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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회 탈출 ‘기대 반 우려 반’] 2. “월급 깎이는데 저녁 있는 삶?”

황인표 기자 입력 : 2018-03-10 09:21수정 : 2018-03-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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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과로사회 탈출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데요.

특히,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상승에 추가 인건비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근로자들 역시 줄어드는 임금이 걱정입니다.

근로시간 단축이 몰고올 파장과 논란을 짚어보겠습니다. 

황 기자, 정부는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추가로 사람을 뽑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당장 추가 인건비 부담이 고민일 수밖에 없겠어요?

▷<황인표 /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추가적으로 인건비가 얼마나 늘어날지 계산해봤는데요.

모두 12조 원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이 12조원 중 70%가 중소기업의 부담이었습니다.
    
대기업은 이미 주 40시간 근무나 많아야  52시간 근무를 도입한 곳이 대다수기 때문에 추가 인건비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소 기업은 그렇지 못한 겁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특히 최저임금 인상보다 근로시간 단축이 더 큰 부담이라고 합니다.

사용주의 얘기 들어보시죠.

[리포트 : 서울시 온수동에서 특수강 업체를 운영하는 이의현씨 앞으로 근로시간이 줄면 현재 직원만으로는 생산량이 3~40%나 줄게 돼 요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납기를 맞추려면 사람을 더 써야하는 데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의현 / 대일특수강 대표 : 인력은 굉장히 부담이 되는 것이죠. 장비를 자동화된 것으로 최대한 대체하려고 노력하죠. 그렇게 절감하지 않으면 유지가 안 되니까.]

▶<신현상 / 진행자>
인건비 부담 때문에 추가 인력을 뽑기 보다, 공장 설비를 자동화해서 부족한 일손을 메우겠다는 분위기인데요.

이렇게 되면 근로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나누고 늘리겠다는 정부의 계획과는 반대되는 상황 아닌가요? 

▷<황인표 / 기자>
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임금 수준은 낮고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죠.

그래서 지금도 대다수의 젊은이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데요.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부담 때문에 사람을 더 뽑지 못하고 예전보다 인력을 더 줄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일자리 나누기 효과가 오히려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렇게 기업들은 추가 인건비 부담이 불만이지만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노동자들은 당장 월급 봉투가 얇아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요?

▷<김현우 / 기자>
네, 휴일, 연장 근로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득도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특근이나 주말 수당 비중이 높은 제조업 근로자, 그 중 월급이 적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소득 감소폭이 클 수 있습니다.

[리포트 : 인천의 한 원두 무역업체에서 일하는 서진범씨. 그동안 초과근무를 하고나서 받는 수당이 쏠쏠했지만, 앞으로 근로시간이 대폭 줄면 이런 수당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게 됐습니다.]

[서진범 / 원두 무역업체 근무 : 초과수당이 10~15% 정도 차지했었는데요. 주말이라든가 공휴일에 일을 안 하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급여가 줄어든다는 생각 때문에 생활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리포트 : 현재 주 68시간 일하고 월 기본급 209만원에 초과수당을 합쳐 251만원을 받는 중소기업 생산직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줄면, 기본급은 209만원으로 같지만 초과수당이 줄어 227만원 밖에 못 받게 됩니다.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면, 월 평균 임금은 4.2%, 17만4천원이 깎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00인 이하 중소사업장의 월 평균 임금 감소율은 4.4%로, 3.6%인 대기업 근로자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렇게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부분 때문에 노동계가 휴일수당 중복 할증을 주장해왔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이번 법 개정에서 반영이 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죠?

▷<황인표 / 기자>
주말, 즉 휴일에 일을 할 경우 휴일이자 연장근로이기 때문에 각각 50%씩을 더 받아 본래 평일에 받던 임금의 두 배를 받아야 한다는 게 근로자 측의 주장이었습니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사용자 부담을 이유로 수용되지 않고, 휴일 근무 12시간 중 8시간 까지는 150%, 8시간을 넘을 경우 200%를 지급하기로 했는데요.

노동계에선 근로시간 단축으로 타격이 큰 저임금 노동자를 생각하면 휴일 수당 중복할증이 꼭 필요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현재 휴일 수당과 관련해서 대법원에서 소송 중인 건들이 있는데 대법원 판결에 따라 파장이 예상되고 있죠?

▷<김현우 / 기자>
빠르면 이번 달 안에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2배를 휴일 수당으로 달라는 성남시 환경미화원 소송 판결을 내립니다.

만약 대법원이 환경미화원의 손을 들어주면 8시간 이하는 1.5배만 주기로 한 근로기준법과 배치되기 때문에 큰 혼란과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대법원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맞춰 판결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변재욱 / 리셋 법률사무소 변호사 : 법원은 개정된 법률의 입법취지를 반영해서 판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마련된 근로기준법 개정안 역시 사법부의 최종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업종마다 상황이 달라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인데 대표적인 게 탄력근무제죠?

재계는 탄력근무제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왜 그런가요?

▷<황인표 / 기자>
탄력근무제는 쉽게 말해 시기에 따라 업무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근무형태를 말합니다.

가장 손쉬운 예로 ‘한철 장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에어컨이나 아이스크림, 옷과 같이 한철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공장의 경우 노사 합의를 따라  1년 중 3개월 동안은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재계는 “노동시간이 줄어드는데 현행법의 3개월만으론 한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탄력근무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이번 법 개정 때 재계가 주장하는 탄력근무제 기간 연장이 반영이 안됐어요.

왜 그런 겁니까?

▷<황인표 / 기자>
여당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탄력근무 시간이 늘어나면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발 때문에 결국 기존처럼 3개월만 초과근무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여야는 "근로시간 단축이 어느 정도 정착된 2022년 말까지 탄력근로시간제도의 확대 적용을 논의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앞서 중소기업계가 요구해온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주 8시간 특별연장근로 허용’도 제외했는데요.

여당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특별연장근로가 허용되거나 탄력근무 시간이 늘어나면 노동시간단축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발 때문이었습니다.

또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늘리자는 게 또다른 정책 목표인데, 기존 인원이 일을 더 하면 일자리 창출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탄력근무제 기간을 늘리는 문제는 앞으로 시간을 더 두고 논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또 하나 대부분 전문직의 경우, 포괄 임금제를 적용해왔는데 먼저 포괄임금제가 뭔지 간단하게 짚어주시죠.

▷<황인표 / 기자>
네. 먼저 포괄임금제는 각종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기자나 영업 사원처럼 근로 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힘든 경우 초과 근로 시간을 매번 계산히지 않고 매달 일정한 금액을 시간 외 근로 수당으로 주는 제도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사무직 10명 가운데 4명이 포괄임금제를 적용받고 있는데 주로 전문직이라고 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포괄임금제 적용을 받는 직종들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죠?

▷<황인표 / 기자>
현재 주당 68시간 근무 포괄임금제에서는 주당 기본 40시간에 초과근무 12시간, 주말 16시간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만약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주말 16시간을 빼야 하고 이에 따라 급여를 줄이는 것도 논리적으로 가능합니다.

일은 그대로 하고 수당은 적게 받는 셈인데요.

실질급여가 줄어들기 때문에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3-10 09:21 ㅣ 수정 : 2018-03-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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