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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재파일] ‘조건부’ 재승인 받은 롯데홈쇼핑…前 경영진 비리는?

장지현 기자 입력 : 2018-05-08 19:12수정 : 2018-05-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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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이 지난 3일 사업 재승인을 받으면서 2000여 명의 직원들과 400여 개 협력 업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전직 경영진의 비리 때문에 이들의 '운명'이 위태로웠던 것입니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는 2015년 진행된 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로비와 불법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올해 초에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대가성 뇌물을 줬다는 의혹도 받았습니다. 전 전 수석은 관련 혐의로 정무수석직을 사퇴했고 역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의 비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신헌 전 대표는 납품업체로부터 수 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과 추징금 88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과연 이번에도 정부가 롯데홈쇼핑에 대해 재승인을 결정할 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결론은 업계 최초로 두 번 연속 3년짜리 조건부 승인. 통상 홈쇼핑 재승인은 5년 단위입니다.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과연 무슨 '조건'을 붙여 다시 사업 승인을 내줬냐는 겁니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2015년 재승인 때는 구체적인 중소기업 활성화 , 공정거래, 거버넌스 이행 계획을 받아서 매년 이행 내용을 점검했다"며 "이것이 재승인의 조건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재승인은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심사가 진행됩니다. 2015년 롯데홈쇼핑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부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경영투명성위원회를 통해 청렴경영을 하고 청렴 옴부즈만 제도 운영을 통해 임직원의 부정과 비리사건을 평가하고 감사하겠다"고 적어놨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대표이사가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조건부'는 사업계획서에 적힌 이행 내용을 수행했느냐 안했느냐만 판단하는 기계적인 기준이라는 얘깁니다. 예를 들어 경영투명성위원회를 설치했는지는 확인하지만, 임직원들의 비리 혐의는 재승인의 가부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9가지의 재승인 심사항목 가운데 비리혐의를 판단하는 항목도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과 중소 협력업체의 운명을 쥐고 있는 경영진의 비리 문제는 더 큰 비중을 두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요?

롯데홈쇼핑 내부에서도 정부의 이번 조건부 재승인을 사실상 정부의 마지막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곧 롯데홈쇼핑에 승인 교부장을 주면서 다시 '구체적 조건'을 확정해 통보할 예정입니다. 롯데홈쇼핑 직원들과 협력업체의 '운명'은 3년 뒤 또다시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구체적 조건'이 알맹이 없는 '독'이 될 지, 비리로부터 회사를 살리는 '약'이 될 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최소한 세 번 연속 '조건부' 승인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입력 : 2018-05-08 19:12 ㅣ 수정 : 2018-05-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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