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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시동, 신동빈 ‘뉴롯데’ 어디로?] 1. 풀려난 신동빈, 재벌 봐주기?

이광호 기자 입력 : 2018-10-13 09:40수정 : 2018-10-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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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롯데 신동빈 회장,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도화선이 된 경영비리 재판에 이어 국정농단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마천루의 저주’ 로 까지 불렸던 롯데의 위기는 항소심에서 무죄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면서 한숨 돌린 모양새인데요.

하지만 재벌 봐주기 논란도 일고 있는데 항소심 결과와 재판을 둘러싼 논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광호 기자, 2심은 경영비리와 국정농단 뇌물죄가 병합됐는데 먼저 경영비리의 경우 1심과 달리 무죄판결을 받았네요?

▷<이광호 / 기자>
네, 이 경영비리 재판을 국정농단 재판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들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두 개의 다른 재판이 하나로 합쳐진 겁니다.

그 중 하나가 경영비리인데,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회삿돈으로 일명 공짜 월급을 줬다는 횡령 혐의를 받고 있었고요.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운영하는 유원실업에 그룹 이익을 몰아주고,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몰아줬다는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었습니다.

1심 재판에서 신 회장은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심에서 횡령 혐의는 무죄로 뒤집혔고 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1심에서  신동빈 회장, 70억원 추가지원은 고 이인원 부회장이 주도해서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가 대통령 강요에 의한 사회 공헌이란 논리를 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죠?

▷<신윤철 / 기자>
네..1심 재판부는 뇌물 70억원에 대해 대통령 강요에 의한 것이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선처한다면 어떤 기업이든 실력을 갖추려 하기보다 뇌물을 공여하고 싶은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징역 2년 6개월에 추징금 70억원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2심 재판부 역시 뇌물공여 혐의는 인정했지만 1심과는 달리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어요?

▷<이광호 / 기자>
네, 재판부는 상대적으로 신동빈 회장의 책임이 가볍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1심과 2심 모두에서 신동빈 회장측이 뇌물을 건넨 것은 맞다며 똑같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고, 불응할 경우 기업 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말하자면 강요의 피해자라는 건데, 문제는 1심 재판부도 강요에 의한 뇌물이었다는 점은
인정했다는 겁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강요가 있었다 해도 뇌물을 건넨 건 “면세 특허를 취득하려는 경쟁 기업에 허탈감을 주는 행위”라며 실형을 선고했는데요.

2심에서는 강요 부분을 감형 요소로 보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라는 다소 완화된 형량을 선고한 겁니다.

[김남근 / 참여연대 변호사 : 재판부는 뇌물죄 성립에 있어서는 롯데그룹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거액의 70억 원을 (K스포츠재단에)낸 것을 보게 되면 (뇌물 제공에)적극성이 있다고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양형이유에 가서는 정치권력의 요구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하고 있어서 서로 모순된다고 보여지고.]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1심과 2심 재판부가 판단이 달라진 근거가 뭐죠?

▷<이광호 / 기자>
우선 안종범 전 수석이 1심에서는 신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 특허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게 부정한 청탁의 핵심 증거로 작용했었는데 2심에서는 안 전 수석이 말을 뒤집었습니다.

면세점 특허가 아니라 면세점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이 독대한 자리 역시도 1심에서는 신 회장 측에서 요청한 것으로 간주됐었는데 2심에서는 안 전 수석이 먼저 문자를 보내서 “대통령이 만나기 원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통령 측이 뇌물을 위해 만남을 요청했다는 건데, 신동빈 회장의 뇌물강요 피해 쪽에 무게가 실리는 순간이었죠.

▶<신현상 / 진행자>
하지만 2심 재판부의 집행유예 선고에 대해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에 이은 ‘재벌 봐주기’라며 강력하게 비판을 했는데요.

검찰 뿐만 아니라 이번 판결을 두고 그동안 재벌 총수들의 양형 원칙인 3.5법칙이 재연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먼저 이 3.5법칙이 뭡니까?

▷<신윤철 / 기자>
네.. 재벌총수들에게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후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풀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을 참작할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형법 62조, 집행유예 요건을 보면 3년 이하의 징역에 대해 정상을 참작할 사유가 있을 때 최대 5년 이하 기간의 형을 유예할 수 있는데요.

1심에서는 재벌 봐주기 비판을 의식해 실형을 선고한 뒤 2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죠.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재벌회장들에게 적용돼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동안 이런 공식이 적용돼서 풀려난 재벌 총수들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어떤 경우들이 있을까요?

▷<신윤철 / 기자>
지난 2008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탈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면죄부를 받았고요.
        
2012년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배임죄로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지만 2014년 파기환송심에서 3.5법칙으로 풀려났습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두산 박용성 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도 횡령, 탈세, 배임 등으로 기소됐지만 3.5법칙의 수혜를 누렸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번 신동빈 회장 판결을 두고 일리가 있다는 의견과 비판 여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 왜 나오는 겁니까?

▷<신윤철 / 기자>
앞서 신 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재벌이란 이유로 너그러워서는 안된다”고 하면서도 “강요에 의해 지원금을 건넨 피해자에게 책임을 엄격하게 물으면 안된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했죠.

이재용 부회장 2심 재판부가 정유라 승마지원이 대통령 겁박에 의한 것이라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도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 판결이란 겁니다.

신 회장 항소심 판결 직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재판부가 정경유착이라는 부패범죄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고요.

참여연대 측 변호사도 형평성에 위배되는 법 적용, 전형적인 유전무죄 판결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남근 / 참여연대 변호사 : 몇천만 원만 뇌물을 제공해도 실형선고를 받는 게 일반적인데 70억 원이란 뇌물을 제공했는데도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는 건 사실상 재벌총수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로 풀어준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판결이유에서는 화려한 법리적인 미사여구만을 늘어놓는 재판쇼를 하는 것이다는 비난도 일어날 수 가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리고 1심에서는 추징금도 70억 원이 선고됐는데, 2심에서는 이 추징금이 취소됐어요? (네)

이 역시도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면서요?

▷<신윤철 / 기자>
네 추징금 70억 원은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특허권을 기대하고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최순실씨가 주도하는 K스포츠재단에 준 돈입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70억원은 신 회장 개인의 이익이 아닌 롯데그룹의 이익을 위한 것 이였기 때문에 추징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돈은 롯데 계열사들이 마련했고 최순실 측이 계열사들에게 돌려줬기 때문에 신 회장은 관련이 없다는 것이죠.

이렇게 1심과 2심이 엇갈린 이유는 신 회장 개인의 이익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인데요.

1심 재판부는 신회장이 롯데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할 요인이 있었다고 봤지만 항소심 판결문에서는 이 지배력 강화라는 문구가 아예 빠져 있어 결과적으로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반면 신 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이 일리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죠?

▷<이광호 / 기자>
네, 결국 뇌물을 전달한 사람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뇌물을 줬느냐’가 핵심인데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재판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이 말을 뒤집기도 했고 무엇보다 먼저 만나자고 한 쪽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었기 때문에 강요 피해자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습니다.

여기에 실제 특혜를 받았다는 롯데 면세점 특허 심사 과정에서는 아무런 부정행위가 없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도 있었고요.
        
또, 경영정상화를 위해 신 회장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 제출도 정상 참작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강신업 / 변호사 : 본인이 ‘롯데가 어렵기 때문에 나가서 경영에 전념해야 한다.’ 그래서 경영활동을 통해서 자신이 지은 죄를 갚겠다는 반성을 계속 해온 것하고 한국노총 간부라든지 롯데 노조에서 신동빈 회장 석방에 대한 탄원을 하면서 롯데가 처한 경영상 어려움들을 탄원했는데 그런 것들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좀 다른 얘기지만 신 회장이 복역기간 중 변호인 접견이 너무 많았던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요?

▷<이광호 / 기자>
네, 신 회장이 구속된 기간 동안 무려 282차례의 변호인 접견이 있었습니다.

신 회장 구속 기간이 200일이 좀 넘는데 그 중 휴일과 주말 등 면회가 금지된 시간을 제외하면 139일이 남습니다.

하루 평균 두 차례가 넘는 변호인 접견을 했다는 거죠.
               
이 접견은 교도관이 참석하는 면회와 달라서 교도관도 없는 별도 공간에서 편안하게 진행되는데, 신 회장은 일과 시간에는 사실상 이 접견실에서 생활했던 셈입니다.

일반 재소자들의 경우 1년에 인당 평균 5~6번의 변호인 접견만 이뤄진다고 하니 차이가 어마어마했던 셈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10-13 09:40 ㅣ 수정 : 2018-10-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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