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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X-File] 가습기 살균제를 둘러싼 숨겨진 진실은?

이한승 기자 입력 : 2016-04-27 22:28수정 : 2016-04-2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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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5년 전,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사건 기억하십니까? 피해자는 넘쳐나는데 가해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검찰이 이와 관련한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우선 피해 현황부터 짚어보죠.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 겁니까?

▶ <이한승 / 기자>
정부가 1·2차 조사를 통해 공식 집계한 피해자는 530명. 사망자는 146명입니다. 현재 752명의 추가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3차 조사가 진행 중이고요. 이어 4차 피해자 접수도 시작됩니다. 하지만 피해자와 일부 환경단체들은 피해자만 1500명이 넘는다며 잠재적 피해자는 훨씬 많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렇게 긴 시간동안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어느 누구 하나 책임지는 곳이 없었어요. 그런데, 롯데마트가 갑자기 지난주에 사과에 나섰죠?

▶ <이한라 / 기자>
네, 무려 5년 만의 사과였습니다. 김종인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총 3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과문의 핵심은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것이었고요. 보상으로 100억 원을 내놓겠다는 것이었죠. 그렇지만 이를 두고 꼼수 사과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꼼수 사과, 어떤 의미로 봐야할까요?

▶ <이한라 / 기자>
네, 롯데마트가 사과한 바로 다음날이 검찰에서 문제 업체들 소환 조사를 시작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당시 자체 브랜드 제품을 제조해 판매했던 롯데마트도 이 수사 선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겠죠.

▷ <최서우 / 진행자>
그 말은 결국, 롯데가 책임을 덜기 위해 면피성 사과를 했다? 이렇게 받아 들여도 될까요?

▶ <이한승 / 기자>
네, 그런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롯데마트의 사과 뒤에는 치밀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먼저 맞는 매가 덜 아프다, 이런 개념인데요. 잠시 후에 이야기를 하겠지만 옥시나 홈플러스가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면서 한참 늦은 사과를 한데 반해 상대적으로 초반에 적극적 대응에 나섰던 롯데마트가 반사 이익을 본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 <이한라 / 기자>
특히 당시 기자회견장에 피해자들이 왔었는데요. 해당 사실을 알지도 못했을 뿐더러, 전날이나 그 전에 롯데마트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 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런 사과가 언론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과혹은 검찰에 대한 사과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최예용 /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이 사과는 피해자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과가 아닙니다. 검찰에 사과한 것이죠. 검찰 수사를 하루 앞두고 사과를 해요? 검찰에 잘 봐달라고 한 것 아닙니까? 어느 피해자가, 어느 국민이 롯데마트 사장님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겠습니까?]

▶ <이한라 / 기자>
현재 롯데마트는 피해보상 전담팀 운영을 시작했고요. 검찰 소환조사는 다음 말 정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롯데마트 사과 기자회견 현장에서 기자들이 신동빈 회장이 과연 이 사실을 얼마나 알고 대응에 얼만큼 개입했느냐를 두고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그 부분은 어떤가요?

▶ <이한승 / 기자>
네, 맞습니다. 당일 기자 회견장에서도 이같은 질문이 두 번이나 나왔었거든요. 신동빈 회장이 이 건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을 리 없겠죠. 김종인 대표는 다만, 해당 건은 롯데마트의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의 개입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김종인 / 롯데마트 대표 : (신동빈 회장이) 이 사태와 관련해서는 알고 계시고요. 다만 이 부분에 대한 해결, 처리에 대해서는 저희 롯데마트가 전적으로 결정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신동빈 회장이 사안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았지만 대응과 관련해서는 개입하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특별 지시는 없었다, 전적으로 롯데마트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형제 간 분쟁, 불투명한 기업구조, 일본 기업 논란까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현재 상당히 악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해당 사건을 신 회장을 분리시킴으로써 기업 이미지가 악화되는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적인 판단이 개입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번 이슈에서 신동빈 회장, 오너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위한 어떤 전략이 아닌가 이해되는데, 롯데마트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PB제품을 만들어 판매했던 홈플러스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한승 / 기자>
롯데마트 사과가 있었던 지난 19일, 홈플러스도 보상방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정식 사과는 아니었는데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이었고,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 담기지도 않았습니다. 언론이나 피해자들이 재촉하며 궁지에 몰리니 가까스로 대응하는 차원이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압박을 받던 홈플러스가 26일, 가해 업체들 중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공식 사과에 나섰습니다.

[김상현 / 홈플러스 대표 : 피해자 및 가족 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진심어린 유감과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당사 COO인 정종표 부사장을 중심으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외부 의학 전문가를 비롯해 사회 각층의 명망 있는 사회 이사로 구성된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정부 기관과 함께 협의해 원활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대표가 나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작 알맹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같은 홈플러스의 대응을 놓고 뒷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 <이한라 / 기자>
네, 세 업체들 가운데 사과가 가장 늦었다는 점, 그리고 구체적인 보상계획이 아무것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인데요. 홈플러스가 만들겠다는 보상 전담조직. 아직 시기와 규모, 구성원조차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와의 보상 협의 문제도 보상 금액이나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그 어떤 기자들의 질문에도 같은 답을 하는 김 대표의 모습에 실망감이 적지 않았는데요. 김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의 어떤 질문에도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이 답만을 되풀이 했습니다.

▶ <이한승 / 기자>
사실 지난해 매각과 개인정보 무단 유출로 시끄러웠던 홈플러스에 김상현 사장이 처음으로 부임하고 가진 공식 행사였습니다. 김 대표는 첫 인사를 사과로 대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지금까지는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서 제조에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납품을 받아서 판매한 일종의 PB제품이라고 하죠.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상황을 짚어봤는데, 사실 가습기 살균제 이슈와 관련해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옥시라는 회사입니다. 

직접 제조도 하고 판매도 한 회사이고 또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옥시 역시 뒤늦게 사과하지 않았습니까?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전체 피해자의 75%가 옥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죠. 하지만 옥시는 그동안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제가 롯데마트의 사과 직후 사건이 재부각 되면서 사흘 연속으로 옥시 한국 법인을 찾아가기도 했고, 다방면으로 연락을 시도했는데요. 유선전화는 계속 먹통이었고, 현장에 가도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돌려보내기 급급했습니다.

[옥시 한국법인 안내데스크 관계자 : 사전 예약을 하셔야 안내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담당자 분이 자리에 안 계서서 연락처와 성함을 남겨주시면 담당자 분이 오시면 전달해 드린다고 하셨거든요.]

▶ <이한라 / 기자>
그러던 중 지난주 목요일이죠. 옥시가 돌연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홍보대행사를 통한 이메일이 전부였거든요. 검찰 조사로 인한 압박, 그리고 악화된 여론에 의한 등 떠밀린 사과가 아니냐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 <이한승 / 기자>
이한라 기자가 그렇게 느낀 것이 무리가 아닌 것이요, 피해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한국법인은 물론 영국본사까지 찾아갔지만 어떤 사과와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사과 이후에도 언론은 물론 피해자들과 그 어떤 소통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이 이같은 느낌을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의 없는 사과에 격분한 피해자들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의 사과문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강찬호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 사과문이 아니고 입장 발표문이다. 24시간 텐트 농성에도 한 번도 나타나지 않던 옥시다. 감추고 지우고 조작하고 매수하고 부인하고 그러한 행위는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

▷ <최서우 / 진행자>
연이어 피해자들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현재 옥시에 대한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어 있나요?

▶ <이한라 / 기자>
네, 검찰은 지난주 당시 옥시의 인사담당 상무, 민원담당 직원, 그리고 마케팅 실무진까지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고요. 바로 어제, 신현우 전 대표를 비롯해 주요 임원진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어제 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신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그간의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신현우 /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 검찰에서 모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거기서 다 밝혀질 겁니다.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몰랐습니다. (그것을 처음 개발할 때 인체에 유해한지 아닌지 제대로 검증하셨나요) 검찰에서 다 밝히겠습니다. (영국본사에 계속 보고 했나요?) 검찰에서 모든 것을 다 밝혀드리겠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방금 화면에서 확인하신 것처럼 사실 신 전 옥시 대표가 출석하면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과연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느냐 여부입니다.

이 부분이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인데요. 연속해서 옥시가 사전에 유해성을 인지했다는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경우 전 옥시 선임연구원이 사전에 유해성을 알았고 상부에 보고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 이 부분을 놓고 원료 공급사인 SK케미칼과 옥시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죠?

▶ <이한승 / 기자>
네, SK케미칼은 옥시에 유해성 관련 정보를 제공했고, 이에 반해 옥시는 관련 정보를 받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검찰은 옥시의 사실 조작 및 은폐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은 1994년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PHMG,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디닌, 좀 어려운데, 인산염 성분입니다. 이것을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 이 성분을 카펫향균제 첨가물질로 환경부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SK케미칼은 해당 성분을 옥시에 납품했고, 옥시는 지난 2001년부터 10년간 이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제조해 판매했습니다. SK케미칼은 납품 당시 옥시에 해당 성분의 유해성 정보가 담긴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 법적 의무를 다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옥시가 PHMG가 들어간 살균제를 팔고 있다는 것을 SK케미칼이 알면서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련 변호사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정태원 / 법무법인에이스 변호사 : 인체에 해로운 것인데도 불구하고 가습기 살균제를 계속 제조하고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sk케미칼은 진작 알고 있었고 그것을 계속 묵인을 해왔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의 방조범, 즉 공범으로 처벌받을 여지는 있습니다.]

▶ <이한승 / 기자>
SK케미칼에 연락을 취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는데요. 일부러 답변을 피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어렵게 겨우 들은 답변은 현재 검찰 수사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 없다는 겁니다.

▶ <이한라 / 기자>
반대로 옥시는 SK케미칼로부터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전달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얼마 전 검찰 조사에서는 피해자들의 폐손상이 옥시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봄철황사의 문제이다, 가습기 자체에서 번식한 세균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현재 옥시 측 책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검찰은 옥시가 본사 수색 과정에서 SK케미칼로부터 받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폐기한 정황을 포착했고, 옥시 측 직원으로부터 "인체 유해성을 인지했지만 안전성 검사는 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관련 직원이 유해성 사실을 인지했다는 소식도 들렸고요, 앞서 두 기자가 이야기한 내용을 들어보면 옥시가 여러 가지 정황에서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입니다. 경찰조사도 이 방향에 쏠리고 있고요.

그런데 이 옥시의 유해성 인지와 관련해서 옥시라는 회사가 사실을 은폐 또는 조작하기 위한 여러 추가적인 상황이 있다고요?

▶ <이한라 / 기자>
네, 옥시가 지난 2011년에 이 사건이 부각되면서 정부의 유해성 조사를 반박하기 위해 서울대 연구팀에 흡입 독성실험을 의뢰했었거든요. 서울대 연구팀이 조사를 한 뒤에, 임신한 쥐와 일반 쥐, 15마리를 가지고 실험을 했었어요. 그 중 13마리의 새끼가 폐사했다는 결론을 냈었거든요.

▷ <최서우 / 진행자>
오히려 옥시 측에 불리한 실험 결과네요.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자사에 불리한 내용을 서울대 연구팀에 빼달라고 요구하거나, 올해 초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유리한 내용만 선별적으로 검찰에 제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한승 기자, 옥시와 관련해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 개입 의혹도 있죠?

▶ <이한승 / 기자>
네, 옥시가 법인을 변경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지자 옥시레킷벤키저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을 변경했습니다.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나 경영실적을 공시할 의무가 없습니다. 아울러 2014년에는 사명에서 옥시를 빼고 알비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는데요.

법인 형태와 사명을 바꿈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법인처럼 보이게 하고, 또 책임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상당히 조직적으로 일어난 일처럼 보이는데요. 이같은 일들이 실무진만의 결정으로 이뤄지기는 상당히 힘들어 보입니다.

경영진이 개입한 정황은 없습니까?

▶ <이한라 / 기자>
검찰이 어제 신현우 전 대표를 소환해서 17시간 동안 조사를 벌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런 개입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서였겠죠.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되면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 <이한승 / 기자>
또 영국 본사가 경영이나 각종 조치에 대해 보고받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어 본사 개입 정황이 확인되면 본사를 직접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영국 본사 임직원 소환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영국에 직접 소환장까지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지금까지 원료 제공업체, 제조, 판매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이밖에도 가습기 살균제를 단순히 판매만 한 회사도 있습니다. 이들 회사에 대한 조사나 처벌은 어렵다는 거죠?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이마트와 애경, 신세계, GS리테일 등의 업체들이 판매만한 업체에 해당되는데요. 직접 제조한 것이 아니라 판매만 했기 때문에 업체들은 책임이 없다는 게 첫 번째 입장이고요. 따라서 사과나 보상 계획도 현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조계에서도 도의적인 책임을 질 수는 있겠지만 법적 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렇다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옥시 같은 회사들은 법적 처벌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과실치사냐, 살인죄를 적용하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 <이한승 / 기자>
지금까지도 15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살인죄 적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 상황을 법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살인죄 적용은 다소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정태원 / 법무법인에이스 변호사 : 만약 고의가 인정된다면 살인죄가 되는 거죠. 그런데 상투적으로 생각해볼 때 어떤 기업체가 사람을 죽이려는 마음으로,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그런 제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긴 어렵잖아요. 실제 그런 증거도 없고요. 그런 점에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고요.]

▷ <최서우 / 진행자>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를 정확히 밝혀내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그 후속조치로는 당연히 피해자들에 대한 정확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텐데요. 현재 보상은 어디까지 이뤄지고 있나요?

▶ <이한라 / 기자>
환경부는 현재 피해 조사·판정위원회를 통해 피해자 신청을 받고 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인정될 경우 의료비 영수증 등을 첨부해 지원금을 지급받는 형식인데요. 현재까지 총 200여 명이 37억 원 가량의 보상비를 지원받았고요. 오는 8월부터 환경부가 150명씩 6개월 단위로 보상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검찰은 법률지원과 업체와의 중재 등 실질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번 일과 관련된 기업 중에서는 현재는 폐업해서 존재하지 않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들 회사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피해에 대한 처벌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스러운 부분인데, 어떤가요?

▶ <이한승 / 기자>
세퓨라는 기업인데요. 세퓨의 제조사는 버터플라이이펙트라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현재 폐업 상태이기 때문에 피해보상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8조에 따르면 피고인이 사망하거나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게 됐을 때 공소기각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버터플라이이펙트가 폐업을 했으니 법인이 존속  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공소가 기각되면 피해보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2011년 발생한 사건을 지금에서야 조사하는 것은 정부의 늑장대응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진 데에는 정부 역시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어떤가요?

▶ <이한라 / 기자>
복지부와 환경부 등 유관기관이 당시에 서로 책임 미루기에 급급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특히 환경부의 경우 일부 책임을 피할 수 없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당시에 관련 규정이 없기도 했지만 SK케미칼의 전신인 유공이 PHMG 성분을 신고할 당시 유독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고시했고, 따로 용도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런 허술한 관리가 지금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단초가 되지 않았냐, 이런 지적인데요. 국가가 국민의 안전에 소홀했다면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그런 논리가 되겠죠.

▶ <이한승 / 기자>
이에 검찰은 정부 책임자들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져서 정부 책임자들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한 피해자들이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고, 다음달이면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로 첫 집단소송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재판결과에 따라 정부 책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특별법과 청문회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옥시 제품들은 불매운동 이후에도 매출이 크게 줄지 않았다고 합니다. 혹시 내가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부도덕한 기업 행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검찰 수사도 정치권 목소리도 아닌 소비자의 외면일 겁니다.

(CEO 취재파일,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됩니다)

입력 : 2016-04-27 22:28 ㅣ 수정 : 2016-04-2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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