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본문

부동산

[취재파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방배5구역 재건축…이주 완료 못하고 표류

오수영 기자 입력 : 2019-01-30 19:38수정 : 2019-01-31 15:26

SNS 공유하기

'강남권 최대'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의 방배5구역 이주가 장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최고 33층, 27개 동 아파트에 3,08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데, 지난해 6월 시작된 주민 이주는 아직 끝나지 못했습니다.(긴급 대의원회의가 열렸던 지난 10일 기준으로 이주율 78.8%였지만 31일 현재 93%입니다.)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당초 지난 17일까지 이주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우선 시공사가 중간에 바뀌면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방배5구역의 최초 시공사는 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이 연합해 구성한 '프리미엄 사업단'이었는데, 사업계획과 대출 등을 놓고 조합과 갈등을 빚어오다 지난 2017년 3월 결국 파국을 맞았습니다. 조합측이 총회를 열어 '시공자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고 9월에 열린 총회에서 현대건설을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한 겁니다.

결별 통보를 받은 '프리미엄 사업단'은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고, 무려 2,05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업단'이 제시한 근거는 이렇습니다. 현 시세로 일반분양에 나선다면 3.3㎡당 3,100만원 정도 되니까 전체 예상수익 4,100억원 가운데 절반을 받겠다는 것입니다.(시공사 계약 당시 조합과 수익의 절반을 나누기로 한 지분제가 근거가 됐습니다.)

조합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삽질을 한 번이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기초 공사조차 안 한 상태에서 일반분양 예상 수익금을 다 내놓으라는 게 말이 됩니까? 그 금액을 재판부에서 다 인정할 리 없다고 봅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재판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조합원들은 현재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2,050억원 전액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올 경우, 1인당 부담금이 1억 8천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입니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조합원은 "그 큰 금액이 청구됐다는 것만으로도 조합원들은 '패닉'입니다. 법원이 감정한 금액이니까요. 더 큰 문제는 집행부가 이같은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방배5구역의 건축심의 변경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습니다. 새로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조합이 설계를 바꿔 '경미한 변경'이라며 건축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했는데, 처음 승인을 내준 시공계획과 비교하면 너무 바뀐 부분이 많아, 서울시 입장에서는 전혀 '경미한 변경'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방배5구역은 설계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이주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구청도 브레이크를 걸고 있습니다. 서초구청은 조합측에 동절기(12~2월) 이주 촉진을 위한 강제집행을 하지 말라고 통보했습니다. 3월까지는 남아있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가지 않는 한, 이주를 독려할 수도 없습니다.

소송 일정은 더 답답합니다. '프리미엄 사업단'과의 재판을 여는 변론기일은 3월 28일입니다. 1심 판결을 시작으로 3심까지 확정되려면 언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다시 진행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미 주거지를 옮긴 주민이나 아직 이주를 하지 못한 주민이나, 하염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력 : 2019-01-30 19:38 ㅣ 수정 : 2019-01-31 15:26

SNS 공유하기

많이 본 기사

주요 시세

핫포커스

공지사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