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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의 삼성? 사람도, 시스템도 ‘구멍’ ] 1.구멍 뚫린 내부 통제…‘배당 참사’

김현우 기자 입력 : 2018-04-14 09:07수정 : 2018-04-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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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삼성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잠정 실적을 발표한 날.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식으로 잘못 배당하는 사상 최악의 금융사고를 냈습니다.

‘관리의 삼성’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낸 원인은 ‘구멍난 내부 통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금융시장 40년 만의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주식배당 사고 발생 원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정리된 영상부터 확인해 보시죠.

[영상 : 지난 6일 오전 9시 45분, 삼성증권은 사내망을 통해 주식 배당 매도금지를 공지했습니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결과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이를 무시한 채 20분 넘게 501만 여 주의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인터뷰 : 원승연 / 금융감독원 부원장 : 삼성증권의 일부 직원은 회사의 경고 메시지 및 매도 금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착오 입고된 주식을 주식시장에 매도하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였습니다.]

삼성증권의 늦장 대응도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주식 입고 착오를 인지한 뒤 37분이 지난 뒤에야 시스템 상으로 임직원의 전 계좌에 주문정지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또 삼성증권이 사태가 발생한 뒤 이틀이나 지나서야 공식사과문을 냈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 장범식 /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일들이 (벌어졌고) 직원들로서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자체 조사와 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텐데…]

삼성증권은 16명 징계는 물론 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액도 전액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매도 규모가 컸던 일부 직원은 20억원 안팎을 물어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보신 것처럼 일부 직원들이 잘못 들어온 주식으로 대박을 노리다 쪽박을 차게 생겼습니다.

사상 최악의 주식 배당 사고.

일차적으로는 배당금 입력 실수였지만, 파장이 더욱 커진 것은 직원들의 이런 도덕적 해이를 차단할 내부 통제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건 경위부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현우 기자, 직원의 실수가 발단이라고 하던데, 주식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파장을 몰고온 실수가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김현우 / 기자>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인 직원에게 한 주당 1000원씩, 총 28억원 정도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배당금을 주식 배당으로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28억주가 지급되는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한 주당 3만5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시가로 대략 100조원, 지난해 국가 예산의 25%에 달할 만큼 천문학적 규모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직원의 이런 엄청난 실수가 있었는데도 삼성증권의 뒤늦은 대응 때문에 파장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이한라 / 기자>
네, 삼성증권의 사고 당일 대응 상황을 보시죠.

주문이 잘못 들어간 시점은 6일 오전인 9시 31분.

그로부터 15분 뒤, 사고를 인지한 삼성증권은 내부 직원들에게 매도 금지를 공지합니다.

최종적으로 주문이 차단된 시간은 20여분이 지난 10시 8분 하지만 이 37분동안 일부 직원들은 엄청난 양의 주식을 팔아 치웠고,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총 16명의 직원들이 무려 500만주가 넘는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도 출렁였는데요.

20분 만에 삼성증권 주가가 12%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회사에서 잘못 입고된 주식을 매도하지 말라는 공지를 내보냈다고 했는데요.

이를 무시하고 일부 직원들이 마구잡이식으로 팔아버렸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네요?

왜 그랬을까요?

▷<김현우 / 기자>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매도한 직원 대부분이 증권 전문가였는데요.

회사 경고가 없었어도 주식이 잘못 배당됐고, 팔면 안 되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식을 판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초단타 매매를 노렸다는 추측 정도만 나오고 있는데요.

이유를 떠나서 증권회사 직원이 증권 시장을 교란시켰기 때문에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신현상 / 진행자>
대형 증권사, 그것도 삼성이라는 곳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다니, 그래서 황당하면서도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가 증권가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고요?

▷<이한라 / 기자>
네, 자판보다 굵은 손가락으로, 소위 살찐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르다 숫자를 잘못 입력하는 이런 실수를 두고 ‘팻 핑거’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올해 초,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주문 실수로 62억원의 손실을 냈습니다.

담당 직원이 코스피200 옵션의 매수와 매도 주문을 잘못 입력하면서 지난해 당기 순이익의 절반이 날아간 겁니다.

2010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이 파생상품을 0.8원으로 매수해야 하는데, 80원으로 잘못 입력해 주문하면서 100억원대의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주문 실수로 급기야 파산에 이른 곳도 있습니다.

지난 2013년 한맥투자증권은 주문 실수로 462억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당시 일부 증권사들은 이익금을 돌려주기도 했지만 싱가포르의 한 업체가 400억원에 가까운 이익금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결국 한맥투자증권은 문을 닫았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잘못 들어온 주식을 팔아치운 직원도 그렇지만,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회사 내부 시스템상의 문제가 더 컸던 것 아닌가요?

▷<김현우 / 기자>
네, 조직이 직원의 실수, 부정을 막아야 되는데 그 역할을 못했습니다.

배당금 지급처럼 중요한 업무를 팀장 등 상사가 확인하는 과정이 없었고요.

회사 측의 매도 금지 지시를 직원이 어긴 것을 보면 내부 기강도 약해진 것 같습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미래전략기획실이 해체되는 등 그룹에 큰 사건이 연이어 터졌는데요.

그 영향으로 계열사의 조직관리가 허술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일종의 수탁자 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은 것들이 그룹 총수, 사장단부터 계속 사건이 터지면서 밝혀졌습니다. 그러니 그 밑에 중간 관리자들도 그런 수탁자 의무같은 기본적인 직업 윤리의식이 굉장히 해이해졌다고 보이고요. 과거처럼 관리의 삼성이 작동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품었는데 이번에 삼성증권 사태에서 그런 단면이 나타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4-14 09:07 ㅣ 수정 : 2018-04-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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