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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집행유예가 남긴 것] 1. 이재용, 1년 만에 웃다

김영교 기자 입력 : 2018-02-10 09:20수정 : 2018-02-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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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353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특검과 삼성의 치열한 법리 다툼에서 1심 재판부는 5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삼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핵심 쟁점을 두고도 재판부의 판단이 갈린 이유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줬다는 논리로 2심에서도 12년을 구형했잖아요?

그런데 2심 재판부는 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한 청탁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어요?

▷<최서우 / 기자>
이번 항소심 재판의 핵심 쟁점은 묵시적 청탁을 재판부가 인정하느냐였습니다.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이 부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묵시적 청탁에 대한 인정 여부는 1심과 2심 재판부가 이번 사건을 근본적으로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전형적인 정경유착으로 규정했는데, 2심 재판부는 시각 자체가 달랐습니다.

대통령이 겁박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런 시각 차이가 뇌물 공여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면서 이 부회장의 형량이 낮아졌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2심 재판부의 판단은 특검의 논리 자체를 뒤집었는데 결국 부정한 청탁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뇌물죄 액수와 범위도 상당히 작아졌죠?

▷<김영교 / 기자>
네. 1심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묵시적인 청탁을 인정하면서 정유라 승마 지원 73억 원과 동계 영재 스포츠센터 16억을 합해 89억 원을 뇌물로 인정했는데요.

2심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 지배권 강화로 이어졌지만 애초에 경영권 승계 목표도 없었고, 따라서 박 전 대통령도 승계 작업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 정유라 승마 지원을 위해 최순실 코어 스포츠에 보낸 용역비 36억 원만 뇌물로 인정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이재용 부회장 뇌물죄는 다른 혐의들과 연결돼 있는데 이렇게 뇌물 액수가 줄어들면서 다른 범죄 형량도 줄어들었죠?

▷<최서우 / 기자>
뇌물로 인정된 금액이 줄다 보니 이와 연관된 횡령이나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한 재판부의 인정 범위도 줄었습니다.

뇌물을 주기 위해 회사 돈을 빼돌렸다는 게 특검 주장인데 뇌물 액수가 줄었으니 횡령금액도 81억 원에서 확 줄었습니다.

물론, 삼성이 집행유예를 감안해 2심 선고 전에 81억 원을 변제한 것도 반영이 됐고요.

항소심 재판부는 앞서 말했듯이 최순실의 코어 스포츠 용역대금 36억 원만 횡령으로 인정했고 말이나 차량대금, 영재센터 지원금은 횡령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범죄수익은닉 역시 용역대금만 유죄로 인정됐고 재산국외도피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번에 집행유예 선고를 한 2심 재판부 판단을 두고 논란이 뜨거운데, 잠시 후에 이 부분을 자세히 짚어보기로 하고요.

일단 2심에서 형량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재산국외도피죄였잖아요?

1심에서는 일부 유죄였는데 2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어요?

논리는 뭔가요?

▷<최서우 / 기자>
2심 재판부는 뇌물은 뇌물일 뿐 재산도피는 아니라는 겁니다.

뇌물 공여 장소가 해외였을 뿐,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켰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1심 재판부는 삼성측이 최순실의 독일 코어 스포츠에 송금한 용역대금 36억 원을 유죄로 인정했는데요.

1심 재판부는 이 돈이 뇌물인 동시에 횡령이고,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2심에선 뇌물과 횡령만 인정하고 재산국외도피는 아니라고 본 겁니다.

36억이 최순실 쪽으로 흘러들어갔지만, 이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고 주장한 삼성 측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2심 재판부 판결의 핵심은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 강요에 의한 피해자로 판단한 겁니다.

그렇다면 국정농단과 관련한 롯데의 K스포츠 재단 추가 지원 건도 무죄로 판결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김영교 /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을 위해 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돌려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죠.
 
이에 대해 롯데 측은 면세점 추가 승인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전에 결정된 사항이라는 입장인데요.

만약 법원이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처럼 대통령 겁박에 의한 뇌물사건으로 판단한다면 유리한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삼성 경영권 승계는 모호한 면이 있어 부정 청탁 입증이 어렵지만, 면세점 로비는 좀 더 구체적이라서 무죄를 단정하긴 힘들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강성헌 / 변호사 : 신동빈 회장의 경우 면세점 재승인이라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사안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고 내용이 신동빈 회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판단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또 하나 궁금증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액수가 특검 433억에서 1심 89억, 2심 36억으로 확 줄어들었기 때문에 뇌물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형량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최서우 / 기자>
일단 대법원이 판단을 기다려 봐야겠지만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이 줄어든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수수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점은 분명 박 전 대통령 측에 유리해진 점입니다.
    
다만, 2심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죄 질을 더 나쁘게 판단한 점이 변수입니다.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이 겁박했다고 했는데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뇌물수수죄의 형량 가중 요소로 ‘적극적 요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기준을 보면 수뢰액이 5억 원 이상이면 기본 형량이 9~12년, 죄질이 나쁘다는 등 가중요소가 있다면 11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강신업 / 변호사 : 특가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1억이 넘으면 10년 이상에서 무기징역 까지도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뇌물 액수가 줄었다지만 여전히 많고 더군다나 권력을 이용해서 겁박을 해서 뇌물을 받아냈다고 하는 측면이 그대로 적용이 된다면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죠.]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2-10 09:20 ㅣ 수정 : 2018-02-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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