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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취재파일] 예탁결제원이 웬 박물관? 만화에 빠졌던 유재훈 사장 이번엔…

김혜민 기자 입력 : 2016-03-21 14:17수정 : 2016-04-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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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요새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게 뭔지 알아요? 바로 박물관입니다. 부산에 증권을 주제로 한 박물관을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을까요? 참 고민입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얼마 전,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과 같이 한 식사 자리에서 유 사장이 던진 화두입니다. 무언가, 시원한 해답을 원하는 유 사장의 눈빛에 저는 눈길을 피했습니다. '증권도 어려운데 증권을 주제로 한 박물관을 위한 아이디어라니요?' 라는 마음을 눈빛에 가득 담아서요.

◇ 예탁결제원, 오는 2017년 부산에 증권박물관 건립 예정

예탁결제원은 지난 2014년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면서 일산 증권박물관도 부산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부산지역에서 학예사를 새롭게 채용하는 등 박물관 건립을 위해 한창 준비 중입니다.

예탁결제원의 증권 박물관이 부산의 명소로 자리 잡는 것이 유 사장의 바람입니다. 그는 "박물관이 성공하려면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킬러 콘텐트 나면 되는데, 어떤 스토리텔링을 선보일지 참 고민이 많다"며 "언제든지 좋은 아이디어를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 사장이 왜 그토록 박물관에 관심을 많이 쏟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예탁결제원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채권 등 증권 보관 및 결제 업무를 맡고 있는 금융공공기관입니다. 개인 투자자들과 관련된 'B2C(기업대 소비자간 거래)'업무보다는 주로 'B2B(기업대 기업)' 업무가 많은 예탁결제원이 굳이 일반인들과의 접점을 늘리는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됐기 때문입니다.

◇ “만화책으로 예탁결제원 알리자”

그때 문득 만화책 한 권이 떠올랐습니다. 보통 공공기관의 홍보책자는 내용이 지루해 몇 장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전래동화, 인기 드라마를 패러디한 예탁결제원의 만화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짧게 한 토막 소개하겠습니다.

놀부: 흥부가 부자가 됐다고 하던데 정말이었구나, 흥부야 너 어떻게 부자가 된거냐?
흥부: 제비 다리를 고쳐 주었더니 보답으로 쪽지를 갖다 주더라고요. 그 쪽지에  써있는대로 했더니 이렇게 성공했어요
놀부: 흥부야 그 쪽지에는 뭐라고 써져 있었니?
흥부: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라고 써있었어요.
놀부: 세이브로?
흥보: 모든 증권을 보관, 관리하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증권 정보들을 세이브로에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더라고요. 여기에서 황금 데이터를 발견하고 연구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죠!

예탁결제원의 업무를 쉽게 설명한 만화를 보면서, 아이디어가 신선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만화제작을 주도한 사람이 유재훈 사장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 취임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그가 공을 들인 것이 바로 이 만화책 제작이었습니다. 예탁결제원의 업무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에 만화를 만들게 된 것이죠.

◇ 예탁원 박물관, 부산의 명소될까?

유 사장의 관심사는 만화에서 박물관으로 바뀌었지만 일반인들에게 예탁원이 어떤 곳인지를  알리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유 사장과의 대화를 곱씹으면서, 그의 고민이  결국 상당수의 'B2B 기업' CEO들이 갖는 고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2B기업의 숙명이 최종 소비자에게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얼마나 성장했는지' 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게 CEO의 마음이겠지요.

그도 그럴 것이 유재훈 사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원회 초대 대변인 등을 지내며 홍보감각을 몸소 익힌 CEO입니다. 실제로 기관이 어떤 정책을 펴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콘텐트를 ‘어떤 방식’으로 알리는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다는 점을 충분히 경험해왔을 것입니다. 그가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디어’를 갈구했던 이유가 십분 이해가 갔습니다. 부산의 증권박물관은 오는 2017년 하반기 문을 열 예정입니다. 유재훈 사장이 앞으로 1년 동안 어떤 킬러 콘텐트를 박물관에 담아낼지, 또 그의 바람대로 부산의 새로운 명소가 나오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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