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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재파일] 농협생명·KB증권 3조4000억 사업 탈락한 ‘황당한 이유’

KB증권, 1200원짜리 법인인감증명서 때문에 서류 실격으로 탈락

윤진섭 기자 입력 : 2018-02-12 11:23수정 : 2018-02-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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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4000억원에 달하는 신안선 사전적격 심사(PQ)결과과 금융업계에 적잖은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사업규모도 천문학적이지만, 금융사 중심 재무적 투자자(FI) 컨소시엄이 탈락한 결정적 이유가 너무도 허망(?)하기 때문입니다.

내막은 이렇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신안산선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농협생명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1단계 PQ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농협생명 컨소시엄이 탈락했는데, 이유는 농협생명 컨소시엄이 제때 필요 서류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만 따지면 농협생명 컨소시엄이 탈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사전전격 심사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것은 중요 결격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농협생명은 탈락 이유에 대해 전혀 이해 할 수 없다며, 필요하다면 제심의 요청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농협생명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데는 제출이 늦은 서류가 사업수행 능력, 시공, 설계, 재무 등 사업 관련 주요서류라고는 전혀 볼 수 없는 KB증권 법인인감증명서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가 밝힌 신안산선 제안요청서(RFP)에 따르면 모든 서류는 12월12일 고시일 이후 일자로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 타당성 조사와 함께 농협생명 컨소시엄의 28% 지분을 차지하는 KB증권이 고시일 이전 법인인감증명서를 제출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부랴부랴 농협생명 컨소시엄은 RFP조항에 따라 문제가 된 법인인감증명서의 보완된 사유서를 1월 26일에 제출하고, 나름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평가를 맡은 교통연구원 전문가 6명이 사유서를 보고,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하면서, 결국 농협생명 컨소시엄은 PQ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입니다.

농협생명 컨소시엄측은 고작 1200원짜리 법인인감증명서 때문에 사업성은 고사하고 능력조차 따지지 않고 PQ를 탈락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입장입니다. 재심의를 요구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농협생명 컨소시엄의 PQ 탈락은 재심의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국토부측은 "수조원 짜리 사업을 준비하면서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1200원짜리 법인인감증명서를 챙기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번에 심사를 맡은 교통연구원 6명의 전문가 모두 '튼튼한 두다리로 뛰지 않아 벌어진 이번 일'을 중대한 사유로 보고 평가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번복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3조4000억원이 넘는 대형 사업을 1200원짜리 법인인감증명서가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수백억원 들인 서류는 보지도 않은 채 접으라고 하는게 말이 되느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입력 : 2018-02-12 11:23 ㅣ 수정 : 2018-02-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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