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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X-File]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재계, 안도하긴 이르다?

우형준 기자 입력 : 2017-01-23 15:16수정 : 2017-01-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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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재벌그룹 총수 가운데 최초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던 재계 서열 1위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실질심사부터 기각되기까지 21시간과 장고 끝에 구속을 면하게 해준 조의연 판사의 18시간은 참 많은 걸 시사합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수의를 입고, 비좁은 감방에서 밤을 지샌 경험은 그의 인생에 많은 의미를 던졌을 겁니다.

이런 경험이 삼성이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됐을까요?

어쨌든 특검의 뇌물수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제동이 걸린 상황입니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이 갖는 의미와 향후 특검 수사 전망을 자세하게 짚어봅니다.

그동안 삼성 뇌물죄 입증에 주력했던 특검,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국 법원은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구속영장 기각 이유와 의미부터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법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 글자 그대로를 살펴보죠.

▶ <우형준 / 기자>

법원은 대가 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등을 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한마디로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시켜 수사해야하는 특검의 논리가 부족했다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특검의 삼성 뇌물죄 수사와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요?

▶ <우형준 / 기자>

네, 먼저 특검의 수사 기간이 70일이란 것을 감안해 아직 정확한 증거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또 한편으로는 법원이 재벌봐주기식이 아니냐라는 비판도 있고요.

그런데 그동안 조의연 판사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했던 재벌기업 총수들을 보면요.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업체인 ‘옥시’의 존리와 롯데 비자금 수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신동빈 회장도 기각했습니다.

때문에 재벌봐주기 판결이다 이런 주장들이 나오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증거인멸의 우려 또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 그래서 구속 수사를 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이번 영장청구 기각이 원리 원칙에 입각한 판단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앞서 살펴본 법원의 짤막한 기각 사유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데 하나 하나 따져보죠.

우선 구속영장 기각의 의미를 어디까지 봐야할지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단순히 구속여부 판단하기 위한 과정이지만 기각 사유를 보면 뇌물죄 소명이 부족하다는 거죠?

▶ <우형준 / 기자>

여러 시각이 있습니다.

구속영장에 대한 실질 심사, 그러니까 가둬서 조사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래서 기각한거다라는 측면이 있고요.

또 조의연 판사의 영장기각 사유를 보면 대가 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가 부족했다, 다시 말해 특검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죄 입증의 부실했다는 측면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삼성이 주장한 뇌물죄 성립의 순서상 불일치 주장을 법원도 받아들인 겁니까?

▶ <우형준 / 기자>

아직 재판에 넘겨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원에서 받아들였다, 그렇게까지는 볼 수 없다고 보여지는데요.

삼성은 줄곧 박근혜 대통령의 협박과 강요에 최순실 일가에 어쩔 수 없이 거액을 지원했다는 점, 특히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 승마 지원을 압박받은 시점이 합병이 성사된 이후였다는 점에서 시기상 맞지 않다는 일관된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에도 이 부회장을 뇌물 공여자로 적시했거든요.

특검은 삼성이 최씨 측에 건넨 자금이 ‘대가성을 노린 뇌물’이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인데 법원은 아직 이 부분은 실제 재판가서 다퉈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제3자 뇌물죄와 단순뇌물죄를 동시 적용한 여러 개의 덫을 놓은 특검 전략, 결과적으로 패착 아니었습니까?

▶ <우형준 / 기자>

특검은 대통령과 최순실을 이익 공유관계로 규정했습니다.

최순실이 받은 돈은 대통령이 받은 돈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모든 뇌물혐의에 대해 단순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잠시 전문가 얘기 듣겠습니다.

[구태언 / 변호사 : 법리는 예비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요, 조건부로. 그걸 예비적 구성이라고 합니다. 또는 경합범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 A와 B구조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택적 공소사실, 그리고 예비적 공소사실이라고 하거든요. 선택적 공소사실은 A와 B, A가 되거나 B가 되거나 둘 중 하나는 유죄를 선고해달라… A와 B가 동시에 해당된다는 뜻도 되고, A이거나 B라는 뜻도 되고, A가 아니면 B다라는 뜻도 되는거죠.]

▶ <이한승 / 기자>

그러니까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포괄적으로 단순뇌물죄, 제3자 뇌물공여죄 모두 적용한 것은 패착은 아니다, 다만 뇌물죄에 대한 특검의 입증이 부족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더 따져봐야 한다, 그래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의 뇌물죄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건지 좀 짚어보죠.

특검은 영장 기각에도 수사기조의 핵심인 뇌물죄 프레임은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법원의 판단에 대해 특검은 강한 유감을 표시했는데 영장 재청구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우리가 녹화하고 있는 시점까지는 특검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죠.

▶ <이한승 / 기자>

이 부회장 영장 기각 이후 특검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들어보시죠.

[이규철 / 특검 대변인(1월19일) :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는 현재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법원의 기각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내부회의를 거쳐 향후 처리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영장 재청구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는 건데요.

재청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청구하려면 추가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특검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수사결과를 총동원해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추가 증거가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요.

혐의를 소명하지 못했고 아직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영장기각 사유를 봤을 때, 추가 조사를 통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한다고 해도 법리적인 다툼이 남아있는 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특검도 이 부회장을 재소환하는 문제에 대해 “필요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수사는 계속되고, 특검의 이재용 기소 방침도 달라지진 않았죠?

▶ <우형준 / 기자>

사실 구속영장이 기각은 돼 구속만 되지 않았을 뿐 불구속으로 기소해 재판에 넘겨지는 것은 같습니다.

때문에 특검은 재판까지 남은 시간 동안 이재용 부회장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특검의 계획대로라면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 한 후, 대통령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대통령 뇌물죄 수사와 또 앞으로 다른 기업들에 대한 뇌물죄 수사도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대통령 뇌물죄가 최대의 장벽을 만났는데 앞으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전망은 어떻습니까?

▶ <우형준 / 기자>

2월, 특검이 끝나기 전에 박 대통령을 불러 대면 조사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차질이 생겼습니다.

또, 그동안  지금 임명된 특검수사관들은 야당이 임명한 인물들이라 중립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여당쪽에서는 반발이 있었거든요.

특검은 이번 영장청구 기각으로 뇌물 공여자에 대한 혐의 입증에 암초를 만난 셈인데, 향후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더 어려워질 것 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특검의 2월 초 대통령 대면조사 역시 물건너 갈 가능성이 큰 것 아닙니까?

원래 강제성 없지만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지면 여론 등 압박이 커져 대면조사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었는데, 대통령 입장에선 기각으로 핑계거리가 생긴 셈입니다.

물 건너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지는데, 특검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삼성과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기업의 수사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 <이한승 / 기자>

그런 우려에 대해 일단 특검은 구속영장 발부와 상관없이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소환 수순은 아니지만, 향후 그렇게 하겠다는 말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로 봐서 해당 그룹 총수에 대한 구속까지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어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해당 기업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 <이한승 / 기자>

특검이 가장 많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총수가 구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피하고 싶었던 총수 구속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일단 안심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특검이 뇌물죄 입증을 위해 다른 기업들을 더 압박할 가능성도 있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SK와 CJ는 각각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사면 청탁, 롯데는 면세점 재승인 로비 등이 걸려 있어 그동안 특검 수사 대상으로 지목돼 왔는데요.

모두 대통령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재단에 돈을 낸 것일 뿐, 뇌물이나 부정청탁이 아니냐는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하면서 특검의 공세에 대한 대응 논리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당장 총수 구속 위기는 면한 삼성은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특검수사와 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어 안심할 순 없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진데, 그동안 특검수사로 인한 경영차질이 불가피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으로 특검수사로 인한 후폭풍과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삼성은 특검수사를 받으면서 경영차질을 빚고 있습니까?

▶ <이한승 / 기자>

네, 이 부회장이 구속은 피했지만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이 있고 불구속 수사도 진행될 수 있어 변수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아직 올해 투자나 채용 계획을 세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도 미뤄지면서 아직 신규 채용 규모조차 정해지지 못했고, 매년 3월 열리는 상반기 대졸 신입공채조차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삼성이 새해 경영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지 못하면서 4300곳에 달하는 협력사들도 연이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당장 구속을 면한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오던 사업들을 추진할 시간을 벌었죠?

▶ <우형준 / 기자>

네, 우선 삼성은 지난해 11월 우리 돈 9조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에 총력을 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걸려있는 문제가 미국에서 일부 하만 주주들이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이 부회장의 출국금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삼성전자는 주주들을 설득해 하만을 인수합병하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두고 다시 재정비 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과는 관계없이 SK나 CJ, 롯데 등 다른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인데, 만일 각종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경영차질이 불가피한 상황 아닙니까?

▶ <이한승 / 기자>

SK는 최 회장이 사법처리된다고 해도 이미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마치고 연초 17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13년에 구속됐는데, 그 이듬해인 2014년 SK그룹 시가총액은 예상과 달리 최 회장 구속 이후 오히려 12조원 가량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CJ는 아직 진행하지 못한 인사와 조직개편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고, 롯데는 최근 재개장한 월드타워 면세점이 다시 문을 닫게 된다면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한편에선 ‘역시나 이번에도’ 저편에선 ‘그래도 많이 달라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신청부터 기각까지를 지켜본 국민들의 엇갈린 반응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신가요?

난생 처음 수의를 입고 좁은 독방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가까스로 구속을 면한 이재용 부회장은 어느 쪽을 떠올렸을까요?

“역시나 이번에도” 일까요,  “그래도 많이 달라졌다”일까요?

그 어느 쪽을 떠올리더라도 아직 때가 이릅니다.

혐의는 여전히 남아있고  탄핵시계 역시 그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7-01-23 15:16 ㅣ 수정 : 2017-01-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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