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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절치부심 현대차…시험대 오른 정의선 부회장의 소통 능력

우형준 기자 입력 : 2018-05-24 13:37수정 : 2018-05-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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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현대차그룹이 지난 3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최근 두 달간 찬·반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논쟁의 쟁점은  단기 투자 이익을 노린 헤지펀드 엘리엇으로 부터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시민단체 등이 합류하면서 정의선 부회장 승계를 위한 것이냐 아니면 현대차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로 확산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일단 개편안을 거두면서 논란은 잠시 수그러들겠지만, 다시 문제를 풀어야하는 숙제를 안게됐습니다. 합병비율에서 미래차 부품 산업의 비전 제시까지 풀어야할 매듭이 많습니다. 

가장 큰 숙제는 '의사소통'입니다.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 비율 논란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모비스 분할과 글로비스와 합병 비율을 문제 삼았습니다.

모비스 주주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 이유 때문에 ISS와 글라스루이스와 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두 반대의견을 내놨습니다.

일각에서는 "승계를 앞둔 현대차 오너 일가나 조단위 세금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정부는 행복할지 몰라도 주주들은 소외된 개편안"이란 평가도 나왔습니다.

여기에 현대차 그룹이 제시한 미래차의 큰 그림도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이런 의견에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를 그룹 중심이자, 글로벌 부품 메이커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전면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 핵심기술들을 잇따라 발표했고, 현대차도 이에 발맞춰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모비스의 미래 정말 불투명할까?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동차 부품시장은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상당 부분을 현대모비스의 미래 역할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현대모비스를 어떻게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현대차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정 부회장이 제시한 현대모비스의 청사진은 전장부품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의 보쉬입니다.

하지만 미래차 시장을 이끌 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현대모비스의 기술력은 글로벌 업체에 비해 3~4년 정도 뒤쳐진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전체 매출의 70%를 그룹 계열사에서 얻고 있습니다.

이 같은 수직계열 구조는 모기업이 잘될 때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반대로 흘러갈 경우엔 그룹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습니다.

실제 현대·기아차가 중국·미국에서 판매 부진을 보이면서 현대모비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7% 감소했습니다.

때문에 현대모비스의 사업 다각화 문제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힙니다. 

관련기사 ☞ 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902362
이미지♦정의선, 현대차 재도약 '청사진' 제시할까

현대차는 최근 몇년간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 고성능 브랜드 'N'까지 글로벌 수입차에서만 내놓던 라인업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래차 역시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딱히 앞서 있는 기술력은 수소차 외에는 보이지 않지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정의선 부회장은 독일출신인 피터슈라이어 사장을 시작으로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사장, 고성능 라인업 'N'브랜드에는 BMW M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영입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외부 인사 영입으로 그동안 자리 잡고 있던 조직의 순혈주의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품과 조직 운영에 대해 정의선 부회장은 그동안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3세 경영인으로서 자질을 확인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헤지펀드 엘리엇으로 촉발된 사태에서 보듯이 '의사소통' 능력입니다. 

이번 논란과정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소통에 나선 것은 '단 한번'입니다.

그것도 외신 인터뷰를  통해서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라는 중요한 문제 아니 그룹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사안에 대해 그는  '단 한번' 외국 언론을 통해 소통했습니다.

소통을 바라는 국내 언론이나 주주들의 목마름과는 거리가 한참 먼 행보였습니다.  

현대차그룹도 이번 합병에 논란이 됐던 현대모비스도 엘리엇의 공격에 대해 입장문만 내놨을뿐 반대 여론을 논리적으로 방어하기에는 결국 역부족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다시 정비해 설득에 나설 예정입니다.

재도전할 때는 현대차만의'정공법'으로 지배구조 개편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명확한 '청사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청사진은 현대차그룹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입력 : 2018-05-24 13:37 ㅣ 수정 : 2018-05-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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