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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낙하산 종말’ 제언] 1. ‘낙하산 인사’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김영교 기자 입력 : 2017-12-02 09:22수정 : 2017-12-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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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취재 파일

▶<최서우 / 진행자>
새 정권이 들어선 지 반년… 최근 금융권 수장들의 인사를 두고 낙하산 논란이 뜨겁습니다.

먼저 과연 낙하산 인사 기준은 무엇이고, 그로 인한 문제점은 뭔지 부터 짚어봅니다.  

낙하산, 낙하산, 이런 말을 많이 쓰는데 막상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라고 하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생각하는 낙하산 인사란 뭔가요?

▷<김영교 / 기자>
제가 생각하는 낙하산 인사는  위쪽에서 그러니까 정권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서 투명하지 않은 경로나 알 수 없는 경로로 어떤 자리에 사람을 내려 보냈을 경우를 모두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낙하산 인사를 가치중립적인 개념으로 보는데요, 그러니까 모든 낙하산 인사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나쁜 낙하산도 있고, 좋은 낙하산도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정권이 개입해 인사를 결정했어도 전문성이 충분히 검증이 되고, 해당 조직이나 사회에서 공감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낙하산 인사라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최서우 / 진행자>      
그러면 이광호 기자가 생각하는 낙하산은 뭐죠?

▷<이광호 / 기자>
저는 낙하산 인사의 조건은 전문성 부재와 권력의 개입, 두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보는데요.

보통 권력의 개입은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전문성 부재는 그 인물의 경력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잘 읽히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면, 이제까지 관료 출신 은퇴 인사가 민간 협회장에 앉게 되면 아무리 분야가 비슷해도 어떻게 민간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보다 일을 잘 하겠느냐는, 그러니까 전문성이 있냐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죠.

그런 문제를 통틀어 비전문성이 낙하산 인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서우 / 진행자>      
그러면 그런 비전문성이 해결된다면 절차는 무시해도 괜찮다, 이렇게 해석해도 되나요?

▷<이광호 / 기자>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절차와 공정성을 준수하고 그 절차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제3자가 나타나서는 안 되죠.

▷<김영교 / 기자>
거기에는 좀 동의할 수 없는데요, 어쨌든 결과의 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낙하산이 됐든 아니든 간에 성과가 뚜렷하게 나온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광호 / 기자>
그 성과가 뚜렷하게 나올 가능성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뒷말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김영교 / 기자>
그 투명한 절차라고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게 이른바 공모절차라는 건데요, 얼마나 투명성을 높여왔는지 의문입니다.

투명성을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형식에 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서우 / 진행자>      
그렇게 낙하산 인사가 문제인데 왜 낙하산 인사는 없어지지 않고 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건가요?

▷<김영교 / 기자>
현실적으로 낙하산 인사가 완전히 근절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어차피 정권이란 게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서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당끼리 경쟁을 통해서요.
                          
이런 경쟁을 통해 정권이 교체될 경우, 이전 정권과 다음 정권 간에 정책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

정책을 포함한,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에 있어서 말이지요.  
                                 
새로 들어선 정권 입장에서는 그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는 인물이 일을 해주길 바라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서우 / 진행자>    
이번 문재인 정권도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최근 금융권 수장 인사에서 정부와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는 인사로 참여정부 시절 올드보이들이 발탁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었지요?

▷<김영교 / 기자>
네. 최근 취임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60대 후반이자 2008년 금융감독원장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는데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출신이란 점 때문에 올드보이 낙하산이란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김지완 BNK금융지주회장도 70대에 노 전 대통령 부산상고 동문이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경제고문 출신이라서  올드보이, 낙하산, PK키워드 인사란 얘기가 나왔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코드인사’라며 직격탄을 날렸죠.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11월 3일 최고위원회의) : 우리 금융 산업 경쟁력이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고 바닥인 이유가 금융기관장은 아무나 해도 된다는 그릇된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적폐 청산하겠다는 정부가 또다시 올드보이와 관피아들에게 전리품을 나눠주듯 하다니 제정신입니까?]

▶<최서우 / 진행자>   
낙하산 인사가 문제라면 아예 내부승진으로 인사를 하면 낙하산 논란이 일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광호 / 기자>
내부승진과 낙하산 인사는 따로 놓고 봐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외부 인사가 들어오더라도 전문성이 확실하고 규정에 문제가 없다면 해당 조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데 충분히 활용되면서 동시에 낙하산 인사로 취급받지 않을 수 있죠.

내부승진 인사라고 해도 그 사람을 승진시키는 데 외압이 있었다면, 그리고 능력에 걸맞지 않는 자리를 잡게 된 것이라면 역시나 나쁜 낙하산 인사로 문제가 될 겁니다.

▶<최서우 / 진행자>  
지금 그 말에 딱 맞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이광호 / 기자>
네, 전 정부 금융권 낙하산의 상징처럼 남게 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죠.

산업은행 회장 시절에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은폐 의혹에 시달렸고 결국 그 부실 은폐 때문에 올해 초까지도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산업은행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의 부총재로 추천됐고, 역시나 낙하산 논란이 있었는데요, 돌연 자진하차하면서 국제적인 망신과 손실이 이어졌죠.
 
하지만 이 AIIB 퇴직 과정에서 홍기택 전 회장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김영교 / 기자>
김성주 전 대학적십자사 총재도 빼놓기 어려운 인사입니다.

패션브랜드 MCM을 보유한 성주그룹 회장이기도 한 김 전 총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 당시 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하면서 기업인 최초로 대학적십자사 총재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보은 인사다, 낙하산이다, 말이 많았습니다.

2015년 모금액이 목표 대비 92%에 그치면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00% 달성에 실패한데다가, 정작 총재 본인이 5년째 회비 납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능력과 자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최서우 / 진행자> 
낙하산의 조건…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일부 내용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얘기도 나옵니다.

이것저것 다 따지면 정작 쓸 사람이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을텐데 어떻습니까?

▷<이광호 / 기자>
네. 고향, 학교, 10년 전 참여정부 시절 행적.

이 세 가지가 지금 낙하산으로 비판받는 사람들의 주요 이유인데, 이 정도로 엮으려면 우리나라에 완전히 엮이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냐 되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실제로 SGI서울보증의 김상택 신임 대표이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법학과 출신이라서 창사 이래 최초의 내부 승진자인데도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둘 사이 나이 차이가 10년 가까이 나는데도 말이죠.

불법을 저지르는 선이 아니고 정부가 임명권이나 적어도 참여권을 가진 CEO라면 정부와 일을 잘 맞출 수 있는 사람을 쓰는 게 왜 문제냐는 볼멘소리까지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최서우 / 진행자>
낙하산 인사를 임명 절차상의 문제로 볼 것인지,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볼 것 인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될 것 같고요.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에 대한 해법은 찾을 수 있을텐데요.

낙하산 논란은 대개 임명 당시에 불거지기 마련인데 낙하산 인사가 결과론적으로 업무를 잘 수행한다면 문제는 없는 걸까요?

▷<김영교 / 기자>
낙하산이 나쁘냐 안 나쁘냐의 기준은 결국 일에 대한 전문성과 결과가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인사를 낼 시기에는 전문성이 있느냐 아니냐가 그 잣대가 될 것이고요, 두 번째 잣대는 임기가 끝났을 때 그 사람의 성과, 즉 결과물이 될 겁니다.  

▶<최서우 / 진행자>
실제로 낙하산 논란이 있었지만, 업무수행이 훌륭해 낙하산 논란을 불식시킨 케이스는 없었는지요?

▷<이광호 / 기자>
서강대 출신이라 서금회 일원으로 인식됐던 정연대 전 코스콤 사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코스콤은 금융권의 금융투자업계에 IT전문회사로 설립돼 한국거래소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관입니다.
 
처음에는 증권사들이 공동으로 전산을 이용하기 위한 회사였지만 최근 몇 년간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코스콤의 위치가 상당히 중요해졌죠.
      
정 사장은 지난 2014년 취임한 뒤 그 해 41억 원이던 영업이익을 2015년에는 102억 원으로, 지난해에는 173억 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단순 영업이익 개선 외에도 핀테크 산업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게 증권업계 안팎의 평가입니다.
                    
그러면서 정부 교체기에 조기 퇴임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임기가 이미 반년 전에 끝났는데도 쭉 사장직을 연장해 오다가 지난 23일 후임자가 정해지면서 퇴임했습니다.

▶<최서우 / 진행자>
낙하산 인사가 비난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임명 시스템과 실질적인 임명 주체의 불명확성 아닌가요?

실제론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데 정작 책임소재는 불투명하다는 점, 이게 어떻게 가능하고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불공정성이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요?

▷<김영교 / 기자>
앞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이란 표현을 써서 말씀드렸는데요, 두 세 단계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해당 기관에서 추천위원회를 통해 다섯, 여섯 배 숫자로 후보자들을 뽑고요, 그게 기재부의 공공기관 운영위로 넘어가 또 서너 배로 압축이 되죠.
                                          
작은 기관은 장관이, 큰 기관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게 되는데요, 제도적으로 봤을 때는 두 세 번의 스크린 과정을 거치니까 대통령이 다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죠.

그렇다면 그럼에도 왜 낙하산 논란이 일까? 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추천위라든가 공공기관 운영위라든가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정자가 누구다.’라는 소문이 돌아버리면,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를 펴면서 결과적으로 자질 검증보다는 코드 검증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지요.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7-12-02 09:22 ㅣ 수정 : 2017-12-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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