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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그는 왜 금수저를 내려놓았나] 1. 금수저 내려놓고 창업 선언…왜?

서주연 기자 입력 : 2018-12-08 09:41수정 : 2018-12-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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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코오롱 이웅열 회장이 경영 일선 자진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룹의 미래를 위해 금수저를 내려놓고 창업으로 인생 2막을 열겠다는 결심을 밝혔는데요.

사퇴 배경과 그의 행보가 갖는 의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23년 동안 코오롱을 이끌어 온 이웅열 회장, 모든 걸 내려놓겠다며 깜짝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서주연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이었죠.

매주 열리는 수요일 임원행사에서 이 회장이 갑자기 무대에 올라가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겠다 선언했다고 하는데요.

관련 발언을 함께 들어보시죠.

[이웅열 / 코오롱그룹 회장 : 변화를 위해  이제 제가 떠날 때입니다. 저는 2019년 1월 1일자로 코오롱그룹 회장직을 물러날 것입니다. 대표이사 및 이사직도 그만두겠습니다. 앞으로 코오롱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웅열 회장은 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마흔살에 고 이동찬 명예회장에게 경영권 물러 받았는데요.

23년간 걸어온 3세 경영인의 길이 결코 쉽지 않았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웅열 / 코오롱그룹 회장 : 금수저를 꽉 물고 있느라 입을 앙 다물었습니다. 이빨이 다 금이 간 것 같습니다. 이제 그 특권도, 책임감도 다 내려놓습니다.]

예정에 없던 사퇴 선언에 임직원들도 다들 놀랐다고 하는데요.

실제 코오롱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사장단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홀가분함을 상징하듯이 청바지에 터틀넥 스웨터 차림으로 퇴임사를 읽어 내려가던 이 회장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야말로 깜짝 선언이네요.

이후 사내 게시글을 통해 퇴임을 공식화 하고 사퇴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고요? 

▷<서주연 / 기자>
네.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퇴임사를 남겼는데요.

“제 나이 마흔에 회장 자리에 올랐을 때 딱 20년만 코오롱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금 사퇴하는 이유에 대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닌 아주 오래된 생각이라고 했고요 .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습니다.”며 예비 창업가로 새로운 인생 계획도 밝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청년 이웅열’이란 표현이 눈길을 끕니다.

이웅열 회장의 나이가 예순이 넘긴 했지만 사실 보통 재벌총수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나이치고는 너무 젊은 것 아닌가요?

▷<서주연 / 기자>
맞습니다.

재벌 총수들 특히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 경영일선 퇴진 시기가 늦은데요

재벌총수들 경영퇴진 시기를 보면 롯데 신격호 명예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게 94세로 최고령이고요.

이웅열 회장의 부친 고 이동찬 명예 회장과 LG 구자경 회장도 70대였습니다.

60대에 물러난 대기업 오너로는 오랜 준비 끝에 만 65세때인 지난해를 끝으로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긴 풀무원의 남승우 전 총괄 CEO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 회장은 그보다 더 젊은 나이인 63세에 자진 사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일단, 신선하다는 평갑니다.

[박주근  / CEO스코프 대표 : 우리나라 대기업 집단, 특히, 재벌그룹들은 그 누구도 오너들에게 물러나라고 말할 수 없죠. 본인이 물러나지 않는 이상… 그런 구조에서 본인이 용퇴한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고요. 코오롱의 미래를 위해서 본인이 용퇴를 한 거는 재계에도 신선한 메시지를 던졌고”]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특히 최근 오너리스크로 경영 퇴진 압박을 받는 재벌 총수들과 비교해서도 신선하다는 평가가 많죠?

▷<박연신 / 기자>
맞습니다.  최근 항공 재벌들의 오너 리스크로 경영 퇴진 요구가 거셌는데요.

한진그룹은 막내딸의 '물컵 갑질'로 불거진 오너 일가의 갑질 릴레이로…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승무원 추행 사건 등으로 그룹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직원들과 소액주주들이 경영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나 몰라라하는 재벌총수들과 달리, 오너 리스크, 경영 리스크 없이도 그룹의 미래를 위해 자진사퇴한 이웅열 회장의 결단이 이례적이란 반응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리고 또 하나, 60대 젊은 나이도 나이지만 그룹 경영을 아들에게 바로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들의 공동 경영에 맡긴 부분도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연신 / 기자>
맞습니다.

이웅열 회장은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인 이규호 전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바로 물려주지 않고 그룹 경영은  ‘원앤온리위원회’ 맡겼습니다.

‘원앤온리위원회’는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 같은 계열사 사장들의 공동경영 협의체인데요.

이들이 주축이 돼서 대규모 투자, 계열사 협력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할 예정입니다.

이 협의체 수장은 연말인사에서 승진한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습니다.
                         
이 회장은 경영퇴진 선언 직후, 언론인 초청 간담회에서 4세 경영권 승계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나중에 능력이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이웅열 회장이 금수저를 내려놓고 조기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오너 경영인의 21세기형 롤모델이란 평가도 있어요?

▷<박연신 / 기자>
우리나라 재벌, 그러니까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는 산업화 과정과 맥을 같이하는데요.

급속한 경제발전시기에는 장기적이고 과감한 의사결정과 추진력이 장점이었던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가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이 전문화되는 21세기에는 전문 경영인 중심 체제가 효율적인데요.

그래서 금수저를 내려놓고 창업으로 새 길을 찾아 나서겠다는 이웅열 회장의 결단을 두고 오너 경영인의 21세기형 롤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리고 그룹의 미래를 위해 코오롱그룹 운전대를 내려놓겠다고 하기까지 이 회장의 고민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사퇴의 글에서도 드러났다면서요?

▷<박연신 / 기자>
네. 실제로 이웅열 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사퇴의 글을 보면 그동안 이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두고 고심했던 흔적이 엿보이는데요.

“세상이 변하고 있고 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 한계를 느낍니다. 제가 떠남으로써 우리 변화와 혁신의 빅뱅이 시작된다면 제 임무는 완수되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지금이 변화할 때임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변화의 모멘텀을 살리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라며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8-12-08 09:41 ㅣ 수정 : 2018-12-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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