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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배당사고…남은 의혹은?] 1. 예고된 참사…통제 시스템 ‘구멍’

김현우 기자 입력 : 2018-05-12 09:10수정 : 2018-05-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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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국내 자본시장 40년 역사상 초유의 금융 참사로 기록된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사고.

금융 감독당국이 중간 검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결론은 내부 통제와 전산관리 시스템이 국내 대형 증권사라고 하기에는 낯 뜨거울 정도였다는 겁니다.

먼저 금융 감독당국이 발표한 삼성증권 배당 사고 원인부터 알아보죠.

김현우 기자, 먼저 이번 사고, 발생부터 원인까지 간략한 개요부터 짚고 넘어갈까요?

▷<김현우 / 기자>
이번 사태는 삼성증권이 지난달 6일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의 계좌에 1주당 배당금 1000원씩 모두 28억 1000만 원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1000주로 잘못 입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총 28억 1000만 주의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주식이 발행되는 사상 초유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이죠.

이날 주식시장 개장 30여 분 만에 우리사주 조합원 22명이 1208만 주를 매도 주문했고요.

이 가운데 16명이 매도 주문을 한 501만 주가 팔렸습니다.

대량 매도로 삼성증권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12% 가까이 급락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삼성증권을 특별 검사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금감원이 이런 엄청난 사고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지목한 것이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 문제였는데요.

강예지 기자,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유령주식 유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고가 발생하게 된 건가요?

▷<강예지 / 기자>
우리사주 배당 과정을 보면 현금배당과 주식배당 절차가 다른데요.

현금배당은 조합장을 거쳐 조합원에게 지급되지만, 주식배당은 예탁결제원과 증권금융, 그리고 조합장을 거쳐서 조합원에게 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삼성증권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 지급 항목이 한 화면에 설계돼 있어서 사고 가능성이 높았는데요.

현금배당을 하려면 7번 ‘일괄 대체 입금’을 눌렀어야 했는데 실수로 ‘1번 우리사주’를 누르면서 대형사고가 터진 거죠.  

특히, 입출금 순서를 뒤바꿔서 처리한 것이 결정적이었는데요.

정상적인 경우라면 우리사주 조합장 계좌에 있는 주식이나 현금을 먼저 출고 한 뒤에 그 수량이나 금액만큼 조합원 계좌로 입고돼야 합니다.

그런데 삼성증권의 경우 거꾸로 조합원 계좌로 먼저 입고한 후에 조합장 계좌에서 출고를 처리하고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대량의 주식이 한꺼번에 직원들 계좌로 들어갔는데도, 사고가 예방되지 않았던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삼성증권, 여느 금융사에 비해 전산망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하던데, 정말 기본 설계부터 허술하기 짝이 없었군요?

▷<김현우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시스템에는 오류를 검증하고 입력 거부를 하는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없었습니다.

발행주식 8900만주보다 30배 많은 주식이 우리사주 통장에 입고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은 1999년 만든 뒤에 20년 가까이 한 번도 개선을 하지 않았고요.

지난 1월, 주전산 시스템을 교체할 때도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오류검증 테스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증권사라는 명성이 부끄러울 정도로 전산관리가 허술했습니다.

[원승연 / 금감원 부원장 : 이런 기본적인 전산 시스템의 문제가 이번 삼성증권 배당 시스템 오류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파악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전산시스템도 문제지만 사태를 키운 건 삼성증권 측의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죠?

▷<강예지 / 기자>
네, 사고 발생 후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에게 알렸지만, 모든 직원을 통제하기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휴대폰 문자나 전화, 또 사내 방송 등을 통해 발 빠르게 사고 사실을 알렸어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은 물론 임직원들의 매도 주문을 막을 프로그램조차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고를 인지한 지 37분이 지나서야 매도 주문을 차단했습니다.

지배구조법에 보면 금융회사는 금융사고에 대비해서 위험관리 비상계획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요.

대형 증권사가 위기 대응의 기본 매뉴얼조차 없었던 셈이죠.

▶<신현상 / 진행자>
허술한 전산 시스템과 위기대응 매뉴얼 부재도 문제지만, 잘못 입고된 주식을 내다 판 일부 직원들의 탐욕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그래서 외부와 결탁한 작전세력이 있지 않을까하는 의혹도 불거졌는데, 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강예지 / 기자>
금감원이 해당 직원들의 통화 내역과 이메일, 가족과 친인척 계좌 등을 다각도로 조사했습니다만, 외부와의 공모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 당시 삼성증권 선물 거래량이 급증한 것을 보고 의혹을 제기해 금감원이 이 부분도 들여다봤는데요.

거래가 많이 일어난 계좌 대부분이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계좌이거나 매수와 매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계좌였을 뿐 부정거래를 시도한 행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직원들의 매도가 일어나면서 실제 주가를 끌어 내렸기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시장 질서를 교란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보고 제재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엄청난 양의 유령주식이 유통되는 참사가 일어난 원인은 앞서 지적한 입력 오류를 막지 못한 시스템적인 문제 외에도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는 주식매매 시스템도 문제 아닌가요?

▷<김현우 / 기자>
네, 이번 조사에서 삼성증권 고객이 주식을 사고 팔 때 쓰는 일반 주식매매 시스템에서 예탁결제원 확인 없이 주식이 거래되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원래 주식 매도는 주식 실물이 입고된 걸 예탁결제원이 확인한 뒤에 허용되는데요.

삼성증권 거래 시스템은 예탁원 확인이 없이도 주식을 매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습니다.

실제로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물 입고된 주식 9400여건 중 118건이 예탁원 확인 없이 매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사주 주식 배당 오류가 나기 전에도 유령주식이 거래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진 셈입니다.

[윤영대 /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 삼성증권이 예탁원(예탁결제원) 승인 없이 무한대로 (주식을) 발행하고 이것을 거래까지 할 수 있어서, 사기와 다름없는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치명적인 시스템상의 결함이 발견된 것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고 당시 삼성증권이 유통된 주식 501만주 가운데 260만주는 직접 사들이고, 240만주는 다른 기관에서 빌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삼성증권에 주식을 빌려준 기관이 당시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입은 국민연금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던데요?

맞는 겁니까?

▷<강예지 / 기자>
삼성증권이 주식을 빌린 기관투자가가 누구인지, 거래 관계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삼성생명,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삼성 금융주를 많이 보유할 만한 기관들이 사고 당일 삼성증권에 주식을 빌려줬을 거라는 의구심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물론 주식 대차사업을 하는 증권사들도 가능합니다만, 이들 기관이 빌려줬느냐 여부를 따지는 건 말씀하신 대로 이들 기관이 투자자로서 사고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러니까 주주 자신들이 손실을 입었으면서 삼성증권에 주식을 빌려주는 것이 합당한 일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거죠?

▷<강예지 / 기자>
네, 일각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다른데요.

가정입니다만, 예를 들어 시장의 큰 손인 이들 대형 기관들이 삼성증권에 주식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결제 불이행이 일어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만약 이렇게 디폴트가 나면 삼성증권 투자자가 입을 피해는 물론 금융시장에 미쳤을 충격이 훨씬 컸을 것이란 얘기인데요.

또 삼성증권이 주식을 빌리지 않고 모든 주식을 시장에서 샀더라면 아마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지면서 2차, 3차 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사실 이번 금감원 조사에서 삼성증권의 부실 시스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는데요.

이 삼성증권의 전산 업무를 담당했던 것이 계열사인 삼성SDS였다면서요?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삼성SDS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어요? 

▷<김현우 / 기자>
금감원이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면서 계열사인 삼성SDS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발견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삼성증권이 사고를 낸 전산시스템 관련 계약의 72%를 삼성SDS와 맺었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 중 91%가 입찰과정을 거치지 않은 수의계약이었고 계약사유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일감 몰아주기가 시스템 오류를 방치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진걸 /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같은 계열사인 삼성SDS에 일감을 몰아주고 수의 계약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삼성SDS가 적절한 경쟁도 없이 업무를 처리하면서 굉장히 부실하고 제대로 관리를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5-12 09:10 ㅣ 수정 : 2018-05-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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