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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본무 별세…막오른 4세 경영 과제는?] 1. ‘뚝심·소탈’ 글로벌 LG 키운 덕장

김영교 기자 입력 : 2018-05-26 09:21수정 : 2018-05-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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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재계 4위의 LG그룹, 고 구본무 회장 하면 뚝심의 리더십,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 덕장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최근, 갑질로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한진그룹 사주 일가 등 일부 재벌과는 달리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존경받는 재벌총수였습니다. 

먼저,  23년간 LG그룹을 이끌며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고 구본무 회장의 발자취를 돌아보겠습니다.

73세를 일기로 영면한 구본무 회장, 마지막 가는 길도 소탈했던 생전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어요?

▷<김영교 / 기자>
그렇습니다.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작년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고, 올해 병세가 악화됐는데요.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평소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뤄졌습니다.

비공개 가족장을 선택한 건 본인 역시 아들을 잃은 아픔을 겪었듯이 구순이 넘은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보다 앞서 가는 미안함 때문일 거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평소 숲과 새를 사랑했던 고인의 장례식은 정답게 얘기를 나눈다는 화담이란 아호를 따 생전에 조성했던 화담 숲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치뤄져 마지막 모습마저도 큰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고 구본무 회장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가 바로 뚝심의 리더십입니다.

이런 뚝심으로 LG디스플레이를 세계적으로 성장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죠?

▷<이대종 / 기자>
그렇습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평생 가슴의 한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1999년 정부 주도로 이뤄진 '반도체 빅딜'이었습니다.

당시 서운한 감정이 컸던 구 전 회장은 이 빅딜 과정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한 전경련에 발걸음을 끊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디스플레이 사업만은 양보하지 못한다며 끝까지 버텨내, '뚝심 리더십'을 선보였다고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구 전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디스플레이 사업에만 40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 매출 20조원의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우기도 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세계 최고로 키운 또 다른 사례가  LG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2차 전지사업 아닌가요?

▷<이대종 / 기자>
그렇습니다.

2차 전지 역시 구 회장의 통찰력 있는 투자로 LG그룹 핵심사업으로 성장했는데요.

지난 1992년 다녀왔던 영국 출장에서 이 2차 전지를 처음 접하고 투자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가 아니라, 충전만 하면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2차 전지에 LG의 미래 먹거리가 달려 있다고 본 것인데요.

문제는 성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2005년에는 2차 전지 사업이 2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지만, "길게 보고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하라"는 구 회장 주문 덕분에 이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현재 LG화학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GM이나 포드 등 30곳 이상의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세계 1등, 일류 LG를 강조했지만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실천한 모습도 여느 재벌총수와 다른 면모였어요?

▷<김영교 / 기자>
네, 1995년 취임사에서 ‘정도경영’을 선언했죠.

윤리 경영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기업이 되자는 취지였는데요.

내부에서는 “실적을 올리려면 정도경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고인은 단호했습니다.

“편법·불법을 해야 1등을 할 수 있다면, 차라리 1등을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영 철학으로 정치권과도 거리를 뒀기 때문에 현재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사법처리를 받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현상 / 진행자>
하지만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의 일명 ‘차떼기 사건’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재벌총수 청문회에 서기도 했어요?

▷<김영교 / 기자>
네... 2002년 대선 때 야당 유력후보였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재벌 그룹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일명 ‘차떼기 사건’ 때 150억 원을 건네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뤘습니다.

하지만, 결국 불기소로 결론이 났고요.

2016년에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출연금 문제로 재벌총수 청문회에 서기도 했는데요.

의원들 질문에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냈다는 소신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故 구본무 / LG그룹 회장 :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류나 스포츠를 통해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그렇게 하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셔서.)]

앞으로도 이런 청문회에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는 재벌들이 권력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회가 입법을 해서 막아 달라” 주문하기도 했죠. 

▶<신현상 / 진행자>
정경유착과 갑질, 특권의식으로 재벌에 대한 반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고 구본무 회장은 재벌총수들 중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히고 있죠?

▷<이대종 / 기자>
사회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단적인 예가 병역의무를 어떻게 임했는지 보면 알 수 있는데요.

구 회장은 연세대 상경대학 재학 중에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전역했는데요.

비단 구 회장 뿐만 아니라,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준 LG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도 모두 육군 병장으로 만기전역했습니다.

이런 저런 미심쩍은 이유로 병역의무를 피해 다녔던 다른 재벌 오너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소수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불투명한 지배구조도 반재벌 정서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순환출자 고리가 대표적인데, LG는 일찌감치 이 순환출자를 끊어내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죠?

▷<이대종 / 기자>
LG그룹은 지난 2003년 국내 재벌그룹 중 처음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습니다.

㈜LG가 LG전자와 LG화학 등을 지배하고 있고, 이들 주력 계열사들이 다시 손자회사를 두고 있는 구조인데요.

지주사 최대주주일 경우 그룹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일단 구광모 상무가 경영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상속세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LG그룹 주가가 큰 변동폭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런 지배구조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5-26 09:21 ㅣ 수정 : 2018-05-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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