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경제

커피 마셔도 근로?…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에도 혼란 여전

김현우 기자 입력 : 2018-06-12 09:00수정 : 2018-06-12 09:00

SNS 공유하기


■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애매한 부분이 많아 더 혼란스럽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에게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김현우 기자,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그렸나요?

<기자>
근로시간으로 인정할지 말지는 크게 사용자의 지휘, 감독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했습니다.

대기하거나 교육, 접대를 받더라도 사용자가 지시를 했다면, 근로로 인정했습니다.

해외 출장의 이동, 비행시간 등도 서면 합의를 받으면 근로시간에 포함시켰습니다.

다만, 회식은 사기 진작이나 친목 강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근로시간에서 제외했습니다.

또 사용자의 지휘, 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휴게 시간으로 규정해,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가이드라인에서 근무시간에 커피를 마시면 근무인가요, 아닌가요?

<기자>
어디서 커피를 마시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사내 휴게실처럼 사용자의 감독 아래에 있는 장소에서 커피를 마시면 대기시간이 돼, 근로시간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회사 밖 카페 등에서 커피를 마시면 지휘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근로시간이 아니게 됩니다.

회사 밖에서 업무상 지인이나 거래처와 식사를 하거나 골프 접대를 하는 경우는 사용자가 지시했거나 승인을 받아야 근로시간으로 인정됩니다.

<앵커>
직장인들은 회식도 많은데, 이건 어떻게 되는건가요?

<기자>
상사가 참석하라고 지시했어도 회식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고용부는 회식이 노무 제공과 관련없는 사기진작, 친목도모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상사가 참석을 강요했더라도 근로계약상 노무제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회식도 업무연장이라는 기존 인식과 다르고, 가이드라인이 모호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이드라인에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어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혼란이 우려됩니다.

회식을 예로 들면, 고용부는 회식을 근로시간이 아니라고 했지만, 거래처 직원이 회식에 같이 있다면 근로시간인 접대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산재보상보호법에서 회식 후 귀가하다 사고를 당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데요.

가이드라인이 산재법과 충돌하게 됩니다.

이런 불명확한 부분 때문에 다음 달부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개인적인 업무 약속 등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달라는 직원과 이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회사 사이에 갈등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가이드라인이 불명확한 걸 고용부는 모르고 있나요?

<기자>
고용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례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근로시간 여부를 세세하게 정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고용부는 가이드라인은 참고로 쓰고, 구체적인 근로 시간 판별은 지방노동관서 등에서 확인하라고 조언했는데요.

이 때문에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의 혼란을 해결하기보다는, 노사에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입력 : 2018-06-12 09:00 ㅣ 수정 : 2018-06-12 09:00

SNS 공유하기

많이 본 기사

주요 시세

핫포커스

공지사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