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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재파일] 세무사 늘린다고 하니 반발하는 ‘세무사회’

이한승 기자 입력 : 2019-01-23 10:19수정 : 2019-01-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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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세무사 자격시험 인원을 대폭 늘리기로 한 것을 놓고 세무사회가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세무사 자격시험 합격인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매년 630명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세무사 숫자를 놓고, '더 뽑아야 한다, 줄여야 한다' 갑론을박이 뜨거울 때도 합격인원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국세청이 전격적으로 합격인원을 12년 만에 11% 늘린 것입니다.   

국세청이 밝힌 이유는 크게 세가지인데, 나름 설득력이 있습니다.  

첫번째, 최근 5년간 법인·부가·소득·양도·상속·증여세 신고인원이 연 평균 8.4%증가한 반면, 세무대리 개업자 수는 4.6%만 늘어났습니다. 세금을 신고하는 인원이 세무사보다 더 빨리 늘어나고 있으니 세무사도 더 많아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두번째는 경제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올해 선발인원을 지난해보다 150명 늘어난 1000명으로 결정된 공인회계사를 비롯해 변호사나 노무사 등 다른 자격사 역시 합격인원을 늘리는 추세라는 게 이유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전문직종으로의 진입 기회 확대, 즉 일자리를 늘리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국세청 설명에 대한 세무사회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정부의 발표 이후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합격인원을 줄여도 모자란 판국에 정부가 오히려 인원을 늘렸다는 겁니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0여년 간 세무사를 매년 630명씩 늘려 2008년 8천명 수준이었던 등록 세무사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3천명에 달했습니다. 세무대리 업무가 가능한 변호사가 1만8천여명으로 세무사보다 더 많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는 변호사들에게 자동으로 부여된 세무사 자격이 있는데도 세무대리를 금지한 현행 세무사법이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보완입법이 되면 변호사도 세무대리하는데 문제가 없게 됩니다.

이미 세무대리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세무사 선발인원을 늘리면 과당경쟁만 촉발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은 힘들 것이란 게 세무사회 시각입니다. 또 주요 과세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2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와 기업체가 수년간 정체상태인데다 납세자가 직접 신고·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세무대리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게 세무사회 설명입니다.

아울러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경영악화를 우려하는 세무사 사무실이 많고, 이는 청년고용 기회를 늘리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이같은 반발에 대해 국세청은 "세무사 합격인원을 정하는 세무사자격심의위원회 내부에서도 합격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있었지만, 합격인원을 늘리는 것이 더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납세자들이 세무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관련 업무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무사 합격자를 늘리든 줄이든 결국 납세자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우선시 돼야 할 것입니다. 

입력 : 2019-01-23 10:19 ㅣ 수정 : 2019-01-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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