들이었습니까?

아, 삼성전자 실적 하락같은 것도 관심을 갖기는 갖는군요.

<기자>
네. 한국 재벌에 대한 기사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로 주요 매체에서 종종 다뤄오긴 했는데요.

최근들어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나 투자가 급증한 이유가 제일 크겠고요.

그런 가운데 이번 땅콩 회항 사건이 한국 재벌들이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는지 외국인들에게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한항공 회항 사건을 통해서 우리 재계의 주력인 재벌 기업인들의 경영 마인드를 유추해 보는 식이다?

뭐, 이런 얘기인가요?

<기자>
네, 포브스는 논평에서 대한항공을 장악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 집안 사람이 기장을 협박해 비행기를 돌린 것 자체가 재벌 기업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면서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의 경우 땅콩 회항 사건을 보도하면서 얼마 전 현대차그룹이 한전의 강남부지를 사들인 일을 곁들여 설명했는데요.
  
당시 현대차의 경영진이 많은 주주들의 반대와 비판을 무릎쓰고 진행한 일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외국에도 온 가족이 경영하는 대기업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들 눈에는 우리나라 재벌 경영인들이 의사 결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소리입니까?

<기자>
이런 식으로 독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것이 한국에서는 재벌이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겠냐는 겁니다.

사실 올해 들어 계속  파이낸셜타임즈라든가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들이 한국 재벌 기업의 경영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로 보도를 해왔는데요.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그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노출이 되고 그들이 요구하는 목소리가 반영된 탓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매체들은 불안정한 기업지배구조와 낮은 배당률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주식이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꾸준히 비판해 왔죠.

<앵커>
불안정한 기업지배구조와 낮은 배당률.

그러니까, 그런 문제들이 한국 재벌가의 독단적인 경영방식에 의해 비롯된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는 거죠?

대한항공 회항 사건이 그 증거고요?

<기자>
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재벌의 경영방식이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을 때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2010년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으로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을 때 그게 가능했던 이유가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 돌아와 오너 체제 하에 기업 내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중시킨 것에 있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에 걸쳐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기 시작하자 외신에서 "한국의 재벌 경영 방식에 한계가 있는것 아니냐"는 식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거죠.
  
<앵커>
그럼, 외국 투자자들이 더 높은 배당을 요구하는 것도 우리 기업의 성장률이 느려지고, 주가 상승률도 떨어지니까, 그만큼 떨어진 수익률을 어떻게든 채워보고자 하는 욕심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그렇게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번 조현아 부사장이 일으킨, 지금은 물러났으니까, 전 부사장이겠군요.

여튼, 대한항공 회항 사건이 외국의 투자자들에게 한국 기업을 비판할 수 있는 하나의 빌미를 준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군요.
  
<기자>
네.

<앵커>
외신들의 땅콩 회항 대서특필, 왜 이렇게들 써대나 했는데 그 속내는 우리 한국 언론들하고는 좀 다른 것 같네요.

<기자>
네, 앞으로도 한국 재벌의 기업 경영 방식에 대해 직접적으로든 우회적으로든 압박을 가하는 외신 보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외신팀 김영교 기자였습니다.  

입력 : 2014-12-16 10:47 ㅣ 수정 : 2014-12-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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