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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왜 카드사에 등을 돌렸나?] 2. 카드수수료 갈등…예고된 참사?

손석우 기자 입력 : 2019-03-16 09:26수정 : 2019-03-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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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현대차 발 카드수수료 인상 갈등은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대차에 이어 백화점 같은 대형가맹점들도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혜택을 많이 받는 초대형가맹점들은 많이 내고 소상공인 부담은 덜어주자는 원래 목적도 퇴색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수수료 갈등을 부른 카드수수료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앞서도 잠시 지적했지만 지난해 말 정부가 소상공인, 특히 편의점주 부담을 덜어주려고 카드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는데요.

손 기자, 당시 개편으로 수수료가 어떻게 달라졌나요?

▷<손석우 / 기자>
이전에 당국이 주도한 카드수수료 인하 대상은 연매출 5억 원 이하인 영세 상인에게 초점이 맞춰 있었다면요.

지난해 11월 확정한 개편안은 연매출 5억~30억 원 이하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편의점은 5억에서 10억 사이 구간에 많이 속해 있죠.

우대가맹점 혜택을 5~30억 원 가맹점으로 확대 적용해 평균 0.6% 포인트의 인하폭을 적용하면서 수수료율을 2%에서 1%대로 낮췄습니다.

이 우대 수수료로 해당 가맹점들은 연평균 수수료율이 150만원~400만원 상당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당국이 수수료율 역진성 해소와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걸고 초대형 가맹점들을 겨냥해 칼을 꺼내들었다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초대형 가맹점들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왜요?

▷<손석우 / 기자>
현행 구조는 매출이 적은 즉 소규모 가맹점에 부과되는 수수료율은 높고, 매출이 큰 초대형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역진 구조를 띠고 있는데 이걸 바꾸겠다는 겁니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각종 부가서비스와 마케팅 혜택도 수수료율이 낮은 대형가맹점에 쏠려왔는데 이 역시 사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혜택을 많이 가져가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올려 비용을 지불하게끔 구조를 변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최종구 / 금융위원장 : 이번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을 계기로 앞으로 카드사들이 과도한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변화된 금융환경에 맞게 경쟁력을 갖춰 갈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매출 단위별로 적격비용 즉 원가에 적용되는 마케팅비용 상한을 조정해서 매출이 많을수록 수수료율이 높아지도록 하고, 적정 적격비용이 적용되고 있는지를 점검해 오는 2분기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하지만 강제성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번 현대차와의 협상처럼 사실상 개별협상에 따라 좌우되는 것 아닙니까?

▷<손석우 / 기자>
말씀하신대로 강제성이 있다고 보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카드사마다 그리고 가맹점들마다 원가와 결제 환경, 세부 조건이 달라 일률적인 적격비용 산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입니다.

여신전문금융법 18조에는 대형가맹점이 지배력을 악용해 적격비용 미만으로 수수료율을 강제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적용돼 처벌을 받은 사례가 없습니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카드업계는 이에 대한 처벌 강화와 차등 수수료제, 수수료 하한선 도입 같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당장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경영 악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문제없다지만 카드업계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며 억울해 하고 있는데요.

왜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겁니까?

▷<손석우 / 기자>
금융당국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2017년 카드회원들이 낸 연회비는 8000억 원 정도인데요.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무이자 할부나 포인트 제공 같은 혜택은 이보다 7배가량 많은 5조 8천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비용을 줄이면 중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내려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마케팅 혜택을 많이 받는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올리면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마케팅 비용 6조 724억원 중 광고비 2천억원을 뺀 나머지는 소비자들에게 주는 혜택인데 이걸 줄이면 당장 회원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저만해도 신용카드 부가 서비스 중에 마일리지 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데요.

이번 수수료율 개편에서 카드 이용자 입장은 배려를 안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고요?

▷<윤지혜 / 기자>
네, 금융당국은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웠지만 카드사들이 부가 서비스를 줄이지 않으려면 연회비 인상이 불가피 한데요.

연회비 인상을 반기는 고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신용카드 이용 고객들의 얘길 들어보시죠.

[30대 직장인 : 오히려 혜택이 줄어들어서 조금 당혹스러운 감이 없지 않고요. 너무 소비자들 생각을 안 해주는 것 같아요.]

[40대 직장인 : 이제 그런 혜택을 이용하려고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 했는데 일단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할 것 같고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게 될 것 같기도 해요.]

결국 카드사들은 부가 서비스 혜택이 줄면 고객들이 카드 결제 자체를 외면해 회원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래서 카드 노조가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개편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죠?

▷<윤지혜 /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노조는 금융위의 카드 수수료율 개편이 카드업계의 위기를 심화시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대형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고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현대차 같은 초대형가맹점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수수료를 올리려고 했지만요.

현대차 반발로 역진 현상도 개선하지 못했고 결국 카드 업계의 경영 악화만 불렀다는 겁니다.
 
[김현정 /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 재벌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현대자동차가 카드사들에 대한 계약해지를 무기로 삼으면서 지금의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총파업을 비롯한 모든 가용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이번 대형 카드사와 현대차와의 협상 결과는 이동통신사나 대형할인점으로 불똥이 튀고 있는데요.

윤 기자, 이들도 현대차의 사례를 들면서 카드사가 원하는 만큼의 수수료를 못주겠다고 버티지 않을까요?

▷<윤지혜 / 기자>
대형마트의 평균 카드 수수료율은 1.94%로 현대차 등과 비교해서 높습니다.

지난해 이마트는 할인점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20.9% 감소했고, 롯데마트도 25.5%나 줄었는데요.

대형할인점들은 자신들도 경영이 악화된 상황인데, 왜 현대차 요구만 들어 주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형할인점 관계자 :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너무 많이 요구하는데 그대로 수용하기 곤란하다.]

이동통신사들도 카드사의 인상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아울러 대형할인점들이 현대차보다 수수료 인상에 따른 파장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윤지혜 / 기자>
앞서 자동차업계의 경우 캐피탈 결제 비중이 크고 신용카드 사용이 적었지만 대형마트는 상황이 다릅니다.

국내에 있는 대형 마트 3사에 따르면 카드 구매 비중이 80~90%, 현금 구매 비중은 7% 안팎인데요.

비공식적인 수치로 카드 구매 비중이 90%가 넘는 곳도 있어서 수수료 인상 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 결제 비중이 낮은 곳은 (수수료율)깎아주고  비중이 높은 곳은 올리는 건  시장 논리에 역행한다.”

업계는 대량으로 제품을 구입하면 할인율이 높아지는 것처럼 카드 결제 비중이 높은 업체에게 오히려 유리한 조건을 줘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래서 카드수수료 인상 갈등은 예견된 참사였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많아요?

▷<손석우 / 기자>
결제 수수료율 즉 가격에 대한 적정성 판단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면서, 현대차-카드사간 갈등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당국은 중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강제로 낮추면서 카드사들에게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초대형가맹점들의 수수료율 인상을 사실상 요구했죠.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결국 카드사들의 팔만 비튼 꼴이 됐습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를 어디서든 메우려고 할텐데, 결국 카드사들보다 을의 위치에 있는 하부 사업자들 즉 밴사나 PG사들에게 그 비용 전가를 할 것이란 우려입니다.

그럼 그 생태계 안에 있는 사업자들이 연쇄 타격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득과 실을 따졌을 때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영일 / 시사평론가 : 과거처럼 관치적인 행태로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을 급격하게 펼 때는 다른 2차, 3차 파장들을 사전에 충분히, 또 깊이, 검토하고 반영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9-03-16 09:26 ㅣ 수정 : 2019-03-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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