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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 부활 신호탄을 쏘다] 2. 완전한 통합까지는 ‘험난’

김성훈 기자 입력 : 2019-02-09 09:05수정 : 2019-02-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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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되면 조선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완전한 통합까지는 난항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의 반발이나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제대로 날 지, 아직은 의문입니다.

양사의 합병 과정과 합병 후 예상되는 문제점은 뭔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한국 조선업은 조선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수출효자 업종이었잖아요? 

왜 이렇게 위기를 맞은 겁니까?

▷<박규준 / 기자>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를 호령하던 우리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빠진 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부터 입니다.

그동안 호황에 기대 과잉 설비투자와 저가 수주 경쟁을 벌였는데 세계 경기 침체로 선박 주문 물량이 뚝 끊겼습니다.

조선 ‘빅3’는 위기 타개책으로 깊은 바다 속 유전을 개발하는 ‘해양플랜트’ 건설에 뛰어들었는데, ‘저유가’라는 악재가 터졌습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로 저유가 시대로 접어들자, 채산성이 맞지 않는 심해유전 개발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들면서 국내 조선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된 거죠.

2015년 빅3 업체의 적자규모만 8조5000억 원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지금 얘기하신 것처럼 좋다고 투자 많이 했다가 나빠지니까 그대로 발목을 잡힌 거네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나아진다고 해서 글로벌 1, 2위를 합쳐 놨다가 행여 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김성훈 / 기자>
네, 조선업은 경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으로 꼽힙니다.

때문에 대우조선 인수로 초대형 조선사가 등장한 뒤, 다시 경기가 침체되면 감수해야 할 손실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죠.

반면,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를 이유로 미래를 낙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인수합병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전 세계 LNG 수출 1위 국가인 카타르가 최근 LNG선 60척을 국내 조선사에 발주할 계획을 밝힌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세계 1, 2위 조선사가 합치면서 ‘매머드급’ 1위 조선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세계 조선업계 판도, 어떻게 바뀔까요?

▷<김성훈 / 기자>
네,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조선 1, 2위사의 합병으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의 수주잔량은 3위인 일본의 이마바리조선과 3배 이상 격차를 벌릴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인수 성사 시 연구개발을 통합하고, 중복투자를 없애 초격차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은 물론, 대우조선이 강점을 지닌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박 분야의 기술력 강화로 막대한 수익성 개선도 꾀할 수 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 :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재편을 해서 기술 시너지를 더 높일 수 있다면, 경쟁국인 중국·일본과의 조선 기술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어서 (현대중공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요.]

▶<신현상 / 진행자>
그간 우리 조선업, 저가수주 경쟁 등 ‘제살깎기’ 경쟁을 벌였는데, 빅2체제가 되면 이런 문제들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겁니까?

▷<김성훈 / 기자>
네, LNG선 시장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물량 65척 가운데 56척을 국내 조선 3사가 고루 나눠 가졌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업들간에 기술력이 비슷해 경쟁이 치열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인수합병으로 과당 경쟁을 줄이고 초대형 조선사로서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승훈 /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과당경쟁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도 방지할 수 있고, 각각의 강점을 고려한 전략적인 수주를 할 수 있게 돼 수익성 개선과 장기적인 계획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정확히는 아직 합병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독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박 기자,  왜 이런 말이 나오는 건가요?

▷<박규준 / 기자>
기업결합 심사는 쉽게 말해, 두 기업 간 인수합병에 따른, 과도한 시장지배력이 경쟁을 제한하느냐 이걸 따지는 건데요.

고부가가치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만 보면요,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이 71척이었는데, 현대중공업 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43척을 수주했거든요.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60%가 넘습니다.

다만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라도 효율성 증대 효과가 더 크거나 회생 불가능한 회사와 합치는 경우 기업결합을 인정해줍니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하나의 회사로 합치는 게 아니라, 조선통합법인 아래 병렬의 회사로 존재하는 만큼 시장경쟁을 해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국내 기업간 인수합병인데 왜 유럽이나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쟁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하나요?

▷<박규준 / 기자>
국내 기업간 합병이라고 해도 해외 거래에서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거두고 있다면 외국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도 받아야 합니다.

기업결합심사제도는 미국, EU, 중국, 등 70여 개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합병회사의 전 세계 합산 매출액이 100억 위안을 넘거나, 각 회사의 중국 내 매출액이 4억 위안을 넘으면 기업결합 심사 대상입니다.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인수합병이 무산이 되는데요,

현재로선 우리의 최대 경쟁국가인 중국 당국이 자국 산업보호를 이유로 부정적인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리고 양사가 합병하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노조가 합병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요?

▷<김성훈 / 기자>
네, 인수 합병 소식에 두 조선사 노조는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해양플랜트, 특수선, LNG선 등 사업 분야가 겹치기 때문에 추가 인력 감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수를 당하는 대우조선 노조는 중복 업무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우선 대상이 될 것이란 불안감이 큽니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최근 일감 부족으로 희망퇴직과 장기간 휴직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추가 감원과 근로조건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쓰러져 가는 산업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은데요.

노조의 이런 주장,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성훈 / 기자>
네, 이동걸 회장은 인수합병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매각이 이뤄져도 조선지주 아래 양사가 동등한 형태로 편입되는 구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수주잔량도 많아서 지금은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고 고용을 유지해야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 노조들의 우려처럼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노조도 무조건 구조조정을 반대할 수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태기 /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 현대중공업이랑 대우조선이랑 중복되는 것도 있을 것이고 사업성 부분도 다시 따져야 될 것이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데요. 대우조선의 주인은 누구예요? 국민 아니에요? 제가 볼 때는 공적자금이 들어간 곳은요, 당연히 그만큼 책임이 커지는 겁니다. 노조 쪽에도 책임이 있는 거죠.]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9-02-09 09:05 ㅣ 수정 : 2019-02-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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