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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T&G 사장 후보 선정 일주일 만에 ‘속전속결’

조슬기 기자 입력 : 2018-02-06 14:16수정 : 2018-0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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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KT&G 사장추보추천위원회는 지난 5일 옛 한국담배인삼공사 출신으로 20년 넘게 KT&G에서 근무해온 백복인 현 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만장일치로 확정했습니다.

백복인 사장이 KT&G의 차기 수장으로 추대되면서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결정되면 이변이 없는 한 백 사장은 향후 3년 동안 KT&G를 이끌게 됩니다.

그런데 KT&G의 차기 사장 선발 과정을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일정부터 그렇습니다. KT&G가 차기 사장 후보자 지원을 받겠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건 지난달 30일 저녁입니다. 접수 기간은 바로 다음날인 31일과 이달 1일, 단 이틀이었습니다. 서류 심사는 곧바로 2일, 금요일부터 시작됐고, 주말을 거쳐 월요일(5일) 오전 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백복인 사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공모 시작부터 후보 확정까지 주말을 포함해 단 일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겁니다.

통상적인 사장 공모 절차의 경우, 공지 후 최소 5일 이상의 서류접수 기간을 갖고 면접 대상자를 가려 최종 결정까지 2주일 이상 소요됩니다. 물론 다른 기업의 경우입니다. KT&G는 일주일만에 이 모든 과정을 완료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특히 공모 접수 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에는 3년 임기동안 KT&G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자세히 설명하는 경영계획서도 포함돼 있습니다.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면 공개모집 공고를 확인하고 이틀 만에 서류 준비 및 접수가 가능할까요?

일정도 문제지만 사장 후보 심사 과정이 '깜깜이'로 진행된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몇 명이 지원했는지, 어떤 기준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했는지 등에 대해 사추위와 회사 측은 각각 "알려줄 수 없다", "사추위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른다"로 일관했습니다. 물론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KT&G는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2002년 민영화가 됐지만 담뱃세 등 국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국민연금(지분 9.89%), 기업은행(지분 7.53%) 등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입니다. 차기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후보자에 대한 외부 검증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단독 후보로 선정된 백복인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 전략으로 지난해 KT&G를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등극시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전략기획본부장 재임 시절, 인도네시아 담배 회사 인수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및 분식회계,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 등 각종 의혹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금융감독원의 감리가 진행중이고,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일부 前 임직원들은 백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장 공모 과정에서 이같은 의혹에 대해 백 사장이 어떻게 소명했는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의혹과 관련된 '꼬리표'는 계속해서 백복인 사장을 따라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입력 : 2018-02-06 14:16 ㅣ 수정 : 2018-0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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