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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블프’ 우리는 왜 못할까?] 2. ‘무늬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왜?

이광호 기자 입력 : 2018-11-17 10:09수정 : 2018-11-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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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 열풍을 국내로 돌려 내수 활성화는 물론 중국 큰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우리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 페스타’를 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늬만’ 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왜 그런지 애길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난 10월 초 막을 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줄여서 코세페라고 부르는데요.

올해가 4회째였는데, 갈수록 그 열기가 시들하다면서요?

▷<이광호 / 기자>
지난해만 해도 산업부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성과에 대해 자료까지 내면서 홍보를 했었는데 올해는 한 달이 넘었는데도 소식이 없는 상황입니다.

올해 특히나 광군제 등 대형 할인행사의 바로 앞에 맞물려 선점 효과를 노렸지만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유인책을 제공하진 못했다는 날선 평가가 많습니다.

실제로 산업부가 운영하는 코세페 감시단의 조사 결과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92점에 그쳤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렇게 만족도가 낮은 이유가 할인폭이 적다는 점인데요.

미국과 달리 왜 이렇게 할인 폭이 낮은 겁니까?

▷<이광호 / 기자>
앞서 잠시 말했듯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의 본질은 유통업체의 ‘재고떨이’입니다.

연초에 물량을 계약해서 창고에 쌓아 놓고 팔다가 연말이 돼서 유지비가 오히려 많이 드는 상황이 되면 파격적인 할인으로 재고를 털어내는 건데요.

이런 거래 방식을 ‘직매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백화점에는 아예 털어낼 재고라는 게 없습니다.

국내 백화점 3사는 직매입이 4~14% 수준에 그쳤고, 대부분 재고가 남을 경우 반품할 수 있는 특약매입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유통구조 상 백화점들은 ‘통 큰 세일’을 할 수 없고 제조업체들 입장에선 손해를 보면서까지 할인율을 높이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신현상 / 진행자>
그러니까 이 특약매입 방식이라는 것이 대형 백화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이네요? 

이런 계약방식이 유지돼온 원인은 뭔가요?

▷<이광호 / 기자>
취재를 해 보니 우리나라의 독특한 부동산 상황을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좀 있었는데요.

좁은 지역에 인구가 몰려있고 노른자 위 상권 역시 좁고 비싸니까 제조업체가 자체 매장을 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만큼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의 위상이 높아졌고 이런 임대 장사가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런 임대 수수료 장사라는 지적에 대한 백화점들 입장은 뭡니까?

▷<박기완 / 기자>
백화점들은 우선 직매입의 경쟁력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미국의 백화점이 삼성스마트폰 1000개를 각 70만원에 매입한다면 국내 백화점에서는 300개 정도를 각 90만원에 매입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결국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할인행사도 더 어렵다는 거죠.

또, 일부 제조업체들이 백화점이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것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도 이야기 했는데요.

사실 몇몇 고급 수입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백화점에 입점한 제조업체들은 로드숍이나 대리점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이 나기 때문에 직매입을 한 백화점이 제품 가격을  낮게 매기면 로드숍이나 대리점들도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리고 행사가 열리는 시기나 기간도 행사를 활성화시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죠?

▷<박기완 / 기자>
네. 코세페는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이후 내수 활성화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개최시기는 중국 중추절을 겨냥해 9월 말과 10월 초로 결정했습니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보다 앞서 진행하면서 선점효과도 노렸고요.

하지만,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 관광객 특수가 사라지게 된 겁니다.

또, 추석 때 이미 소비를 많이 한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을 또 다시 열기 힘들다는 점도 흥행 부진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참여업체들도 대폭적인 할인에 주저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도 불만인데요.

구체적으로 제조업체들이 행사 참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뭔가요?

▷<박기완 / 기자>
만일 행사가 부진하면 재고는 고스란히 제조업체 몫인데요.

이미 국내 업체들은 재고 처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백화점에서 재고가 나면 그 다음해에 아울렛, 온라인몰 등에서 재고떨이를 합니다.

또  결혼시즌이나 입학시즌, 연말 연초 할인행사도 많이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신상품에 대해 파격할인이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참여업체, 얘길 들어보시죠.

[코리아세일 페스타 참여업체 관계자 : 이번 시즌에 나온 가을 상품인데 이걸 할인을 더 해줄 수는 없잖아요.임대료를 낮춰주는 것도 아니고, 원가를 줄여줄 수 있는 보조금을 줄여주는 것도 아니고 이런 악순환 가운데 조금씩 하다 보니까 티가 안 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하고 있는 거예요.]

▶<신현상 / 진행자>
11월은 유통업체에겐 비수기인데다가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에만 관심이 쏠리다 보니 더 더욱 매출 부진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맞불작전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화면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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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이번 주 일제히 겨울 정기세일에 돌입합니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빅3' 유통기업들은 품목에 따라 최소 40%, 최대 80%의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문제는 연이은 할인행사에도 꿈쩍 않는 소비자들의 지갑.

[김석현 / 경기도 구리시 : 크게 체감 안 되고, 인터넷에서 직구하는 게 1~2만 원 정도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정용현 / 서울 암사동 : 솔직히 한국에서 할인행사 하는 거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는데 할인율이 그렇게 높은 건 못 봤어요.]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이 1년에 100일 이상 정기 할인행사를 열면서 매번 비슷한 할인율을 내세우는 것도 소비자 관심이 멀어진 이유입니다.

[여준상 /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한국에서는 언제든지 저 기회가 아니더라도 나중에 (싸게)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데) 해외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정말 파격적인 할인을 하면 인식을 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이달 초 국내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9만 9000원짜리 컴퓨터와 반값 블루투스 이어폰 등으로 반짝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재고 수량이 턱없이 부족해 물건을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들로부터 '미끼 상품'이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끼인 국내 유통 업계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힘겨운 11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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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상 / 진행자>
보신 것처럼 맞불작전을 펼쳐도 별 효과가 없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편으론 온라인 업체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요?

▷<이광호 / 기자>
네, 앞서 보신 것처럼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이 기간 동안 실적은 확실했습니다.

대형 오픈마켓, 두 곳을 운영하는 기업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행사를 진행했는데 3200만개의 제품을 판매해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고요.

꾸준히 11월 행사를 벌이던 다른 오픈마켓도 역대 최초로 일일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고가의 전자 제품들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인데요.

고가 건조기가 5000대 가까이 팔려나가기도 했고 블루투스 이어폰이 14억 원어치가 팔리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11-17 10:09 ㅣ 수정 : 2018-11-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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