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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과로사회 탈출 ‘기대 반 우려 반’] 3. ‘일과 삶의 균형’…안착하려면?

김현우 기자 입력 : 2018-03-10 09:27수정 : 2018-03-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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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근로시간 단축법 통과로 과로사회 탈출을 위한 대장정의 막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안착 시키려면 어떤 보완책이 필요한 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가장 많이 우려하는 점이 바로 중소기업들의 추가 인건비 부담과 근로자들의 임금이 줄어든다는 점이 잖아요?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까?

▷<김현우 / 기자>
중소기업이 생산량과 인력을 줄이지 않도록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전문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관건은) 추가 일자리 확보니까 그런 차원의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연계해서 재정지원을 한다든지 생산체제와 근무체제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된 컨설팅 지원을 한다든지….]

이런 지적대로 정부는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줄이고 근로자를 새로 뽑으면 80만원, 임금을 유지하면 최대 40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세금 혜택을 주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공인노무사를 보내 근로시간 단축을 도와줄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정부 지원책은 더 나올 예정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1년 7월이 가까워져야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완성 된다는 입장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번 근로시간 단축법 시행은 주 5일제 근무 도입 당시와 상황이 비슷한 것 같은데요.

먼저 우리나라에 주 5일제는 언제 처음 시행됐나요?

▷<김현우 / 기자>
주 5일제는 2004년 7월부터 시행됐습니다.

공공기관과 근로자 1000명 이상인 대기업부터 시작해서, 민간기업들은 규모에 따라 유예기간을 두고 매년 단계적으로 도입됐습니다.

마지막으로 2011년 7월에 20인 미만 5인 이상 기업에도 주5일제가 적용됐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 당시에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었죠?

▷<김현우 / 기자>
네, 지금 근로시간 단축을 반대하는 것과 유사한 이유로 기업들이 반대했습니다.

주5일제 도입되기 전에 중소기업연합회가 노동부에 탄원한 내용을 보면, 인건비와 운영비가 크게 늘어나고, 신규 채용은 더 어려워져 인력 부족이 심해지고, 대기업들의 주문을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면서, 도입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구했었습니다.

다만 주5일제가 도입될 때는 우리나라 경제가  4에서 5%로 성장하던 때였습니다.

지금은 3%대 성장도 간신히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우려들을 해소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이 조기에 안착돼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김현우 / 기자>
네, 근로시간 단축 법안이 통과된 후에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과로사회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지만, 부작용도 걱정하며 대책 마련을 강구했습니다.

대통령의 우려를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 대통령 : 단기적으로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고 노동자의 임금이 감소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임금체계 개선, 생산성 향상 등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 주시길 바랍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정부가 인건비와 임금감소분을 재정으로 직접 지원을 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도 많죠?

▷<김현우 / 기자>
네, 재정 지원은 밑빠진 독에 세금을 붓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근로자는 1400만명이 넘습니다.

유예기간이 끝난 후 이들이 모두 40만원을 지원받는다고 가정하면, 매달 5조6천억원이 필요합니다.

실제 필요한 재원은 이 보다 적겠지만, 절대 적은 액수는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로시간 단축이 연착륙하지 못하면 국민 부담은 커지는데, 지원은 중단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려면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놓고서도 논란이 있다면서요?

▷<황인표 / 기자>
5인 미만 사업장은 작은 규모의 공장이나 소규모 식당, 숙박업소 등인데요.

한국노총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수는 558만 명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 수 1990만 명 중 28%에 달합니다.

대부분 영세사업장이라서 임금 지불 능력도 부족하고 근로시간 준수 여부를 단속하기도 힘들어 제외했습니다.

사실상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사회보험 미가입자도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데,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가장 먼저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제외된것을 두고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뒤늦게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으니까 앞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동안 전문직에 적용하던 포괄임금제, 너무 남발했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IT업계 등 일부 업종에서 ‘무제한 노동’의 도구로 악용됐다는 지적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임금 체계도 같이 손질도 필요한거죠?

▷<김현우 / 기자>
네, 그래서 정부는 꼼수 포괄임금제는 금지할 계획입니다.

주당 52시간 넘게 일을 시키면 근로기준법 위반이지만,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업종은 대법원이 예외를  허용했는데요.

그런데 일한 만큼 정당한 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포괄임금제 계약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 문제입니다.

정부는 포괄임금제 지침을 만들어서, 지침에 어긋나는 업종은 포괄임금제 계약을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법정 근로시간이 짧아졌다는 이유로 기업이 포괄임금제 근로자의 임금이 깍지 못하도록 지도, 감독할 방침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근로시간 단축이 되면 근로자들의 노동 생산성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생산성 강화를 위해선 어떤 점들이 개선돼야 할 것 할까요?

▷<황인표 / 기자>
먼저 근로자 입장에선 당연히 예전보다 집중해서 업무처리를 끝내야 합니다.

그래야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마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노동시간이 짧은 유럽의 경우 근무 시간 중에 사적인 전화나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야 정해진 시간 안에 일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업도 기존의 업무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야근이 잦은 직장의 경우 우스개 소리로 “어차피 야근할 건데 낮에 뭐하러 일하냐?”이런 한탄도 있거든요.

최근 몇몇기업들에서 벌써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데요.

오전과 오후 중에 집중근무 시간을 정해서 이 시간대에는 회의도 하지 않고 흡연실도 폐쇄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퇴근 시간을 넘어서까지 일을 하려면 부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근로시간 단축.. 우리 사회의  노동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안착을 시키려면 기업들 차원에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김현우 / 기자>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을 장기적 투자로 보라고 기업들에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시죠.

[김성희 /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주는 것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서 얻었던 초과이익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란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노동시간 줄어든 만큼 그대로 인건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비용은 분담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흐름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구조적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작용할 수 있도록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마지막으로 근로시간 단축, 분명 취지는 좋은데 왜 이렇게 논란이 커지는지 정리해 볼까요?

▷<김현우 / 기자>
근로시간 단축은 지금 세가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첫번째 딜레마는 법이 보호하려고 했던 약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입니다.

대기업 근로자,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고소득자가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저임금 노동자는 소득이 줄어 생계를 걱정하게 됐습니다.

두번째 딜레마는 근로시간 단축만으로는 이런 약자들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약자들도 혜택을 누리려면 임금 수준이 높아져야 되고, 그럴러면 중소기업의 생산 효율이 향상돼야 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 갑질 등이 사라져야 됩니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상황에서 겹겹이 쌓인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세번째 딜레마는, 불가능해 보일 만큼 어렵지만, 사회 약자들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더 적게 일하면서 더 여유있게 살도록 만들어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딜레마들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의 논란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3-10 09:27 ㅣ 수정 : 2018-03-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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