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산업

[‘청탁금지법’ 그 후…투명해졌나] 1 ‘청탁금지법’ 엇갈린 ‘명암’

황인표 기자 입력 : 2018-02-17 09:19수정 : 2018-02-17 09:19

SNS 공유하기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 수수 같은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부정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 5개월이 됐습니다.

먼저, 말도 많았던 청탁금지법이 몰고 온 긍정적인 변화와 후유증은 뭔지 돌아보겠습니다.

황인표 기자, 가장 먼저 타깃이 된 집단이 공직 사회잖아요?

사실, 공무원들이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을 받으면 뇌물죄로 처벌하면 되는데, 굳이 청탁금지법을 만든 배경이 뭔가요?

▷<황인표 / 기자>
만일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받을 때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런데 업무 연관성이 없는데도 공무원들에게 일종의 보험용으로 뇌물을 주는 사례도 꽤 있거든요.

또한 여검사가  내연남인 변호사로부터 고급 자동차인 벤츠를 받았는데도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던 사례처럼 ‘대가성’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무원이 업무와 연관성이 없어도 100만 원 이상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으면 형사처벌을 받고요.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도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등 기준을 정해놓고 이 기준을 넘길 때마다 제재를 하자는 게 이 법의 취지입니다.

그만큼, 공직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자는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해석하시면 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청탁금지법 대상에는 공무원 뿐만 아니라 우리 기자들도 포함돼 있는데, 대상이 어디까지이고. 그 숫자는 어느 정도인가요?

▷<황인표 / 기자>
좁게 보면 공직자, 넓게 보면 사실상 모든 국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청탁금지법에 정한 기관과 단체를 보면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그리고 학교와 언론사도 포함됩니다.

이런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과 그 사람의 배우자도 청탁금지법 대상인데요.

권익위는 대상자를 약 4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기관수로 보면 모두 4만 1천여 곳인데 학교가 2만 1천여 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언론사가 1만 7천여 곳으로, 학교와 언론사가 97%를 차지합니다.

또 이들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뇌물을 준 일반 국민들도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전 국민이 청탁금지법 대상이라고 할 수 있죠.

▶<신현상 / 진행자>
자, 청탁금지법이 2016년 9월말부터 시행됐으니까, 1년 5개월 정도 됐어요.

시행 후 우리 사회가 좀 깨끗해졌습니까?

▷<김현우 / 기자>
네, 청탁금지법 덕분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공직사회가 더 깨끗해졌습니다.

실제 예를 하나 들자면 학교에서 고질병이었던 촌지 관행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부산시 교육청 조사에서는 학부모의 98% 이상이 학교가 청렴해졌다고 답할 정도였습니다.

선생을 포함해서 모든 공직자들이 더 청렴해졌다고 느끼는 국민은 절반이 넘는 57%에 달했습니다.

국민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85% 이상이 자신들의 업무가 더 공정해졌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공공기관 청렴도를 측정했더니 1년 전보다 금품 제공이 34% 줄었고, 향응 제공은 57%나 감소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 5건 중 3건이 자진신고였을 만큼 스스로 금품, 향응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공직사회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주로 받는 입장인 공직사회에서 이런 분위기면 아무래도 주는 입장인 기업들 접대문화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좀 달라졌나요?

▷<황인표 / 기자>
대다수 기업들의 접대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탁금지법 1주년을 맞아 작년 9월에 777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법 시행 전 분기당 2억 9300만 원이던 접대비가 시행 뒤 2억 7200만 원으로 약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해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의 접대비를 조사한 결과 전체 접대비가 15% 줄어들었습니다.

기업 4 곳 가운데 3곳이 접대비를 줄였고 특히 유한양행을 비롯한 제약업계의 접대비 감소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접대비 감소뿐 만이 아니라면서요?

기업 경영활동 전반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적지 않았다고요?

▷<김현우 / 기자>
네, 청탁금지법 덕분에 경영하기가 더 좋아졌다는 기업인이 4명 중 3명 정도일 만큼 많았습니다.

기업인들은 공무원들이 공정해졌고, 접대비용도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기업인들이 뽑은 법 시행 이후 가장 좋아진 점은 공무원의 공정성 향상과 회식 간소화, 비용 절감, 업무 효율화 순이었습니다.

한 대학의 연구에서는 공무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쓰던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 업무 효율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한 대기업 관계자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 포상금을 노린 란파라치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는데, 그동안 법 시행 이후 적발된 건수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김현우 / 기자>
부정청탁 금지법 시행 10개월 동안 위반 신고는 4000건 이상이었고, 실제 법 위반은 121건이었습니다.

위반 건 중에서 과태료가 부과된 건 29건이었고, 수사나 기소가 된 건 11건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적발된 사례 중 과태료 최고액은 1천만 원인데요.

소방서장이 부하 직원에게 소방법 위반 업체를 잘 봐주라고 부당지시를 내린 사례였습니다.

또 도로공사 간부가 하도급 업체로 부터 200만원을 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지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사회적으로 부정 청탁이 줄어들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고 하죠?

경제성장률 측면에서 효과는 어느 정돈가요?

▷<황인표 / 기자>
구체적인 연구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CPI, 부패인식지수가 10점 오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돌파 시점이 3년 정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란 곳에서 CPI를 산출하는데 우리나라의 2016년 CPI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76개국 중 52위입니다.

권익위가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CPI가 10점 올라갈 때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성장하는지 분석해봤더니 0.52~0.53%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 5년간 CPI가 10점 오르면 1인당 GDP는 2029년에 4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사회가 청렴해지면 공정성이 보장되고, 생산성이 올라가면서 경제성장률도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청렴도 개선은 사회 정의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반대로 이런 긍정적인 변화 뒤에 후유증, 그늘도 나타났는데... 식사나 선물 액수 제한으로 관련 업종들의  매출이 급감했죠?

이들 업종들이 받은 타격이 어느 정돈가요?

▷<김현우 / 기자>
네, 한국 행정 연구원은 한우농가와 화훼농가, 음식점의 경제규모가 부정청탁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4300억 원 정도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파급 효과로 국내 전체 총생산이 9000억 원, 고용은 4200여명 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체 GDP의 0.019%, 전체 고용의 0.015%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관행처럼 공직자, 기자들에게 주던 선물과 향응이 줄면서 관련 업종은 매출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작년 설 연휴에는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판매액은 1년 전보다25%, 400억 원이 줄어든 1240여억 원에 그쳤습니다.

그 만큼 농축수산업자들과 유통업계가 돈을 벌지 못한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2-17 09:19 ㅣ 수정 : 2018-02-17 09:19

SNS 공유하기

많이 본 기사

주요 시세

핫포커스

공지사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