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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경영 참여’ 약일까? 독일까?] 2. 국민연금 ‘경영 참여’ 첫발 뗐지만…

장지현 기자 입력 : 2018-08-04 09:32수정 : 2018-08-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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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전횡을 휘두르는 재벌기업 견제와 주주들의 이익 대변을 위해 제한적이지만 경영권 행사의 길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큰데요.

왜 그런지 짚어보겠습니다.

장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에 있어서 가장 큰 논란거리가 바로 경영 참여인데요,

앞서 제한적이라고 잠깐 말했지만, 어떤 경우에 경영에 참여한다는 건가요?

▷<장지현 / 기자>
원래 보건복지부는 경영참여 없는 주주권 행사를 추진했지만 노동계와 시민 단체의 반발로 한발 물러섰는데요.

진통 끝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한 경우 기업 경영에도 참여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능후 / 보건복지부장관 (7월 30일 국민연금 기금운영위 6차 회의) : 심각한 기업 가치 훼손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에 피해를 입힌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립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를 할지 나오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탄 만큼, 총수 일가의 전횡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될 경우가 최우선 순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그동안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꺼려온 이유가 뭔가요?

▷<장지현 / 기자>
현행 자본시장법 때문인데요.

특정 기업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면 단순투자인지 경영 참여인지 투자 목적을 밝혀야 합니다.

‘경영 참여’의 경우 여러 의무사항이 있는데요.

먼저 자본시장법상 기업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경우 6개월 안에 생긴 해당 기업의 주식 매매 차익을 반환해야 합니다.
      
또 지분 1% 이상을 사고팔 때 5일 이내에 공시를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공시부담과 투자전략 노출 우려가 있는데요.

그래서 국민연금은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를 본격화하려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반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한다는 건 어느 선까지가 가능하다는 의미인가요?

▷<장지현 / 기자>
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시킬 수 있고요.

정관 변경, 기업 합병, 분할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물의를 빚고 기업가치를 떨어뜨린 회사의 임원에 대해서는 해임 의결권이란 칼을 휘두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기업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경영참여가 결국은 경영간섭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러다 보니 경영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거겠죠?

▷<장지현 / 기자>
네, 재계 대표 단체인 경총은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경우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된다며 반발했는데요.

직접 입장 들어보시죠.

[이상철 /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 : 경영 참여라는 것이 주로 기업 지배구조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지배구조, 바람직한 배당 수준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기업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한가지 정답이란 게 있을 수 없죠. 특정한 것을 정해서 기업 경영활동에 개입을 하게 되면 정당한 경영활동 자체가 상당한 어려움을 갖게 되고 기업에 부담이 되는 거죠.]

▶<신현상 / 진행자>
또 하나가 제한적인 경영참여를 결정하는 기구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인데, 이 기구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잖아요?

당연히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이고, 그래서 연금 사회주의, 연금 관치주의 논란이 뜨거운데요.

재계도 이런 부분을 우려하는 거죠?

▷<장지현 / 기자>
네,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자금 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에도 보건복지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구조입니다.

거버넌스상 여전히 국민연금의 주요 의사 결정에는 정부의 입김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재계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이상철 /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 : 구조 자체가 정당한 기업의 경영활동이나 경제 환경을 아주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외부에서 정부의 입김이나 정치 입김이 들어갈 수 있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구조라는 거죠. 그런 부분이 개입되면 결국 시장 교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런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아요?

▷<김완진 / 기자>
네, 국민연금은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확대해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사용자와 근로자, 지역가입자 단체, 연구기관이 추천 민간 전문가 14명이 모여서 중요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는데요,

정부의 경영간섭 우려를 감안해 정부 인사는 배제됐습니다.

물론 기금운용위원회 산하기관이라서 정치적인 중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가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송민경 / 한국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 코드 팀장 : (전문)위원들이 가입자 단체 대표가 아니잖아요. 거기서 추천한 전문가들로 구성이 되는데 (자기를 추천한) 단체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기도 어려워요. 내부 통제 장치 같은 것들을 둬서 위원들이 최대한 기금 자체의 자산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활동하도록….]

▶<신현상 / 진행자>
결국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 이 기구의 독립성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성패를 가르는 잣대가 되는 셈인데요.

이 논란을 불식시킬 대안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짚어보기로 하고요.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자산운용사에 위임키로 한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지현 / 기자>
재계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두고 과도한 영향력을 우려하자 국민연금은 위탁 자산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반쪽짜리 해결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투자액 131조 가운데 절반 정도인 60조 원 정도만 외부에 위탁하고 있고 나머지는 직접 운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의결권을 넘기는 외부자산운용사 선정 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곳에 가산점을 부여해 외부자산운용사들이 독자적인 의견을 내긴 힘들 것이란 지적입니다.
           
[황인학 / 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7월 17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공청회) 위탁운용사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가점(가산점)을 주게 되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그대로 따라갈 겁니다. 결국은 의결권 위임을 한다고 해도 가점(가산점)을 주면 모두가 같이 움직이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하지만 시민단체들도 의결권을 자산운용사에 맡기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산운용사의 경우 대기업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그런 것이겠죠?

▷<장지현 / 기자>
네, 시민단체는 특히 재벌 계열 자산 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맡기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데요.

의결권을 행사해야 할 대기업들이 재벌 계열 자산운용사들의 잠재고객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다는 겁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류영재 / 서스틴베스트 대표 (7월 17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공청회) :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시에 한 개 증궈사를 빼고 대부분의 증권사가 삼성 측의 논리를 지원하는 보고서를 섰습니다.]

이런 비판 때문에 국민연금은 위탁 자산운용사에 의결권을 넘기되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의 경우 계열사 의결권은 국민연금이 행사하고요
                 
또 잘못할 경우 의결권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국민연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운용과 수익률인데, 이런 주주권 강화가 오히려 국민연금 수익률을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는데, 왜 그런 겁니까?

▷<김완진 / 기자>
정부도 국민연금의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경영 참여를 특별한 경우로 제한한 건데요.

앞서 장지현 기자가 말했듯이 현행 자본시장법상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공시의무 강화로 투자 전략이 노출되고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상장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이 300개, 10% 이상 지닌 기업은 90여개 정도 되는 만큼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앞으로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관여할 여지가 열리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등 구체적인 주문이 나오게 될 텐데요.

만약 기업들이 이러한 요구를 듣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기업 활동 위축과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도 떨어지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또한 주주권 행사 과정에 작용하는 정치적 영향력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오정근 /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 :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염두에 두는 그 자체가 상당히 정치적인 측면이 강한 것이거든요. (수탁자책임전문위원을) 추천하는 기관이 다양해서 그 안에서 논의되는 그 자체가 수익률보다는 정치적 견해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신현상 / 진행자>
아울러 스튜어드십 코드에 우려를 보내는 논리 중 하나가 외국계 헤지펀드 공세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김완진 / 기자>
주주 이익 우선, 적극적인 기업 감시 등을 빌미로 기업을 공격하는 헤지펀드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인데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정부가 부당 개입해 8천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입었다며 우리 정부를 대상으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 ISD에 나섰고요,

또 다른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도 정부를 상대로 ISD 중재 의사를 밝히면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1조원에 달했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차 그룹이 엘리엇의 반대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철회하기도 했는데요.

기관투자자가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더라도, 막상 운용하는 사람은 단기실적으로 평가받는 만큼 헤지펀드들과 공동 투자전선을 형성했을 때 자신의 실적도 오르는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거든요.

따라서 엘리엇과 같은 거대 헤지펀드들이 행동하면 나머지 연기금이나 뮤추얼펀드 등 거대 기관투자자들도 따라서 움직이게 되는 구조인 겁니다.
                          
그래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공세 현상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것이죠.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런 논란에도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행됐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김완진 /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는 공식적으로는 의결을 마친 7월 30일부터 발효가 됐는데요

하지만 법안 손질 등 준비기간이 필요해 본격 시행 시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도입 초기인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에 배당정책 수립 요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연 8개에서 10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내년부터는 횡령과 배임, 총수 일가 사익편취행위를 중점 관리 사안을 선정해 비공개 대화를 통해 관리해 나갈 예정이고요.

2020년에는 개선의 여지가 없는 기업에 대해선 이름을 공개하고 공식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8-04 09:32 ㅣ 수정 : 2018-08-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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