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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이재용의 180조 ‘통 큰 투자’, 왜?] 1. ‘통 큰 투자’ 팔 비틀기? 재벌개혁 후퇴?

신윤철 기자 입력 : 2018-08-18 09:37수정 : 2018-08-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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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

최근 경제부총리와 만난 뒤 통 큰 투자 선물 보따리를 내놓았습니다.

이를 두고, 재벌 팔 비틀기다, 재벌개혁 후퇴다, 논란이 뜨거운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지 얘길 나눠보죠.

신윤철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국정과제가 일자리 창출인데요.

그동안 대기업들을 찾아가 투자 세일즈 행보를 이어왔던 김동연 부총리, 삼성 방문을 앞두고 ’투자 구걸‘ 논란에 휩싸였어요?

▷<신윤철 / 기자>
네. 김동연 부총리, 지난해 말 LG를 시작으로 지난 6월까지 대기업 4곳을 방문해 투자와 일자리 요청을 해왔는데요.

이런 요구에 화답하듯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26일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삼성 방문계획을 밝혔는데요.

이를 두고, 청와대 정책실의 일부 참모진들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 중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과거 정부가 기업들에게 해 ’팔 비틀기‘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렇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지난 3일, 청와대가 한 언론에 “정부가 기업에 투자와 고용을 요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 구걸 논란‘이 일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언론 보도 직후, 김동연 부총리가 즉각 반박에 나섰죠?

▷<신윤철 / 기자>
네. 김동연 부총리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며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이어서 ’투자 구걸‘ 논란이 “국민이 바라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는데요.

이런 반응이 청와대 정책실을 겨냥했다는 말과 함께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의 갈등설이 또 다시 불거졌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정부의 경제정책을 놓고 장하성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가 처음, 갈등을 빚게 된 이유는 뭔가요?

▷<신윤철 / 기자>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은 시점은 고용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왔던 지난 5월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 부총리가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였습니다.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기 위해 최저임금 16.4% 인상을 강조했지만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을 언급해 갈등을 빚었는데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전반적인 경제정책 주도권은 장 실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가 맡고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에 매진하도록 교통정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정책과 관련해서 김 부총리 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나오는데요.

8월 초,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생각이 다를 순 있지만 한 팀으로 봐야 한다며 중재를 하기도 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번 삼성 방문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을 때도 불거졌죠?

▷<이대종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는데요.

요점은 이겁니다.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는 자체가 논란거리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현 정부의 재벌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굉장히 부적절한 만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정부가 (기업들)팔을 비틀어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한 정책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고요.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원에 재판 계류 중인데 일자리를 당부하고, 거기에 맞춰서 투자계획을 내놓는다는 것은 마치 거래처럼 보인다는 거죠.]

하지만 당시 청와대는 깜짝 회동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 구걸 논란에 대해서도 언론보도는 사실 무근이고 정부가 강권하는 느낌으로 삼성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는건 좋지 않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앞서도 얘기했지만 삼성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앞다퉈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계획이 정권 임기에 맞춘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윤철 / 기자>
네. 지난 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이 10대 그룹 총수들과 만난 뒤 전경련 회장은 30대 그룹이 연간 155조원 투자와 14만 명 채용계획을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투자와 고용 이행 실적 발표는 차일피일 미루다가 공수표에 가까웠습니다.

또 박근혜 정권 초반에 10대 그룹 투자액은 100조원에 달했지만 정권 말기에는 절반에 그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계획도 자칫 보여주기식이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배근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말 그대로 투자 계획입니다. 집행이 되는 것은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또 경제상황이 달라지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과거 역대 정부에서도 기업들이 발표한 계획이 원래대로 지켜진 사례는 없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공수표식 투자계획이 안되려면 확실한 실행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데요.

어쨌든 재벌개혁 후퇴라는 우려나 비판에도 정부가 기업들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 아무래도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높기 때문이겠죠?

▷<이대종 / 기자>
일단 최근 우리 경제 부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웠는데, 고용은 신통치 않고 경제성장은 더딘 상황입니다.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도 당초 3.0%에서 연 2.9%로 낮췄는데도, 최근의 분위기는 회의적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터키발 금융불안이 신흥국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 호황도 이어지고 있는 흐름입니다.

이러다보니, 우리나라 경제만 죽을 쑤는 이유가 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대기업들을 만나고, 투자를 주문하는 배경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투자 구걸 논란에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부회장이 만났는데요.

정부가 기업에게 손을 벌린다는 지적에 대해 손사래를 쳤단 말이에요?

▷<이대종 / 기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은 김동연 부총리는 기업들 팔 비틀기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는 기업이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김동연 / 경제부총리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 기자 간담회) : 제가 입장문에서도 밝혔듯이 기업의 투자나 고용계획에 대해 기업 자체적으로 결정할 일입니다. 정부가 거기에 대해 종용할 성격도 아니죠.]

하지만, 침체된 경기를 돌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기업투자입니다.

정부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투자를 늘리고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기업이기 때문이죠.
  
다만, 기업들은 자신들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투자하고 알아서 고용을 늘릴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시장과는 별개로 '고용창출'이라는 큰 명분에 기업의 투자가 '벽돌맞추기'처럼 끼워져 있다는 게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래서 ‘때가 어느 땐데 정부가 투자하란다고 투자하겠느냐’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외면하기 어려울 겁니다.

말도 많았던 김동연 부총리와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분위기 어땠나요?

▷<신윤철 / 기자>
분위기는 상당히 훈훈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김 부총리는 방명록에 삼성이 경제발전의 초석이 돼달라는 글을 남겼고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주문했습니다.

또, 삼성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김동연 / 경제부총리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 기자 간담회) : 금년에 제가 일자리 18만 개로 일자리 숫자(전망치)를 줄였습니다. 20만 개, 25만 개 나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제가 광화문 한복판에서 춤이라도 추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을 의식한 듯 이재용 부회장은 현장에선 구체적인 고용 계획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와 평택 공장 전력 수급 문제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고 김동연 부총리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삼성, 투자 구걸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김 부총리와 만난 날 당일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며칠 미뤘어요?

▷<이대종 / 기자>
정확하게는 김동연 부총리를 만난 지 이틀 뒤에 180조원 투자에 4만 명 고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직접적인 주문을 받았던 아니든 일단 삼성으로서는 논란을 피하는 게 최선이었을 겁니다.

여기에 자신들의 투자계획은 정부의 주문과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의지나 전략에 따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겁니다.
                           
일례로, 이번 투자계획에는 ‘평택'이라는 국내 반도체 생산거점을 콕 짚어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반도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인데, 김동연 부총리가 현장방문을 끝낸 직후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연구소를 깜짝 방문해 현장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이미 고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의 공격이 거센 상황이지만, 결국 반도체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08-18 09:37 ㅣ 수정 : 2018-08-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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