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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저임금’ 사용자도 근로자도 불만…왜?] 1. ‘최저임금 8350원’ 왜 불만일까?

장지현 기자 입력 : 2018-07-21 09:35수정 : 2018-07-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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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요즘 폭염보다 더 뜨거운 숫자가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불만이라는데 여기에 2020년까지 최저임금 만원을 내걸었던 대선공약도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습니다.

왜 모두가 이 8350원이란 숫자에 불만을 갖는지 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

이한승 기자, 먼저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를 두고 ‘반쪽짜리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왜 그런 건가요?

▷<이한승 / 기자>
최저임금위원회에는 사용자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9명, 그리고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이 참석하는데요.
                            
전원회의 과정에서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자는 안건이 제출됐는데, 결국 부결됐거든요.

그래서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사용자 측이 반발하면서 전원회의에 불참하기 시작했고요.
                       
그러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도 사상 처음으로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불참한 상황에서 이뤄졌습니다.

근로자 측에서도 민주노총 위원 4명이 참석하지 않아 결국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만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어쨌든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이 됐는데, 어떻게 이런 숫자가 나온 건지 설명 좀 해주시죠.

▷<이한승 / 기자>
예년에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를 보면 근로자 측과 사용자 측에서 각각 희망 액수를 제시하거든요.

보통 최초 제시안은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몇 번에 걸쳐서 격차를 좁히는 수정안을 각각 내고, 최종적으로  두개 안 중에 하나로 결정을 하는데요.
                               
마지막 전원회의에 노동계가 올해 최저임금 7530원에서 15.3% 오른 8680원을 제시했고요.

경영계는 회의 불참으로 제출된 수정안이 없다보니 공익위원들이 8350원을 제시해 표결에 붙인 결과 8350원이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됐습니다.
                                    
올해 보다 10.9% 인상된 건데, 최저임금위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인상 속도를 조절했다고 했습니다.
                                    
[류장수 / 최저임금위 위원장 :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결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 수준, 인상률이 어느 정도 되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최저임금 금액에 따라서 소득분배가 어느 정도 개선이 될 것이냐, 이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경우에 이 두 가지에 추가적으로 경제 상황이 반영돼서 최종 8,35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하지만 노동계는 이런 두 자릿수 인상에도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한승 / 기자>
네.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개편되면서 내년부터는 기본급의 25%를 초과하는 정기상여금과 7%를 초과하는 복리후생비가 최저임금에 포함되거든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가 최저임금으로 잡힌 만큼 기본급을 올리지 않아도 최저임금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인상 효과가 줄어든다는 게 노동계 주장입니다.
                             
그래서 노동계는 산입범위 확대를 감안하면 내년 인상률도 한자릿수에 그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죠.
                 
[남정수 / 민주노총 대변인 :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되기 전의 기준으로 보자면 최하 3%에서 많아야 5~6% 수준에 불과한 역대 최악의 인상률로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

특히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불참한 민주노총은 정부와 여당이 자본 공세에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돈을 주는 사용자 측은 당연히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인건비 부담 때문이겠죠?

▷<장지현 / 기자>
네, 사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건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입니다.
                   
가뜩이나 내수 경기 침체로 장사도 안 되는데 지난해 16.4%에 이어서 올해도 두 자릿수 인상이 되면서 생존 자체가 어렵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직장인들이 몰려있는 서울 중구 다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
                            
이미 올해 직원 수를 두 명 줄이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집부터 가게까지 1시간 30분 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지만 또 다시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는 소식에 한숨부터 나옵니다.
  
[김 모 씨 / 고깃집 운영 : 무교동 다동에서 여기가 핵심 골목이에요. 제일 잘되는 골목인데도 ‘못해 먹겠다, 못해 먹겠다’ 소리가 나와요.]

내수 경기 침체에 물가상승까지 겹치면서 김 씨가 가져가는 수익은 매년 줄고 있습니다.
             
[김 모 씨 / 고깃집 운영 : 또 향후 10% 오른다고 봐요. 지금 (직원들 월급이) 220만원 됐으니까. 22만 원 정도 최하 오른다고 봐요. 나한테는 실질적으로 15~20% 수익이 줄어드는 거예요.]

김 씨와 같은 골목에서 20년 째 치킨과 골뱅이 무침을 팔고 있는 박주찬 씨 역시 요즘 같이 직원들 월급주기가 부담스러운 적은 처음입니다.

[박주찬 / 다동골뱅이치킨 사장 : 타격이 많죠. 작년에는 (직원 월급이)159만 원, 160만원 이랬는데, 올해는 190만 원 이상, 200만 원, 210만원 이렇게 나가요.]

이미 직원들 5명 월급으로 지난해보다 매달 200만원씩이 더 나가는데 앞으로 최저임금이 더 오르게 되면 고용을 줄이고 자녀들과 가게를 운영할 생각입니다.
                
[박주찬 / 다동골뱅이치킨 사장 : 아르바이트가 더 나아요, 지금은. 지금은 종업원 생활하는 게, 직장생활을 하는 게 더 나아요.]

이들처럼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받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320만 여명으로 추산됩니다.
              
[최승재 /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 보통 80~90여 만개가 폐업을 하는데, 금년에는 100만 개 정도가 폐업한다는 예상치가 나와 있거든요. 준비도 없이, 대비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임금인상을 해서 경영이 악화되고 지불능력을 상실케(하고 있어요.)]

▶<신현상 / 진행자>
벌이가 아르바이트생보다 못하다는 치킨집 사장님…

그래서 ‘무늬만 사장’이란 자조섞인 말들이 나오는 겁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을 줄였는데, 내년에 또 오르면 또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긴데요.

저임금 근로자들에게 임금인상은 당연하지만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도 최저임금 인상에 크게 반발하고 있죠?

▷<장지현 / 기자>
네...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뿐만 아니라 과당 경쟁으로 매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사실상 출점 제한이 없다보니 매년 편의점 숫자는 10% 가량 늘어나서 밀집도가 편의점 대국인 일본보다 3배나 더 높습니다.

자연히 편의점 가맹본사는 수익이 늘지만 가맹점주들은 과당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자릿 수로 오르자 반발하고 있는데요.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 불복종 운동을 예고했다가 일단 정부의 대책을 지켜보기로 한발 물러섰는데요.

편의점주들의 고충을 들어보시죠.

[(현장음) “우리도 법을 준수하고 싶다. 나를 살려 달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가맹수수료 인하, 근접 출점 금지 및 카드수수료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당장은 단체행동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상우 /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 :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을과 을의 싸움을 절대 원치 않으며, 심야영업 중단 및 가격할증 등의 단체행동을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협회는 정부의 대책을 지켜보겠다고 말하면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집단행동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질 순이익이 급감하는데, 생계형 사업자와 근로자간 협력과 신뢰관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건비와 임대료, 수수료를 제외한 편의점주들의 평균 순수익은 180만원 남짓.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포함하면 130만원까지 떨어져 아르바이트 직원보다도 적어집니다.

일부 편의점주들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하루 16시간 씩 일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 주인 : 제가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뛰거든요. 주말은 아들이 대신해주고 남편도 수시로 도와주죠. 제가 8시간 뛰고, 아르바이트 다 채용하면 100만 원도 못 가져가요.]

▶<신현상 / 진행자>
편의점 사장님 역시 ‘무늬만 사장’이군요 .

한편에선 최저임금 인상이 가맹본사 눈치봐야하는 가맹점주와 가맹점주가 고용하는 아르바이트생, 그래서 ‘을들의 전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편의점주들의 요구사항은 잠시 후에 다시 짚어보도록 하죠.

그런데 장 기자!

편의점 사장같은 사용자 측을 비롯한 경영계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내년 최저임금은 만 원을 넘는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요?

사실인가요?

▷<장지현 / 기자>
아닙니다,

사용자측이 만원이 넘는다는 주장은 주휴수당 때문인데요.

주휴수당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55조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요.

이 법에 따라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하루치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실제로는 40시간 일을 했지만 주휴수당까지 쳐서 1.2배를 곱한 48시간에 해당하는 돈을 받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최저임금은 8350원이지만 실제 받는 돈은 여기에 1.2배를 곱한 1만 20원이 됩니다.

하지만 알바노조가 지난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400여 명을 조사결과 90% 이상이 주휴수당을 못 받았다고 응답했는데요.
                               
노동계는 이렇게 실제로 주지도 않는 주휴수당을 거론하는 건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8350원이 적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만원 공약 폐기라고 강력하게 비판을 했어요?

그러자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했죠?

▷<이한승 /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 1만원을 달성하려면 내년도 최저임금에서 20% 가까이 더 올라야 하거든요.

경영계 반발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수치입니다.
                               
사실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은 그동안 김동연 부총리 등의 입에서 여러 차례 거론됐는데요.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면서 문 대통령도 속도조절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겁니다.

[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립니다. ]

▶<신현상 / 진행자>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핵심 정책 중 하나가 최저임금 1만원이었잖아요?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한승 / 기자>
1만 원이라는 숫자가 상징성이 있긴 하지만, 1만 원이 안 된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도 공약 달성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지, 최저임금 1만원을 하지 않겠다는 건 아니거든요.
                                   
일단 2020년 1만원 달성은 힘들어졌지만, 가능한 빨리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 대신 문 대통령은 조건을 달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와 내년에 이어서 이뤄지는 최저임금의 인상 폭을 우리 경제가 감당해 내는 것입니다. ]

결국 우리경제가 감당할 정도의 인상을 통해 가능한 빨리 최저임금 1만원을 이뤄내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인정하고 소득주도성장의 완급 조절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7-21 09:35 ㅣ 수정 : 2018-07-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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