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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령탑 ‘조기 교체’…누구 탓?] 1. 경제 ‘투톱’ 조기 교체…왜?

손석우 기자 입력 : 2018-11-10 09:05수정 : 2018-11-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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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청와대가 교체로 가닥을 잡은 지 얼마 안 돼 1기 경제팀 수장 교체를 발표했습니다. 

내년도 470조원이 넘는 슈퍼 예산을 심사하는 기간 중에 경제 수장이 교체된 건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대통령이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은 뭔지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손석우 기자, 경제사령탑 교체가 임박했다는 이야기는 나왔지만 국회 예산안 심사가 끝난 후에 교체할 것이는 관측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것도 두 수장을 동시에 조기 교체를 했습니다?

▷<손석우 / 기자>
조기교체를 단행한 것은 나름의 배경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초 두 사람의 교체설이 구체화됐을 때만 해도 연말이나 늦으면 연초에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교체를 단행한 것은 이른바 쇄신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결심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최악으로 치닫자 여론의 부정적인 기류가 더 이상 교체를 늦출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인식과 경제쇄신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예산안 심사 중이지만 조기교체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동시교체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는데요.

당초 김 부총리를 먼저 교체하고 후임 정책실장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어 동시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해 성장과 분배를 놓고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논쟁이 뜨거운데, 성장을 맡았던 김 부총리를 먼저 경질할 경우 자칫, 이 정부가 분배에 더 중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김동연 부총리 조기교체 배경에는 다소 엇박자 행보를 보이던 김 부총리의 강성발언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네요?

▷<손석우 / 기자>
교체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점에 김 부총리의 발언이 오해를 일으킬만한 표현과 수위였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그런 지적도 있는 것인데요.

김 부총리는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위서 현재 경제가 위기 아니냐는 질문에 “위기는 경제가 아닌 정치적 의사결정”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마치 현 정권의 의사결정시스템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표현이죠.

김 부총리의 발언 들어보시죠.

[김동연 / 경제부총리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 : 위기의식 갖고 책임 있는 결단 내려야 할 때입니다. 경제가 지금 위기라는 말에는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논란이 일자 여야에 경제 협치 당부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장하성 실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분명한 답변, 즉 ‘아니오’라고 해명을 하지 않아 묘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김동연 / 경제부총리 : (대통령과 장하성 실장 겨냥했다는 해석이 그래도 계속 나오는데, 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까, 답 드린 그대로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결국 청와대를 겨냥한 듯한 강성발언이 조기 교체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 기자, 이러한 강성발언이 얼마 전 열린 국감장에서도 나왔습니다?

▷<김완진 / 기자>
네, 지난 5월 말이었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자리에서 최저임금 증가와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 부총리에게 이 발언에 동의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 부총리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긍정적 효과가 더 많았지만,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속도가 좀 빨랐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었는데요,

같은 날 저녁 기획재정부가 보도해명자료를 내고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부정적 효과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원론적 취지로 답변한 것”이라며 수습했지만, 이미 청와대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국정 과제에 대한 인식차가 뚜렷해지는 이런 발언들에서 경제부총리 교체에 대한 대통령의 결심이 굳혀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아무래도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수장인 김 부총리의 이런 발언이 ‘눈엣가시’ 같았을 겁니다.

김동연 부총리,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장하성 실장과 엇박자 행보를 보이면서 갈등설이 처음 불거졌어요?

▷<손석우 / 기자>
네, 처음 갈등설이 불거진 건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된 시점인데요.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쏟아졌는데 그 중에서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언론과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장하성 실장은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 효과는 분명히 없다”며 못을 박았습니다.

그런데 김 부총리가 국회에 출석해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개석상에서 장 실장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죠.

사실 그 전부터 두 사람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물밑에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사실로 확인이 된 셈이었죠.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두 사람이 현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일자리 만들기를 두고 또 다시 불협화음을 빚었어요?

▷<김완진 / 기자>
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해 말부터 대기업 현장을 찾아 투자와 일자리를 요청해왔는데요.

지난 7월 말, 김 부총리가 언론에 삼성전자 방문계획을 밝히자 청와대 정책실의 일부 참모가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팔 비틀기’로 비칠 수 있다며 우려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어서 “정부가 기업에 투자와 고용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청와대의 지적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른바 ‘투자 구걸’ 논란이 일었었죠.

그러자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논란에 대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하려는 의도나 계획은 전혀 없다”며 반박했습니다.

또 투자구걸 논란이 “국민이 바라는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책실을 향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두 수장의 갈등은 절정에 달했었죠.

▶<신현상 / 진행자>
처음 두 사람의 불협화음, 갈등설에 교체설이 나돌았어도 청와대는 부인해 왔는데, 교체로 가닥을 잡은 계기가 바로 최악의 경제 성적표 때문입니다. 

먼저 일자리 정부를 내세웠음에도 고용지표는 최악인 상황이죠?

▷<김완진 / 기자>
이제는 고용참사라는 표현이 식상할 정도인데요.

일단 올해 4분기 취업자 증가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올해 월 평균 취업자 증가폭 전망을 당초 20만명에서 3분의 1 수준인 7만명으로 대폭 내려 잡았는데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월 평균 취업자 증가폭이 10만1천명이었거든요.

근데 이걸 7만명으로 낮췄다는 이야기는 10월부터 12월까지인 4분기 취업자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가 9만명 증가로 본 것보다도 더 비관적입니다.

내년 1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도 0명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올해도 그렇고 내년 경제성장률도 상당히 안 좋아 보입니다?

▷<김완진 / 기자>
네,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내놓은 우리 경제 성장률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최근,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2.9%에서 2.7%, 내년에는 2.7%에서 2.6%로 낮췄습니다.

앞서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인 IMF도 올해 성장률을 직전보다 0.2% 포인트 낮춰 각각 2.7%, 2.8%로 내다봤고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나란히 끌어내렸습니다.

경기 둔화 흐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내년에는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여전히 2.9%인 것과는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도 경제위기에 대한 평가를 놓고 두 수장의 의견이 엇갈렸어요?

▷<김완진 / 기자>
네, 지난 6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장하성 실장은 최근 주가 하락이나 경제 지표 들어 경제 위기론을 편 야당에 대해 ‘과한 해석’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했습니다.
 
장 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장하성 / 청와대 정책실장 (지난 6일 청와대 국감) : 경제 위기라고 규정하는 건 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한 김동연 부총리는 “연말 쯤 경제 지표가 좋아질 것”이라는 장하성 실장의 발언에 대한 의원들 질문에,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김동연 / 경제부총리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는 저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요. 그 얘기를 한 정책실장은 자기의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신현상 / 진행자>
비상등 켜진 한국 경제에 두 수장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갈등을 겪다가 결국 동시 하차하게 됐는데요.

한편에서는 부총리는 혁신성장, 정책실장은 소득주도, 이렇게 역할 분담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손석우 / 기자>
네, 두 사람이 처음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갈등설이 불거졌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전반적인 경제정책은 장하성 실장이 맡고 부총리는 혁신성장에 매진하도록 교통정리를 했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소득주도성장은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 별개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그래서 정책실장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면 부총리가 실행을 했어야 하는데 각자의 역할만 강조하면서 갈등을 빚었다는 지적입니다.

[최배근 /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1기팀 같은 경우는 국정철학을 기본적으로 제대로 이해를 못했고요. 국정철학을 부분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기가 맡은 역할과 다른 부분이 상호 관련 되어 있는 것을 이해를 못한 상태에서 자기 역할만 강조하다 보니까 계속해서 삐걱거린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가 하면 부총리가 각 부처를 조율하며 사령탑 역할을 하기에 청와대 입김이 너무 셌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동연 부총리 입장에서는 경제사령탑이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손석우 / 기자>
네,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참보진과 1기 내각의 면면을 보면 진보 성향의 인사들과 정치인 출신의 장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고, 일자리위원회 등 외곽조직도 많아 이른바 훈수를 두는 사공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김동연 부총리가 자기 색깔을 드러내며 경제정책 전반을 컨트롤하기엔 한계가 있었고, 여기에서 오는 구조적 갈등이 더 큰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11-10 09:05 ㅣ 수정 : 2018-11-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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