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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았던’ 주총, 현장 가보니] 1. 전운 감돌았던 현대차, ‘한숨 돌렸다’

최나리 기자 입력 : 2019-03-23 09:04수정 : 2019-03-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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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재계 2위 현대차는 해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과의 대결로 긴장감이 높았는데요.

표 대결 결과, 엘리엇이 패배했습니다.

이번 주총 결과와 의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최나리 기자, 먼저 미국 사모펀드인 엘리엇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을 여러 번 괴롭혔죠?

▷[최나리 / 기자]

그렇습니다. 엘리엇은 대표적인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국내 기업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고, 2016년에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투자보다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단기 주주 가치를 높이는 투자전략을 구사합니다.

명분은 기업가치 제고지만요.

사실상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이슈가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흔들고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 차익을 낸 뒤 빠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해당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큽니다.

그래서 기업사냥꾼이란 별명이 붙고 전 세계 기업이 이들의 먹잇감의 대상이죠.

▶[신현상 / 진행자]

지적한 대로 명분은 주주 가치를 높인다고 하지만 결국은 자기들 잇속 차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엘리엇이 작년에도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 계획에 대해 어깃장을 놓은 적이 있죠?

▷[최나리 / 기자]

지난해 3월이었죠.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쪼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적극 추진했는데요.

이때 엘리엇이 현대차와 모비스·기아차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타나 지배구조개편에 대해 오너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이라며 반대했습니다.

우선 주주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또 가치 저평가에 대한 대책 부족과 경영구조 개선 방안도 없다며 반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엘리엇의 주장에 힘이 실렸고 결국, 지배구조 개편은 중단됐죠.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엘리엇은 이번 주총에 앞서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고배당을 요구했는데요.

이런 요구에 현대차와 모비스가 상당히 긴장을 했어요?

▷[최나리 / 기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45% 안팎입니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이 결정적인데요.

고배당 요구가 주주들 입장에선 반길 일이고 엘리엇의 입김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작용할까 봐 현대가 바짝 긴장했었는데요.

사실상 터무니없는 주장이었던 것이 엘리엇의 고배당 요구안대로라면 현대차와 모비스가 (현대차 5조 8000억 원, 현대모비스 2조 5000억 원 등) 총 8조 3000억 원을 지급해야 되는데 양사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3조 5300억 원대에 불과했습니다.

아마도 단기 수익 전략을 구사하는 엘리엇이 현대차의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면서 장기간 손실을 보자 이런 요구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런데 주총 전에 고배당 요구를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왜 그랬을까요?

▷[최나리 / 기자]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사외이사 선임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엘리엇의 고배당 요구에 국민연금과 IS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줄줄이 반대 의견을 냈는데요.

고배당이 무리하다는 지적과 함께 오히려 정상적인 기업 경영을 해치는 엘리엇 등 헤지펀드에 대한 불만이 생겨나자 한발 물러선 셈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러니까 고배당 요구는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앉히기 위한 연막작전이었다.. 이렇게 해석해야 하나요?

▷[최나리 /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기업 이사진에 자신들을 대변할 인사부터 올리고 이사회에서 차차 자신들의 요구를 제기하겠다는, 다시 말해 이사회의 영향력 확대 전략이었던 겁니다.

우선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는 총 3명입니다.

현대차는 윤치원, 유진오, 이상승을 추천했고 엘리엇은 존류, 로버트 맥귄, 마거릿 빌슨을 추천했습니다.

이에 대해 글래스루이스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대다수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가 현대차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유일하게 ISS만은 엘리엇 추천 인사를 찬성하고 현대차 추천 인사에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이 된 인물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판매 기업, 볼라드파워시스템즈의 로버트 맥귄  회장인데요.

현대차 그룹과 대다수 자문사들은 수소 연료 시대에 기술력과 관련, 잠재적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경쟁사의 임원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고요.

엘리엇 등은 볼라드파워시스템즈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라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에 대해선 어떻게 요구를 했습니까?

▷[최나리 / 기자]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추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요.

엘리엇은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최고기술경영자인 로버트 알렌 크루즈의 선임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ISS는 역시 엘리엇의 손을 들어주는 등 일부 자문사간 차이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의결권 자문자는 물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는 엘리엇의 제안에 찬성할 경우 이해 상충,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주총에서 사외이사와 배당요구에 대한 결론은요?

▷[최나리 / 기자]

현대자동차가 엘리엇에 완승을 거뒀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입니다.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은 서면표결에서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의 안대로 통과됐습니다.

엘리엇은 사외이사를 1명이라도 배출한다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할 계획으로 공을 들였는데요.

결과적으로는 찬성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모비스도 비슷합니다.

아울러 양사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반대 없이 승인됐고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이 선임됐습니다.

앞으로 현대차는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게 됩니다.

배당 요구안은 이변 없이  보통주 기준 3,000원으로 제시한 현대차 안이 이번 주총에서 찬성률 86%로 승인됐습니다.

모비스 역시 이사회 제안인 보통주 1주당 4000원이 찬성률 69%로 결정됐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알겠습니다.

현대차의 안건대로 주총이 마무리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봐야겠어요?

▷[최나리 / 기자]

이번 주총은 곧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시험대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총 결과가 곧 정 수석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영 방향에 불필요한 요소들이 사라짐으로써 이달 안에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을 비롯해 신산업 재편이 탄력을 받게 됩니다.

지난해 말 현대차는 약 250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시가총액을 4조 원가량 증가시키는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고요.

최근 현대오토에버 상장이 성공적으로 점쳐지고 있는 만큼 자금을 확보하면 곧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항구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현대차는 계획대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입니다. 최근 정부에서도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원만한 진행도 예상됩니다. 지배구조 개선이 된다면 사업 재편도 일부 일어날 것이고 또 신규 추진했던 사업들, 기업들의 상장도 이뤄지면 자금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신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현대차는 무리 없이 진행을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에 놓이게 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입력 : 2019-03-23 09:04 ㅣ 수정 : 2019-03-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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