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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파업이 남긴 것은?] 3. 국민은행 파업, 무엇을 남겼나?

손석우 기자 입력 : 2019-01-12 09:24수정 : 2019-01-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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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이번 경고성 파업으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우려되는 것은 이달 말로 예정된 2차 파업입니다.

만일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연쇄파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볼모로 한 파업은 노사를 떠나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라는 상처를 남길 뿐인데요.

이번 경고성 파업이 노사 양측에 남긴 의미는 뭔지 따져보겠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어떤 이유에서든 고객의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파업은 공공성이 필요한 은행 이미지에도 치명타입니다.

당초 쟁점을 미뤄볼 때 파업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우세했는데요.

손 기자, 파업을 하게 된 또 다른 배경이 있지 않나 싶어요?

▷<손석우 / 기자>
파업 강행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 우선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다는 점입니다.

연장선상에서 윤종규 회장과 박홍배 위원장의 과거 악연도 다시 회자되고 있는데요.

박홍배 위원장이 선출될 당시 사 측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2016년 12월 선거에서 박 위원장이 당선됐지만 선관위에서 당선무효 결정을 내렸고, 이듬해 선거에서도 출마자격을 박탈당했다가 선거 하루 전에 법원이 인정하면서 가까스로 위원장에 당선됐죠.
 
이 과정에서 노조는 사측이 선거에 개입했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윤종규 회장이 공개 사과하는 상황까지 맞았습니다.
   
노조는 윤 회장 연임 과정에서 연임 찬반조사에 사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죄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하는 등 악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두고도 노조에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깔려있다는 뒷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의 입장을 물었는데, 매우 신중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박홍배 /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 의사결정 문제가 다소는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저희도 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윤종규 회장이 ‘그렇지는 않다’고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나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저희 교섭이 더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만, 뭐…더 이상은 말씀드리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

따라서 노조와 사 측간 상호간에 파트너로서의 인정과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지적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 파업을 ‘상처뿐인 파업’이란 평가가 많은데요.

먼저, 파업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자충수다, 정당성이 없다 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죠?

▷<손석우 / 기자>
네 앞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파업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입니다.

더욱이 수천 명의 직원들이 파업에 참가했고, 비상계획이 가동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실제 고객들이 큰 불편이나 혼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국민은행 거래실적을 보면 지점 등 오프라인 거래가 14%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들이 적다는 거죠.

노조가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영업 차질을 무기로 파업을 강행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는 조소 어린 평가까지 나옵니다.
 
[김태기 /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KB노조가 이번에 큰 실수를 한 게 고객들이 엄청 불편을 겪고 그걸 지렛대로 협상력을 키우려고 했는데 사실 인터넷 은행이 보편화되면서 노동조합의 그런 기도도 사실 실패로 돌아간 것 같다, 이렇게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또 하나, 궁금한 것이 파업 찬성률이 96%가 넘었는데요.

1만 천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동조한건데.

실제 파업에 참가한 수는 훨씬 적었는데요.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박규준 / 기자>
우선, 노조 추산으로 보면 이번 총파업 참가자가 결코 적다고 볼 순 없습니다.

국민은행 전체 조합원이 1만 4천여 명인데, 노조 추산으로는 9500여 명인 70%가량이 참여를 했습니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진 조합원이 1만1511명인데 그 중 80% 이상이 길거리로 나온 겁니다.

반대로, 10명 중 2명은 파업 찬성표를 던지고도 총파업엔 나오지 않은 셈인데요.

사측이 추산하는 총파업 참가자는 5400여 명인데 이걸 기준으로 보면 파업 참가율이 뚝 떨어집니다.

어느 쪽 추산에 맞추든, 조합원 일부가 찬성표를 던지고도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건데요.

원인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파업 참여 방해공작'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임원진 집단 사표 제출과 파업 당일 '근태'에 '파업참가'로 등록하라는 사측의 지시가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노조 간부가 조합원들에게 파업의 정당성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번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저소득 근로자, LO(엘 제로)직급들에게 내건 처우개선 문제가 노조의 또 다른 자충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박규준 / 기자>
네, 국민은행 직급은 LO~L4까지 총 5개가 있는데요.

이 LO직급은 은행창구 담당 직원인데, 2014년 1월에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1년 당 3개월로, 최대 60개월만 경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전체 인원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600여 명인데요,

전환 당시 경력은 사람마다 다른데, 10년 이상도 적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기존 경력을 모두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사 측은 이럴 경우 L1~L2직원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는 ‘임금 역전’현상이 벌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노조가 LO직군들의 경력 인정을 이유로 파업에 참가를 독려한 만큼 사측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강행하자니 여론이 싸늘하고요.

그렇다고 파업을 접자니  LO직군들에게 명분이 약해 노조가 딜레마에 처해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노조가 파업을 하면 집단 사퇴를 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경영진들도 파업에 책임이 있는데요.

그런데 한편에선 이들의 집단사표 카드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얘기도 들리죠?

▷<손석우 / 기자>
집단사표 제출 취지나 동기에 대한 의문인데요.

우선 경영진으로 회사 위기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거라면 파업 책임에 최고 경영자인 허인 행장이나 윤종구 회장도 자유롭지 못한데 왜 부행장 이하 임원만 냈냐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허인 행장이나 윤종규 회장에 대한 충성경쟁에서 비롯된 집단행동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사표는 전 근대적인 쇼로 보이고요. 은행장이나 지주 회장한테 본부장이나 부행장들이 파업을 막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첫째고, 둘째는 조합원들을 압박해서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심리적인 압박용으로 쇼를 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싸늘한 시선' '상처뿐인 결과' 이번 국민은행 파업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분위기입니다.

지난 주에도 이 시간에 은행은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책임성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일어났고, 결국 노사는 물론이고 국민은행 고객에게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모든 비난이 노조에게 쏟아지고 있지만 파업을 막지 못한 회사 측 책임이 더 커보입니다. 

아마도 가장 큰 책임은 회장과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국민은행 노사 갈등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9-01-12 09:24 ㅣ 수정 : 2019-01-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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