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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석달간 이자로 10조 번 은행들…관치(官治)는 뭐하나?

윤진섭 기자 입력 : 2018-05-10 11:26수정 : 2018-05-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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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5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빚과 부동산을 잡겠다고 내놓은 대책만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돈줄을 죄겠다는 대책이 핵심인데, 올 들어 대출 규제는 더욱 촘촘해지고, 야박할 정도로 문턱도 높아졌습니다. 

신규대출을 해줄 때 기존 주택대출 원리금은 물론 마이너스대출, 카드대출 같은 신용대출도 고려해 대출금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은행돈 쓰는 게 무서웠는데, 이젠 무서운 은행돈 보기조차 힘들어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돈 놀이하기 힘들어지면서, 돈벌기가 녹록치 않겠구나' 하는 예측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 각종대출 규제속 은행들, 석달간 10조원 육박하는 이익 올려 

그러나 웬걸요.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올 1분기 국내은행들이 거둔 이자이익만 9조7000억원. 불과 석달만에 10조원 가까운 이자이익을 거뒀는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9000억원이나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이 같은 실적에 은행들은 '표정관리'가 한창입니다. 이자놀이로 앉아서 돈 벌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상 은행들이 돈 버는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땅짚고 헤엄치기식에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을 시켜 이익을 늘리는 기법입니다.

♦ 예대마진 통한 천문학적인 이익 챙기기 

물론 은행들은 시장원리를 앞세워 비난의 예봉을 피하고 있습니다. 시중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니 대출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고, 은행은 여전히 돈이 남아도는 상황이어서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만큼 빨리 올릴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저축을 해도 고객들이 손에 쥐는 이자는 쥐꼬리인데, 은행은 여전히 석달만에 수조원의 이익을 챙기는 현실. '시장 원리여서 어쩔 수 없다'는 은행들의 하소연을 이해해줄 고객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실상 은행이 거둔 이익은 결국 고객들이 낮은 금리로 예금하고 높은 금리로 대출해 부담한 예대마진에서 나온 것입니다. 은행이 예대마진을 통한 손쉬운 경영을 고수하려 할때 고객은 은행이 아닌 다른 금융권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아니면 은행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관치(官治)'가 고객을 대신에 은행창구를 방문하는 건 아닐까요? 

사족 : 그렇다면 다른분야에서 은행이 영업을 잘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외 부분에서는 장사를 잘 못했습니다.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8000억원으로 1년 전(2조4000억원)보다 7000억원(28.4%) 줄었습니다. 비난을 받으면서도 은행이 예대마진에 집착하는 이유. 다른 분야는 잘 못하기 때문이 아닐지요?   

입력 : 2018-05-10 11:26 ㅣ 수정 : 2018-05-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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