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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그 후…투명해졌나] 2. “피해 보상” VS “법 취지 후퇴”

김현우 기자 입력 : 2018-02-17 09:22수정 : 2018-02-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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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상 / 진행자>
이런 업종별 피해 때문에 법 시행 취지에 공감을 하면서도 식사비와 선물, 경조사비용 상한선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바로 타격이 큰 업종들은 액수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입법 취지 후퇴라는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말, 시행령이 개정돼서 이번 설날부터 적용이 됐는데요.

하지만, 허용 액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지난해 말,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한액수가 어떻게 달라졌나요?

▷<김현우 / 기자>
선물비용 상한액은 5만원이지만 선물이 농축수산물이면 10만원까지 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가공품이라도 원료의 절반 이상이 농축수산물이면 10만원까지 선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신 경조사비는 상한액을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경조사비에 5만원을 넘는 화환이 포함되면 1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일단 매출이 뚝 떨어져서 울상이던 농축수산 농가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다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요? 

▷<김현우 / 기자>
일단 농가와 유통업계는 청탁금지법 개정을 반겼습니다.

올해 설 연휴 동안 백화점 농축산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10%에서 40%까지 늘어나, 농가와 유통업계 매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축산업계는 기준 완화에도 불만입니다.

왜 불만인지 들어보겠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정육코너. 대표적인 설 선물인 정육세트를 국내산과 수입산으로 나눠 비교해봤습니다.

가격은 10만 원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고기 부위나 무게에서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어느 제품을 선호하는 지 소비자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안수지 / 서울시 강서구 : 국내산을 10만 원으로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안효권 / 서울시 강서구 : 호주산이 나을 것 같아요. 한우가 일단 더 비싸잖아요.]

가격이 비슷하다면, 수입산이 낫다는 응답이 많습니다.

농축수산물 선물가액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설 명절기간 판매가 감소했던 5만 원 이상, 10만 원 이하, 선물 매출은 올 들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법이 개정됐어도 실제 농가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지는 미지수입니다.

[황엽 / 전국한우협회 전무 : 10만 원 이하 한우 선물세트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정도… 그래서 우리는 10만 원 해봐야 수입육만 (판매가) 좋아지기 때문에 한우는 득이 없다는 결론이고…]

실제로 소고기를 비롯한 주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은 지난해 설 명절과 비교해 대체로 하락했습니다.

수입 농축수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진 겁니다.

[이용선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 상대적으로 국내산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개정의 효과를 충분히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결국 가격이 비싼 한우 대신 수입산 쇠고기가 반사 이익을 누렸군요.  

사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농축수산 농가들이 피해가 크다며 반발이 심했잖아요.

그래서 개정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죠?

▷<황인표 / 기자>
그렇습니다.

청탁금지법 시행 1년이 지난 뒤 우리 농축수산물 분야의 타격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물비용 5만 원을, 우리 농축수산물의 경우 10만 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낙연 총리가 나서서 개정을 시사하자 권익위원장도 국회에 나와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국회에서는 “시장이 적응을 해가는데 정부와 권익위가 못 견디고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흔들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얘기 들어보시죠.

[박은정/국민권익위원장 : 가액 조정이라고 하는 것이 청탁금지법의 본래적인 취지, 근본정신 이런 것들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권익위가) 앞장서서 이렇게 바꾸게 되면 김영란법이 지켜야 할 청렴사회 방파제에 저는 금이 간다고 생각합니다.  곧 무너질 거라고 생각해요.]

▶<신현상 / 진행자>
'청렴사회 방파제가 무너질 것이다' 라는 지적이 눈길을 끄는데, 한우 농가도 불만이고 타격을 입은 다른 업종들도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요?

▷<김현우 / 기자>
네, 개정 이후에 추가 완화 요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앞에서 축산업계가 청탁금지법 개정에도 불만이 크다고 했는데요.

축산업계는 한우선물세트 70%가 10만 원을 넘는다면서 선물 상한선을 없애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습니다.

선물 기준이 완화되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곳도 나왔는데요.

대표적으로 음식점들은 청탁금지법 때문에 손님이 줄고 최저 인건비가 오르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며, 식사비 상한선을 5만 원 이상으로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실제로 현재 국회에 계류된 청탁금지법 관련 개정안이 많다고 하던데 어떤 것들인가요?

▷<황인표 / 기자>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청탁금지법 개정안을 검색해보니 모두 16개의 법안이 계류 중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올라온 법안이 우리 농축수산물을 선물할 때는 아예 상한액을 두지 말자는 법안이었고요.

꽃 등 화훼와 전통주도 가격 제한을 두면 안된다는 개정안도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예외 조항을 두다보면 법안의 근본 취지가 후퇴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양세영 /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사무처장 : 농수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입장과 고충을 충분히 이해를 하고 법의 핵심적인, 반드시 지켜야 된다는 것은 아니라지만 (법)적용이나 실천 측면에서 자꾸 예외를 허용해가다보면 나중에 유명무실해질 수가 있거든요. 이제는 극히 예외적인 부분만 허용을 하고, 전체적으로 법이 안정적으로 끌어가는 쪽에 주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정부가 앞으로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지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처음 이 법을 만든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가 궁금하네요?

▷<김현우 / 기자>
네. 부정청탁금지법을 만든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공직자는 식사나 선물을 받지 말라는 청탁금지법의 취지가 훼손됐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해 한 강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은 1원도 주고 받지 말자는 것이었는데, 부득이한 경우 예외를 만든 것이 마치 그 예외 규정 안에서는 다 허용되는 것처럼 돼버렸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2-17 09:22 ㅣ 수정 : 2018-02-17 09:22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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