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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재파일] 프랜차이즈 상표권은 누구 것인가?

“프랜차이즈 오너, 장인 정신을 넘어 기업가 정신 키워야”

최서우 기자 입력 : 2018-05-25 14:16수정 : 2018-05-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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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차이즈 오너의 상표권 장사 논란

요즘 프랜차이즈 상표권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프랜차이즈 상표권을 회사가 아닌 개인이 보유한 경우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여기서 '개인'은 프랜차이즈 창업자 일가 혹은 가맹본부 대표입니다.
제빵업계 1위 SPC그룹을 비롯해 '본죽', '원할머니보쌈' 등 익숙한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들이 모두 상표권 문제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이들은 많게는 수 백억 원에서 적게는 수 십억 원의 상표권료를 회사로부터 받았습니다. 검찰은 회사가 갖고 있어야 할 상표권을 개인이 보유해서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무상 배임죄라는 겁니다.

# 그들의 항변은 무엇인가?

프랜차이즈 오너 개인이 상표권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상표권 출원은 개인이 할 수도 있고 법인이 할 수도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업종의 특성을 지나치게 간과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합니다. 개인사업으로 시작하다가 자연스레 가맹사업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상표권도 자연스레 창업자 개인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꽤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이렇게 시작했다는 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서우 치킨'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개인 닭집을 열었는데, 입소문을 타고 장사가 잘 됩니다. 제가 '서우치킨'이란 상표권을 출원하고 가맹점을 하나 둘씩 모집하면 저는 어느 새 가맹본부 사장이 되는겁니다. 이렇게 개인사업으로 시작했다가 가맹본부가 법인화되더라도 제가 보유한 '서우 치킨'이라는 상표권을 법인에 넘겨야 한다는 법적 의무조항은 없습니다.

# 업무상 배임 vs. 적법한 상표권

그렇다면 검찰은 프랜차이즈 오너들을 왜 기소했을까요? 앞서 언급한대로 검찰이 이들을 기소한 혐의는 업무상 배임입니다. 회사가 받아야 할 상표권료를 오너들이 가로채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입니다. 프랜차이즈 오너들은 상표권 소유 자체가 문제가 안 된다면 상표권료를 받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주장할 겁니다. 결국 쟁점은 돌고 돌아 가맹사업을 하는 경우 상표권의 소유를 누구로 하느냐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법리적 판단은 이제 재판부의 몫입니다.

# 프랜차이즈 오너에게 필요한 건 '기업가 정신'

재판부의 판단 이전에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강조하는 업종의 특성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가맹사업은 브랜드를 가맹점주와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합니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어떤 형식으로든 가맹본부측에 상표권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가맹본부 오너는 가맹본부의 수익에서 지분 이익을 챙기고 급여를 받기도 합니다.
상표권을 통해 별도로 수입을 챙기는 행위 자체가 업종 특성을 무시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맹본부로 성공한 브랜드는 창업 당시 나름의 장인 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제 장인 정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에게 더 절실하게 필요한 건 기업가 정신일지 모릅니다. 일종의 성장통으로 치부하기엔 프랜차이즈 산업의 덩치가 너무 커졌습니다. 덩치에 비해 장수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별로 없다고 합니다. 프랜차이즈 오너들의 기업가 정신과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 가맹점주 권리 보호 우선돼야

지난 4월말 특허청은 가맹사업 상표 제도개선 추진안을 발표했습니다. 요지는 프랜차이즈 상표권을 오너가 아닌 가맹본부가 보유하도록 유도하라는 겁니다. 유도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현행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특허청의 명분은 가맹점주 보호입니다. 우선 가맹본부가 오너에게 상표권료를 지급하는데 그 비용이 사실상 점주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음으로 개인이 상표권을 보유한 경우 가맹점주의 상표권 이용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아딸'이라는 분식 프랜차이즈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아딸' 오너 부부는 이혼과정에서 상표권 분쟁을 벌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애꿎은 기존 가맹점주가 '아딸' 브랜드를 못쓰게 됐다는 겁니다. 가맹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새 브랜드 '감탄 떡볶이'로 갈아탔습니다. 특허청의 이런 개선안 때문인지 아니면 최근의 논란 때문인지 몇몇 가맹본부들은 오너 소유 상표권을 회사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상표권 논란에 대한 재판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재판 결과가 나오면 어떤 변화가 생길 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입력 : 2018-05-25 14:16 ㅣ 수정 : 2018-05-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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